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기술로, 지하도로 최적 피난 방안 제시한다
시뮬레이션 기술로, 지하도로 최적 피난 방안 제시한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4.03.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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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win/Road와 EXODUS 연동
UC-win/Road와 EXODUS 연동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산업 발달로 물류가 증대되고 소득이 증가해 여가가 늘어남에 따라, 도로 수요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시의 성장으로 인해 신규 도로 개설에 할당할 유휴부지가 없고, 기존 도로 주변의 많은 건물과 도로시설물들로 인해 수평적인 도로 확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간의 수직적인 확장 방법으로써 지하공간의 활용이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토지용도별로 지하 개발이 가능한 깊이인 한계심도가 정해져 있고, 깊이에 따라 토지보상비도 달라진다. 16층 이상 고층 시가지는 지하 40m로 규정하고 있다 보니, 도심을 관통하는 대심도 지하도로는 이것보다 깊은 지하구간에 계획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하도로에서 유고상황 발생 시 위험지점까지의 접근이 지상에 비해 시간이 더 소요되고, 밀폐된 공간이라는 구조적 한계점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지하도로에서 도로 방재가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도로 방재에는 자연 재해를 대비한 예방적 설계와 조치, 긴급수송로 설정 등 여러 세부사항들이 있지만, 지하도로에 적용해 고려해보면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특히, 여러 위험상황 중에서도 인명 피해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은 화재와 침수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개정된 ‘도시지역 지하도로 설계지침’에서도 수해·화재 대비한 방재시설 설치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 있었다. 방재시설로 위험에 대처가 되더라도, 1차적으로 지하도로 이용자들은 위험상황 발생 시 위험지점에서 최대한 빠르게 안전한 지점으로 이동해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이 도보로 대피하는 것에 대해서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해 대피시간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각종 대피시설 설치나 피난연락통로의 간격 등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도로 방재 분야에서 시뮬레이션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 가운데, 최근 다양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도입해 지하도로의 최적 안전대책을 제안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포럼에이트코리아다.

포럼에이트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EXODUS는 피난 분석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써, 영국 그리니치대학의 화재안전공학그룹(FSEG)에서 1986년 개발됐다.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화재, 사람과 구조물의 상호 작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으며, 사람의 피난행동을 확률기반으로 구현해 피난상황에서 사람들의 피난시간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SMARTFIRE는 화재·연기 해석 소프트웨어로써, 화재 발생 시 연기의 확산속도와 연기의 종류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통계를 보면, 화재에 의한 열상보다는 연기에 의한 사망이 대부분이며, 특히, 밀폐된 지하도로 공간에서는 연기가 흩어지지 않고 확산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난시간과 연기의 확산을 연동해 분석할 수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가상현실 솔루션 UC-win/Road와 연동하면 시각화하는 부분도 가능하다.

포럼에이트코리아 김도훈 대표이사(사진)는 “터널에서 피난시 반대편 터널이나 중간 터널로 대피하기 위해 피난연결통로가 설치되고,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서는 250m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심도 지하도로에서는 진입·진출부의 도로의 경사가 있고 고령자가 많아짐에 따라 젊은 사람에 비해 피난 속도가 늦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피난에 충분하지 않은 간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피난연결통로의 간격을 너무 짧게 하면 구조적 안전 문제가 발생하거나 시공비용이 상승하게 된다”며 “포럼에이트코리아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기확산과 피난시간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각 구간별 최적화된 간격을 찾아내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서부간선지하도로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구간이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구간은 TBM 공법을 적용한 하저터널로, 쉴드가 지나가며 굴착하면 원통형으로 공간이 생기게 되고, 도로는 중간아래쪽에 위치하게 되고, 하부공간을 피난이나 비상통로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위험상황 시 도로에서 하부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피난 슬라이드장치가 국내 최초로 적용됐으며, 미끄럼틀과 비슷한 형태로서 많은 인원이 빠르고 신속하게 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EXODUS 시뮬레이션 화면과 SMARTFIRE 연기 해석
EXODUS 시뮬레이션 화면과 SMARTFIRE 연기 해석

이처럼 포럼에이트코리아는 도로 설계 시 도로 선형 안전성 평가를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실험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안전 관련 시뮬레이션을 적용할 업무분야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피난분석 소프트웨어는 보유하고 있었지만, 다양한 분야의 적용에 대한 많은 고민이 이어지던 중 안전을 설계에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건설사를 만나게 되며, 피난 슬라이드 장치를 도입하는데 피난시간분석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도로·교통 전문가분들이 도로 방재를 잘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지만, 전기차 화재 시 최적 소화방법이나 연기 확산 방지나 지연 등 소방이나 화재 관련 최신기법을 탐구하기 위해 화재 소방 전문가분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한국도로학회와 소방·화재·터널 관련 학회들과 연계한 세미나를 개최해 소통의 장을 만드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업무 외에도 안전 관련한 시뮬레이션 분야와 업무도 지속적으로 도출하고 제안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들이 ‘시뮬레이션 기술로 안전한 사회에 도움이 되자’라는 포럼에이트코리아의 비전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길이기에 이를 목표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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