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터널의 ‘기계화’, ‘디지털화’ 로 안전한 시공 가능해진다
유틸리티 터널의 ‘기계화’, ‘디지털화’ 로 안전한 시공 가능해진다
  • 송강식 기자
  • 승인 2023.12.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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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송강식 기자] 유틸리티 터널은 주로, 전력, 가스, 상하수도 등 국민 생활 기반이 되는 시설들을 지하 터널화 한 것으로써 운송수단이 들어가지 않아 적정용량에 맞게끔 주로 작은 단면으로 설계, 건설되고 있다. 특히, 지중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틸리티 터널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틸리티 터널은 주로 도심지 내에서 건설되기 때문에 발파에 의한 소음, 진동에 민원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존에 건설된 다수의 라이프라인으로 인해 깊게 건설하게 돼 고수압과 토압을 받게 된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 발파식 터널보다는 기계화 시공방법이 더 적절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도로, 철도 터널 보다 앞서 기계화, 디지털화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987년 부산 광복동 전력구 터널 공사에 쉴드TBM 공법이 적용된 이래로 매년 6~10km 씩 기계식 터널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전력공사는 유틸리티 터널 분야에서 많은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R&D를 통해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에서는 터널분야를 대표하는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의 유틸리티 터널 기술위원회 소속의 위원들과 많은 연구들을 진행해 왔으며 전력구 터널 관련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5년부터 약 300억 정도를 투자해서 총 12개 과제가 진행돼 왔다. 그 중 6개 과제는 성공적으로 종료돼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나머지 6개 과제는 현재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과제를 살펴보면, 첫 번째로 다수의 전력구 터널 현장에서 TBM에 기록되는 DB를 획득하고, 실대형 TBM을 활용해 여러 실험을 거쳐 DB를 획득해 국내 지반에 적합한 소단면용 굴진율(압입깊이)를 만들고 있는 과제를 들 수 있다. 이 굴진율은 터널공사 기간, 공사비에 영향을 주는 인자로써, 2021년 이후 전력연구원에서 제시한 굴진율이 전사 확대돼 모든 전력구 터널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

두 번째는 전력구 터널에 투입되는 TBM의 설계방법과 검수방법 개발로, 현장 지반조건에 맞게 TBM의 기본 사양을 직접 전력연구원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을 통해 제시를 해주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전력공사에서 발주되는 큰 전력구 공사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국내외 다수의 설계법을 통합하고 소단면에 적합하게 TBM 장비를 설계하는 방법으로써, 장비 제작 후 제대로 장비가 제작됐는지 검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돼 활용될 예정이다.

세 번째 과제를 통해서는 유틸리티 터널의 디지털화를 위해 실시간으로 터널굴착장비에 기록되는 추력, RPM, 토크 등 Data를 수집해 굴착장비 운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건설관리시스템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굴착장비의 Data를 확인함으로써, 현재 굴진정보를 획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준공일까지 굴착하기 위한 굴착장비 운전조건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전력구 터널 현장 2군데에 적용됐고, 향후 모든 전력구 터널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네 번째로 터널 굴착장비로 굴착 후 지반과 전력구 터널 외벽을 이루는 세그먼트 사이 틈에 채워지는 뒷채움재의 채움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터널 뒷채움 평가 장비를 개발하는 과제다.

뒷채움재의 경우, 터널 내부로 지하수 유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주입조건과 주입방법이 어려워 제대로 틈을 채울 수 없다. 뒷채움재가 제대로 채워졌는지 안 채워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충격반향기법을 활용해 평가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으며, 전력구 터널 시공 중 계측해야되는 필수 항목으로 넣고, 전력구 터널 시공 시 필히 수행해야 되는 업무로 지정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또한, 해저 터널식 전력구 설계기준을 수립하는 과제도 진행 중이다. 고수압, 염해 등 외부 특수 조건에 대응해 검토해야 되는 항목을 지정하고 안전한 터널 시공을 위한 다양한 기술과 고려사항을 기술했고, 한전에서 설계되는 해저 터널식 전력구는 현재 이 설계기준을 따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터널과 관련된 연구는 아니지만 도면이 없는 철탑 기초 대상으로 전기장해석 기법을 활용해 땅 속에 매설된 철탑 기초의 매설깊이, 너비, 폭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해외 국제발명대전에서 입상하는 등 기술적으로 국내외 인정을 받고 전사 확대돼 도면이 없는 철탑 대상으로 지속적인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유틸리티 터널 기술위원회 류희환 위원장(사진)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유틸리티 터널의 기계화와 디지털화가 되면 우선적으로 안전한 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축적되는 터널 굴착장비의 DB를 통해서 적절한 장비 운전을 통해 시공 위험성을 제거하게 되고, 굴진율을 현실화하고 국내 지반에 적합하게 장비를 설계함에 따라 국내 지반에 가장 적합하고 안전하게 시공 가능한 장비 투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터널 내부에 지하수의 유입을 방지하는 뒷채움재의 뒷채움 유무를 정확히 판단해 내부에 지하수 유입을 막게 되고 고수압에 대응가능한 설계 기준을 통해 안전한 시공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특히, 굴착장비 DB를 통해 지연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 절감(0.6억/일), 지반조건에 적합한 장비 투입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50억원/1사고당), 지하수 유입으로 인한 양수료 절감(6.5억/년) 등 경제적 시공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유틸리티터널 기술위원회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목표로 유틸리티 터널 활성화를 위한 여러 기준을 제도화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한전 등 유틸리티 터널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 위원들은 R&D적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수의 기술들이 개발 완료돼 현업에 직접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돼 현재 기술위원회는 개발된 기술에 대해 홍보해 개발된 기술이 유틸리티 터널뿐만 아니라 중대형 터널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확장화 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류 위원장은 “현재 한전 전력연구원에서는 다수의 유틸리티 터널 기술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지하에 터널 건설 시 사전에 지하구조물의 위치와 방향 등을 예측할 수 있는 비파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땅을 굴착하는데 사용되는 터널 굴착장비의 디스크 커터의 수명예측과 교체주기를 산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전력구 터널 뒷채움재의 주입조건과 성능조건에 대해서도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며 터널장비가 투입되는 수직구 1개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해 터널 내부에서 터널 굴착장비를 해체할 수 있는 기준, 비용, 프로세스 등도 개발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들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현업에 잘 적용되고 현업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도록 소통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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