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AI 영상 기술로 진화하다
로봇, AI 영상 기술로 진화하다
  • 강영호 기자
  • 승인 2020.04.2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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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강영호 기자] 로봇이 AI를 만나 똑똑해졌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AI를 이루는 데이터 분야는 매우 다양하며, 그 중에서도 로봇과 컴퓨터영상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로 손꼽힌다.

기존 로봇의 힘의 차이는 사람이 정해준 프로그래밍에 의존했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머신러닝을 탑재한 최신 로봇은 카메라와 컴퓨터를 활용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 역시 이를 위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연구해 오던 로봇 분야와 영상미디어 분야의 연구진을 모아 하나의 연구소 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난 2015년 로봇·미디어연구소를 출범했다.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최종석 소장(사진)은 과거 로봇의 다중센서를 활용해 사람의 위치와 행동, 신원 정보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술 개발로 이목을 끌었다.

실제 환경에서 로봇이 최대 30명의 신원과 행위와 위치정보를 인식하는 ‘다중센터융합기반 휴먼인식’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로봇은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가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을 알아낸다. 얼굴 검출률은 97%, 인식 정확도는 99%에 달한다.

여기에 AI 핵심기술인 딥러닝을 접목해 영상과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로봇이 스스로 학습·융합할 수 있어 행동 인식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서 나아가 최 소장은 로봇 인식 기술의 다양한 응용분야로의 확장 경험을 축적해왔다. 로봇이 사람과의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발화자의 방향을 찾아내는 기술을 CCTV에 적용해 사람의 비명소리 방향을 찾아내는 ‘지능형 CCTV’ 관련 기술 개발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기술은 일반 CCTV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어두운 지역이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날씨에도 촬영할 곳을 정확히 파악해 빠른 초동조치를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리는 음원방향 검지기술을 적용한 보안카메라를 개발한 것이다.

이 CCTV는 설치된 지역에서 비명이나 폭발음이 나면 이를 감지하고, 이 방향으로 촬영해 원격상황실에서 해당 지역을 볼 수 있게 한다.

최 소장은 센서 융합 기반 사용자 인식에 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서울에 있는 로봇 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1달여 동안 첨단 기술에 대한 방과 후 교육을 진행함과 동시에 실제 환경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 습득을 통해, 다수의 사용자에 대한 위치/신원/행동 인식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결과, 2017년 ‘이달의 산업기술상’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소장은 “로봇은 자동차 산업과 같이 시스템 기술이기 때문에, 핵심 요소 기술들을 모아 하나의 시스템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의 시스템이 차기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밑바탕이 되어 지속적인 진보와 향상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연구소에서 개발되는 로봇들이 그 로봇을 직접 개발한 개발자가 아니면 재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기술개발의 연속성에 취약하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최 소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핵심원천 기술개발 뿐 아니라 플랫폼 기술, 모듈화 기술 개발을 재조명해 기술의 재사용성, 확장성, 비전문가 활용의 용이성을 확보하고 로봇 기술이 좀 더 빠르고 친근감 있게 국민과 사회에 다가갈 수 있도록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응용 분야로 볼 때 사람이 하기 어려운 전문 분야에 특화된 전문서비스 로봇이나,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감정/노동 집약적 개인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져야, 비로소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 로봇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확장이 가능하려면 로봇 기술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모든 면에서 모듈화가 되고 플랫폼화가 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인터페이스의 표준화 및 개방화의 실질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외 점차 높아지는 기대와 관심 속에 로봇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 최 소장은 인공지능이나 로봇 관련 산·학·연 전문가 뿐 아니라 심리, 문화,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세심한 지식 공유와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보다 개방적인 정책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 소장은 “로봇과 같이 첨단 융합 기술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논문 위주의 실적보다는 창의적 도전을 허용하고 그 결과가 실질적 기술 공유 및 구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사회적으로는, 공상 과학영화 등으로 익숙해진 만능 로봇을 향한 지나친 기대보다는, 인간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함을 이해하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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