시스템반도체 키울 벤처 육성해야…
시스템반도체 키울 벤처 육성해야…
  • 강영호 기자
  • 승인 2020.09.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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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강영호 기자] 일본이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초기 어려움을 겪었으나 정부가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 TF구성, 긴급 추경예산 투입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관련 인프라 조성, 투자유치 다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물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는 산업을 이루는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등 소재의 개발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 광전자, 에너지, 토목, 나노, 반도체 등 융합과의 연결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에서 이종 기술 간 융·복합을 통한 첨단 기술 개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실 그간 반도체 산업은 이미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 하에 국가 주도 연구개발 과제가 전무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선언 이후 올해만 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 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성장동력 사업 등 국책 과제를 통해 AI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활성화를 위한 투자가 시작됐다.

반도체 산업계에서는 매우 좋은 반응이다. 한국과 반도체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의 국가 차원의 막대한 지원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사고의 전환을 일으킨 출발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공학회 정덕균 회장(사진)은 이러한 재정지원과 더불어 반도체 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높지 않다. 특히나 반도체 산업의 특성 상 벤처기업이 성장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벤처기업에는 창의적인 기술이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해서 사장시킬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좋은 자산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미국에서는 벤처기업에 재정적인 지원보다는 기업 간 합병을 통해 원활한 기술과 인적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통해 벤처기업을 통한 반도체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시장의 4분의 1 규모로 한계가 존재한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즉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핵심인 산업이므로 국내에서도 이를 성장시킬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팹리스(Fabless)라는 설계 전문 기업과 파운드리(Foundry)라는 칩 제조 전문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통적인 강자인 인텔과 삼성이 반도체 칩 제작의 모든 과정을 갖추고 있는 반면 팹리스 기업은 설계 분야에 치중하고 파운드리 기업은 제작에만 치중해 분업하면서 기술의 극대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파운드리 산업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만의 TSMC와 팹리스 선두주자인 AI반도체 전문 NVIDIA의 활약이 눈부시다. 비록 현재 매출은 적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 가치 면에서 이 두 기업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국내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파운드리 산업의 기술 개발과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과 더불어 팹리스 즉, 설계 중심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협업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며 “정부 차원의 생태계 구축 마련과 차세대 고도의 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마련한다면 국내 반도체 산업이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공학회는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특히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분야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에 관한 반도체 연구인력들의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반도체 산업은 품목별 수출 순위 1위로 우리나라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반도체공학회를 중심으로 전문인들의 상호협력, 교류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꾸준히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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