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철학 담은 ‘리콘디션’ 노후 건설장비 안전성 확보한다
ESG 철학 담은 ‘리콘디션’ 노후 건설장비 안전성 확보한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4.04.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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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현재 10년 이상 된 건설기계·장비는 약 20만 대에 이를 정도로 노후화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건설기계·장비의 특성상 수억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기 때문에 새로 구매하기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10년 이상된 노후장비를 리모델링(오버홀)해 안전성과 수명을 늘리고, 성능을 되돌리는 ‘리콘디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현장 내 불도저, 굴착기,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장비 사고가 매년 증가해 연평균 약 339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사상자도 또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건설기계·장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후화 또는 결함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에서 운용되고 있는 27종의 건설 기계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굴착기, 지게차,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 등 5~6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본이나 유럽에서 수입해온 기종으로 노후 장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후화된 고가의 장비들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27일부터는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 책임자 등에 형사처벌의 책임을 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이하의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며 건설사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증가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전성과 성능은 물론 영세한 건설장비업자들과 수리부품업계까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리콘디션’이 건설업계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자 중대재해처벌법의 실질적인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리콘디션은 생산 후 5~10년 이상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건설 건설기계·장비를 수리공장에 입고해 분해 후 부품과 모듈에 대해 안전검사, 비파괴 검사를 실시·검증하고 재조립하는 일련의 공정을 의미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장비관리 리콘디션협회는 노후장비의 수명 연장을 위해 리콘디션 작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가인증 안전검사기관과 국가인증·수리기관에서 공인 기술자 자격을 갖춘 기계구조기술사, 안전기술사 등 실무경력 10년 이상의 기술사들이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완벽한 리콘디션을 위해 문제가 있는 부품은 수리하고 수리 불가인 부품은 교체하며, 구할 수 없는 부품은 직접 제작해 교체할 수 있도록 해, 단종에 대한 걱정 없이 수리가 완료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한국장비관리 리콘디션협회 배진우 사무총장(사진)은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과 개도국에서는 건설기계의 연식 제한이 없고 ‘경제적 수명’만이 있다”며 “‘경제적 수명’은 장비를 유지하면서 얻는 이익보다 수리 관리비가 더 많게 되면 자연스레 처분하게 되는 경제적 논리에 의한 수명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리콘디션을 반드시 해야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5년에 발간된 미국 HAAG의 보고서에 따르면 잘 검사되고 관리된 건설기계의 수명은 무기한이고, 연식 제한을 시행하는 싱가포르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없는 조치라고 일갈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연식 제한은 무슨 근거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고가의 건설기계를 10년이 지났다고 고철값으로 팔거나 폐차하는 것은 막대한 에너지의 낭비일 뿐 아니라 튼튼한 장비를 폐차하고 염가형 수입장비를 사서 사고를 유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친환경’과 ‘자원 재활용’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반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장비관리 리콘디션협회는 리콘디션 후 점진적으로 현장에 적용 중인 ‘건설 기계 사고방지 시스템(CAPS)’을 통해 사후 관리와 이력 관리도 진행하고 있어, 안전성을 더욱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추적관리를 목표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는 지속 가능한 장비관리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노후장비의 수리 과정에서 스마트센서를 부착해 건설현장의 스마트화를 앞당기고, 관제시스템을 공급함으로써 더욱 안전한 장비를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협회는 건설현장의 장비로 인한 사고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장건설기계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는 본사에 장비팀 또는 장비기술지원팀이 있어 현장에 안전한 장비의 반입과 운용을 도모하지만, 대부분의 중소형건설사는 장비전문의 안전팀은 없다시피 하며, 대형건설사조차도 건설기계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협회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각 건설현장에 ‘장비안전전문가’를 파견해 현장감독, 현장교욱, 사고사례전파 등으로 장비의 사고원인을 줄이고 IT 기기의 보급과 활용법(CAPS)을 전파하고 있다.

배 사무총장은 “노후화된 건설 기계·장비의 리콘디션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특히,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국가와 기업의 성패를 가를 ESG의 철학까지도 담고 있다”며 “협회는 국가 주도의 기술과제 수행을 비롯해 연구 개발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건설 현장 정착 그리고 ESG 확립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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