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의 시작 ‘설계’ PC구조 설계 최적화필요…
OSC의 시작 ‘설계’ PC구조 설계 최적화필요…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12.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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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국내 건설산업은 현장생산방식에 초점을 맞춰 발전돼 왔으며, RC 중심의 전통적 건설생산시스템이 지속돼 왔다. 하지만, 낮은 생산성과 급격한 건설산업의 환경 변화로 인해 현장생산방식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OSC 기반 건설이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PC구조에 최적화된 설계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벽체의 길이, 높이 등의 제약조건이 없는 RC구조와 달리 PC벽체의 경우, 생산설비와 운반관련 법규에 따라 벽체 길이, 높이의 한계가 있고, 창호가 계획되는 벽체 오프닝(Openning) 크기, 오프닝간 거리 등의 제약으로 인해 RC 계획을 PC화 하는 것은 불합리한 계획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의 공동주택은 면적에 예민하기 때문에 RC구조 계획에서 PC구조로 변경하는 것이 아닌 PC구조의 가장 큰 특징인 하나의 몰드로 같은 부재를 여러 개 제작해 효율성을 높이는 건축 평면계획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벽체와 슬라브 등이 한 번에 타설돼 일체화되는 RC구조와 하부 부재위에 쌓아서 볼트 등으로 조립되는 PC구조의 구조계획은 처음부터 다르게 계획돼야 한다.

하지만, 품질문제로 인해 PC 공동주택 기술이 위축됨에 따라 PC 설계가 고도화되지 못하다 보니 RC 계획을 PC구조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RC 계획을 PC화 하는 과정에서 벽식구조의 경우 이방향 슬라브 구조로 인해 슬라브 길이의 한계(4.5M이하)가 있었고, 단위세대의 폭이 4.5M를 넘는 세대는 슬라브를 거치하기 위해 단위세대 내부를 가로지르는 벽체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위세대 평면구성의 한계가 있었다.

또한, 제작가능한 최대 벽체 길이가 있어 그에 따라 효율적으로 단위세대 크기를 조정해야 했는데 PC업체별 최대길이가 통일되지 않아 어떤 업체가 선택될지 모르는 설계단계에 단위세대 계획을 확정짓기에 어려움도 있었다.

라멘구조의 경우 외벽이 구조체가 아니기 때문에 벽식 구조가 아닌 커튼월구조 형식으로 계획한다. 하지만, 커튼월구조 형식은 벽체를 보 상단에 얹은 뒤 상단과 하단을 고정하는 형식으로 조립되기 때문에 캔틸레버 구조로 보 계획이 없던 기존 RC와는 다르게 외벽 부위에 보가 추가돼 구조계산을 다르게 진행해야 했다.

RC구조에서는 벽체가 보, 기둥의 상단으로 설치되는 반면 PC구조의 커튼월구조 형식의 경우 벽체가 보, 기둥의 바깥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전체 건물의 크기가 벽체두께만큼 크게 변경됐다. 사소한 차이 같지만 이는 인동거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물의 배치가 변경됐으며 건물 배치의 변경은 하부의 지하주차계획까지 연계돼 계획안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20년 ‘OSC연구단’이 출범해 실증사업이 추진됐으며 이 실증사업을 통해 OSC 기반 PC구조의 최적 설계 기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개발이 시작돼 PC구조 벽체 모듈과 단면 기준 개선이 이뤄졌다. 이번 실증사업에 사용되는 PC벽체, PC부재의 생산설비와 운반과 관련된 법규를 감안해 PC벽체 모듈 기준이 수립됐으며, 결로, 복도 유효폭이 감소되지 않도록 PC커튼월 벽체의 코벨이 건축마감레벨 아래로 위치되도록 단면이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실시설계도면을 작성하면서 참고자료가 없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PC구조 부분은 설계사가 아닌 시공단계에 PC전문기업이 작성한 도면으로 시공하는 것이 관례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이번 연구를 통해 PC벽체 기준에 맞는 1세대-1모듈 단위세대 평면계획, PC거푸집 효율성 향상을 위해 기준층과 최상층 층고 통일, 외벽과 슬래브 접합부 열손실 방지를 위한 외벽 내 연속된 단열시스템 적용, PC기둥과 PC커튼월벽체 이격부위 공간을 충진해 층간방화계획 개선, PC구조에 적합한 방수공법계획 개선, 코벨과 무수축몰탈을 계획해 수평 방화구획, 방화실란트를 활용한 수직 방화계획 개선 등 PC공동주택 설계에 필요한 상세계획이 마련됐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이와 같은 상세설계와 실시설계도면 작성으로 PC구조설계를 시공단계가 아닌 실시설계단계로 가져와 설계사가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 주체의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이번 실증사업에서 PC구조 설계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는 ㈜디에이건축은 설계의 뒷단에 있는 시공, 품질관리, 인프라 등도 건축설계, 구조설계 계획안과 상세설계의 고민이 없다면 연구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많은 기관과 다양한 협의 끝에 실시설계도면을 작성할 수 있었다. 또한, PC공법이 자연스럽게 건축설계와 시공 공정 안에서 진행돼야 하기에 지금까지 별도 프로세스로 진행되던 PC적용을 건축설계와 시공단계 프로세스에 다시 올려놓으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디에이건축 김현호 대표이사(사진)는 “설계단계 실증사업 수행을 통해 OSC기반 공동주택 PC구조 적용 시 제도적, 사업적 개선과 기술적 개발이 병행해 이뤄지면 PC구조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이 발현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건설공사에 대해 PC제조사의 생산과 운반 기술이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부재 규격 기준 및 적정 운반 방식 등이 설명되어있는 자료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PC제조업체에 대한 전수조사 후 생산과 운반이 가능한 적정 부재크기를 검토해 설계단계에서 활용할 표준 규격 가이드가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정립된 PC부재 기준에 따른 표준도면이 없는 상황으로, 연구한 내용 외에도 계획안의 특성에 따라 단열, 방화, 방수 등 새로운 검토사항이 발생할 것이고 이에 대한 표준 설계기준, 표준설계도서의 개발이 중요하다”며 “뿐만 아니라 설계단계와 시공단계 간 상호영향이 최소화되는 프로세스로 생산, 운반, 설치에 필요한 사전 검토사항들을 설계단계에 검토하고 시공단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참여자 간 명확한 역할 규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재 공동주택 PC적용은 실증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체계화하고 기준을 수립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향후 예정돼 있는 고층 공동주택 PC연구도 마찬가지로 PC공법이 적용된 단위세대 표준 설계도서 작성, 국내 PC 생산업체들의 몰드 생산 규격을 조사해 공통된 그리고 건축설계에 적용 가능할 표준 가이드북 작성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스마트건설얼라이언스 OSC 기술위원회 PC분과에서 내년, 표준설계도서와 가이드북 작성을 예정되고 있다. 이를 통해 PC공법이 보편적 건축설계 활용 구조공법으로 자연스럽게 적용돼 활용되길 목표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는 BIM 기반의 전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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