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궤도·토목 분야 AI 적용, 효율성·생산성 증대 가져올까?
철도 궤도·토목 분야 AI 적용, 효율성·생산성 증대 가져올까?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4.04.2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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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철도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철도 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자유로운 수소 열차부터 무선통신 LTE-R 등의 첨단기술, 그리고 역사 건축까지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전통의 철도 궤도와 토목 분야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철도 기술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제 철도 산업은 단순한 철도가 아닌, 국민의 안전과 생활의 편의를 위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하루가 다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공학저널>은 한국철도학회 궤도토목분과위원회 이수형 위원장(사진)을 만나 철도 궤도, 토목 기술의 현재를 돌아보고, 기술의 발전 현황과 전망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INTERVIEW. 한국철도학회 궤도토목분과위원회 이수형 위원장(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현재 철도 궤도, 그리고 철도 토목 분야의 현안은.

콘크리트 궤도는 기존의 자갈 도상 궤도에 비해 내구성이 높은 만큼 초기 건설비용이 많이 들지만,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돼 생애주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공이 잘못돼 궤도의 변형이 발생하면 오히려 더 큰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현재까지 10년 이상 운용된 콘크리트 궤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궤도 침하 등의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새롭게 시공되고 있는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철도 궤도·토목 분야 대표적인 R&D 성과가 있다면.

궤도 노반 분야에서는 주로 노반의 침하 문제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철도 노반은 아무리 잘 시공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침하가 불가피하며 일반적으로 성토체 높이의 2%~5%의 장기적인 침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현장 여건에 따라 사용 가능한 재료와 다짐 방법 등이 제한적이므로 때에 따라 콘크리트 궤도가 요구하는 침하 기준을 넘는 과도한 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공된 성토 노반을 급속하게 안정 처리해 침하를 억제할 수 있는 공법을 국토교통부 R&D를 통해 개발했습니다.

침하 원인에 따라 세립분이 많이 함유된 노반은 침투주입을 통해 보강하고, 암석 재료 성토로 공극이 많은 하부노반은 시멘트 재료를 주입해 보강하는 공법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전라선에 시험 시공해 성공적으로 침하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을 검증했습니다.

또한, 지난 3년간은 이러한 침하 문제를 시공단계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유용토를 안정 처리해 성토재료로 사용하는 공법을 개발해 실대형 시험을 통해 현장 시공성을 검증하는 단계까지 완료한 상태입니다. 해당 공법이 현장 검증 등을 통해 실용화된다면 유용토를 사용해 침하 문제없이 더 경제적으로 철도 노반을 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철도 궤도·토목 분야 기술의 발전을 위해 정책적, 혹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점이 있다면.

이전에 유럽의 철도 관련 전문가로부터 현재 운행하고 있는 자가용은 경제적인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도로, 주차장, 신호설비 등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도로 인프라에 적은 수의 인원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절대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철도는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공공 인프라로 간주해 도로와는 다른 방법으로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통해 현재 타당성 문제로 지체되고 있는 사업들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보다 촘촘한 철도망의 확대를 통해 철도 관련 수요가 증대되고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가 확립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철도가 모두를 위한 공공시설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공사에 따른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면 현재 공사 관련 민원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철도시설을 빠르게 확충해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철도 궤도·토목 분야 기술은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는지.

현재는 철도 궤도와 토목 분야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철도 설계 분야에 BIM이 적용되고 있으며 시공 분야까지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디지털 트윈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체계화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 AI 기술의 적용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들이 철도, 특히 궤도·토목의 시공·유지관리 분야에 획기적인 효율성·생산성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여부입니다. 현재 시도되고 있는 여러 연구개발·시험적용을 통해 조만간에 이에 대한 평가결과가 도출될 것이며 앞으로 관련 기술의 발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철도 분야의 발전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최근 국가연구개발 사업에서는 사업단 규모의 대규모 연구개발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연구에는 유효한 핵심기술도 포함돼 있지만 구색을 갖추기 위한 불필요한 연구도 다수 포함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까지 철도 관련 R&D를 진행하면서 꼭 필요하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유지보수와 관련해서는 자갈 도상 궤도를 콘크리트 궤도화 해 관련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의 개발이 절실한 상태입니다. 이를 위해 전체 자갈 도상 구간이 아닌 유지보수가 빈번히 발생하는 개소에 대해서만 고성능 재료를 주입해 급속하게 콘크리트 슬래브화함으로써 경제적이고 합리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철도학회 궤도토목분과위원회에서는 이미 언급된 궤도뿐만 아니라 교량, 터널, 공동구 등의 노후화 되는 철도시설에 대해서 유지보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한 의견 교환의 장을 가능한 한 많이 마련하고 이를 상위 기관이나 정부에 전달함으로써 해당 문제에 국가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고 계획 중입니다.

한국철도학회 궤도토목위원회의 올해 주요 계획은 무엇인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은 다른 관련 학회와 공동으로 세미나, 포럼 등을 가능한 한 많이 개최해 우리나라 철도 궤도 토목 분야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논의할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지난 2월 한국방재학회와 공동으로 철도 교량 방재와 방음벽 기준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10월에는 2016년부터 새롭게 시행될 국토교통부의 철도시설 유지관리 기본계획 재개정과 관련된 포럼을 전기, 신호, 기계 관련 위원회와 공동으로 주최할 예정에 있습니다.

또한, 10월 대한토목학회 컨벤션에서 철도 궤도토목 분야의 국내 현안을 토론하는 세션을 개최함으로써 전문학회의 의견이 국가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5월에는 궤도토목분과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견학이 예정돼 있으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TBM 적용 현장을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와 공동으로 견학함으로써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철도 지하화와 관련된 의견 교류의 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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