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소 운영의 핵심 ‘제어시스템’, 국내 기술로 해외 시장 진출
수력발전소 운영의 핵심 ‘제어시스템’, 국내 기술로 해외 시장 진출
  • 박인교 기자
  • 승인 2024.02.06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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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박인교 기자] 우리나라 수력, 양수발전소는 과거 1970, 1980년대 발전량 증대에 주안점을 둬 설계, 건설됐지만 현재 대부분의 발전소 제어 감시 시스템은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노후화는 현대화를 통해 안전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키고 운전원들에게 신속한 정보 제공과 각종 유지보수에 편리한 기능을 추가해 안정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발전 제어시스템은 발전소 여러 곳에 분산 설치돼 있는 각종 기계, 전자 설비들을 안전한 상태에서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local 제어기들은 각각의 제어 Logic을 가지고 있으며, Logic은 해당 기기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자동화 운전을 수행하도록 설계돼 있어 인간이 예상 가능한 모든 오동작을 방지한다.

또한, 각각의 제어기들은 자신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운전원에게 공유해 전체 발전소를 안전한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안전한 발전 제어시스템은 수력, 양수 발전소 운영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존 수력, 양수 발전의 제어시스템은 주로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수입 제품 의존도를 높이는 것으로 발전소 유지와 보수비용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산 제품의 의존에서 탈피하고 제어시스템의 국산화를 위해 ‘유연화 운전 대응 부분부하 구간 고효율 수력발전 시스템 개발’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수력발전소용 분산 제어시스템(DCS) 설비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기술 개발은 ㈜우리기술이 수행 중이다.

우리기술이 개발하고 있는 수력발전소 DCS의 타설비 통신 연계 구성도를 살펴보면, 먼저 수력발전소 제어시스템은 상위 설비인 WIOS(통합관제시스템)로부터 발전 운영 명령을 받아 발전 운전/정지를 수행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으며, 제어시스템은 상위 설비에 발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제어시스템의 주요 요소인 제어기는 수력발전소에서 설계된 Logic을 반복 수행하고 그 결과를 Data로 생성해 상부 또는 하부에 통신 연계하고, 안전한 발전소 운영을 위한 운전/정지 명령을 수행한다.

또한, I/O 모듈은 제어기와 Field BUS로 연계돼 있으며, 현장 신호를 Digital 변환해 제어기에 입력 신호를 전달하거나, 제어기에서 발생한 출력 신호(Digital Signal)를 Analog 신호로 변환해 Field Device에 출력 신호를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필드 통신 모듈의 경우에는 각종 외부 설비와 제어기 간 정보 공유를 가능하도록 통신 연계 기능을 수행한다.

다시 제어기는 시각동기서버로부터 시간 Data를 정기적으로 수신하고, 해당 시간에 제어기 시간을 반복적으로 맞추는 작업을 통해 시각동기서버의 기준 시간에 제어기 시간을 동기화하도록 처리된다. 특히, SOE(Sequence of Event) 기능을 통해 설계돼 있는 발전소 Event를 시간 기준으로 정렬할 수 있는 Data(1msec 해상도 보장)를 생성해 운전원에게 제공된다.

수력발전소 분산제어시스템의 제품 구성을 살펴보면, 수력 발전소 운전 지원용 분산 제어 시스템 제어기, 통신, 서버로 구성돼 있으며, 실시간 발전 현황 정보를 포함한 발전소 감시와 제어 신호 처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 운영 정보와 사고 분석에 필요한 Event 정보 표시와 자료 저장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분석 화면을 포함한 운전원 화면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원과 통신을 포함한 중요 장치가 이중화로 구성돼 있고, 자기 진단 기능과 HotSwap 기능뿐만 아니라 글로벌 표준 네트워크 인터페이스를 통한 타 설비 연계 통신 신호 처리 기능이 포함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1msec해상도 SOE 기능, 운전 데이터 Report 기능도 포함돼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내전자파, 내환경, 내지진 적합성 설계를 통한 설계 안정성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특장점이 되고 있다.

우리기술 서상민 부사장(사진)은 “연구과제를 통해 개발된 제어시스템은 국내 기술진들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구축하고 국산화 과제를 통한 기술 자립도 확립은 물론, 발전소 운영 비용 절감에 효과가 클 것”이라며 “또한, 발전 운전자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궁극적으로 AI 제어시스템을 설계하고 실현해 미래의 제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는 진정한 미래를 설계하고 구현해 나가는 초석을 놓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력발전은 신기후 체제에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효과가 큰 발전원으로 당시 ‘친환경 미래 에너지 발굴·육성’ 국정과제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상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대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그린뉴딜 사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30GW 규모의 성장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중·대수력발전 설비 원천기술이 미확보돼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우리기술은 기술개발을 통해 향후 노후화된 국내 수력·양수 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위한 순환형태의 성능개선 사업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을 넘어 국외시장 진출로써 한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 해당 연구과제에 참여하게 됐다.

이 배경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기술력 즉, DCS국산화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수력발전소의 두뇌와 신경망에 해당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기술 DCS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신한울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 그리고 신한울 3, 4호기에 적용돼 그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으며, 이를 수력발전소 현장 요건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해 수력 DCS를 개발했다는 것이 눈여겨 볼 점이다.

이처럼 우리기술은 H/W부터 S/W까지 자체기술로 제작한 국산 제품으로 외산기술 종속화 방지와 기술자립 추진에 바탕이 됐으며, 해당 과제를 통해 알고리즘, 로직, MMI 유저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까지 자체기술로 국산화를 실현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화천 수력 발전소 1~4호기 DCS 제어기는 모두 외산 Emerson 제품으로 설치돼 있으며, 1차 현대화 사업을 통해 4호기의 조속기(Governor) 제어기를 외산 제품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진행했다”며 “우리기술에서는 우선적으로 3호기 DCS에 대해 우리의 제품을 적용해 국산화를 목표로 과제에 참여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력DCS의 설계, 제작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 노후 수력발전소의 성능개선과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해외 수력시장 진출 시 국산화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과제 수행을 통해 중대형 수력에 확대 적용과 양수 국산화 기반기술에도 활용해 국내 수력시장의 외산제품 의존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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