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건축도 이제 플랫폼 시대 : M3시스템즈가 주도하는 기술·디자인의 혁신
모듈러 건축도 이제 플랫폼 시대 : M3시스템즈가 주도하는 기술·디자인의 혁신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12.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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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의 건축설계 자동화 기술을 개발한 M3시스템즈. 홈페이지(www.m3.co.kr)에서 고객 스스로 건물을 가상설계하고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건설산업은 다른 현대산업들과 달리 생산성이 낮고 각종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또한 상대적으로 늦은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건설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생산을 기반으로 탈현장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듈러 건축이 미래 건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게 된 이유는 건설산업의 특징인 현장성, 하도급의존성, 장기간 생산, 재료의존성 등과 관련돼 있다. 즉, 주문마다 맞춰 생산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표준원가 설정이 어렵고, 현장마다 인력과 장비를 옮기니 안전 관리도 힘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산수단을 사용하기 때문에 하도급에 의존하게 되고 품질 관리도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공사기간이 길어 원가와 일정을 관리하기 어렵고 중도 변경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의 중간생산물들을 재료로 사용하는 재료비 비중도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건설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사전 생산, 공장 생산, 원스톱 생산, 단기 생산, 기술 기반 생산 등의 개념을 적용한 모듈러 건축의 개념이 일찍이 등장했다. 물론, 모듈러 건축의 잠재력은 더디게 현실화됐지만 최근 변화된 기술과 경제 환경을 맞아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향상, 품질 예측 통제 등이 가능하며 특히, 모듈러 건축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원하는 기간 설치해 사용한 뒤 다른 곳에 옮겨 재활용하는 방식은 토지와 분리된 제품으로서의 건축물의 사용가치가 부각되는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모듈러 건축은 컨테이너를 개선한 저품질 제품으로 오해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연구와 기술발전으로 본질적으로는 고품질 제품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구조안전성은 물론 방수성능 등 내구성을 확보한 스틸 구조와 높은 사양의 마감재를 사용한 고품질 모듈러 건축이 학교용과 주택용으로 두루 보급됐고, 실현되는 규모와 높이도 일반 건축을 따라잡고 있다.

싱가포르와 런던에서는 최근 각각 54층, 48층 높이의 공동주택이 모듈러 방식으로 지어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전 제작의 수준은 부재 단위를 넘어 구조체를 포함한 부피 단위로 하는 PPVC(Prefabricated Prefinished Volumetric Construction)가 중심이 되고 있고, 모듈의 육상해상 운송에 따른 크기 제한마저도 극복하는 확장형 모듈러가 개발되고 있다. 디자인도 시간이 갈수록 비약적으로 발전해 기존 모듈러 건축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듈러 건축의 놀라운 가능성을 실현하는 획기적인 사례들이 전 세계에서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모듈러 건축의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맞춰 모듈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모듈러 건축의 발전에 필요한 핵심기술 중 하나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 손꼽히고 있는 가운데, 최근 BIM통합형 DfMA 기술을 기반으로 모듈러건축 통합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주)M3시스템즈가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듈러 건축에서는 표준화된 BIM 객체를 통해 설계 유연성이 높아지고, BIM은 설계를 넘어 정확성과 협력을 추구하며 BIM을 통해서 모듈의 구성요소를 가상으로 구성하고 모두가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면 설계, 조달, 제조, 운송, 설치, 유지관리의 전체 생산과정이 통합되고 업무효율이 높아진다.

이에 M3시스템즈의 BIM을 기반으로 하는 DfMA는 공장에서의 자동화 제작을 기본으로, 부품과 조립 방식을 충분히 검토한 뒤 현장에서의 조립을 용이하도록 최적화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M3시스템즈는 모듈들을 서로 연결하는 데 필요한 구조연결 조인트에 대한 특허를 10여 개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조인트 기술은 또 다른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이 조인트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모듈들을 50층 높이까지 적층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가능해진다.

이는 확장형 조인트, 각도조절형 조인트 등의 관련 특허 기술로, 건축적으로 평면과 파사드 구성이 자유롭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듈 간 접합부에서의 내외부 마감 또한 매우 중요한데 M3시스템즈는 이에 중점을 두어 방수, 내화, 단열, 기밀 등에 관한 다양한 내외부 마감조인트를 개발하고 있고 현재 특허 절차를 진행 중이다.

M3시스템즈의 창립자인 김인한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BIM 분야를 개척하고 주도해 온 국제적인 권위자다. 

M3시스템즈 김인한 대표이사(사진)는 “모듈러 건축은 우리나라 건설산업이 더 이상 안전사고의 대명사, 부실과 부도로 점철된 산업, 모든 산업분야 중에서 가장 낙후된 방식을 유지하는 굴뚝산업이라는 인식을 전환시킬 것”이라며 “M3시스템즈는 첨단 스마트 팩토리로 무장된 제조업과 AI 기술 기반의 통합 건축 플랫폼으로 건설 분야의 아마존 같은 역할을 하며 건축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계적으로 기술 개발을 이어나가 개선하고, 실무와 연계돼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M3시스템즈는 이를 증명해나가고 있고, 이제 누구나 자신의 건물을 가상으로 스스로 설계하고 견적까지 받아 볼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건축 패러다임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독자적인 모듈러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인한 대표가 지난 30년 간 국내외 대학의 교수로서 교육연구에 종사하며, 전공분야인 BIM분야에서 업적과 혁신을 이룬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BIM의 유일한 국제표준인 IFC를 1993년 최초 개발한 두 사람 중 한 명으로, 1996년 국제 빌딩스마트조직을 만드는데 기여했으며, 1998년 한국빌딩스마트협회를 주도적으로 설립해 전방위적으로 국내에 BIM을 도입하는 것을 주도했다. 2010년에는 국토교통부 BIM 로드맵과 조달청 BIM지침, 가이드라인을 제안해 만들었는데, 이때부터 국내에서 건설분야의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들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하지만, 그 노력들이 성과로 가시화되는 데는 아주 긴 시간이 걸렸고, BIM 표준을 만들고 확산을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설계사무소와 제조사와 건설사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주저했다”며 “그 이유는 도입비용으로, 아직도 실무에서는 BIM 도입이 미진한 현실이다. 따라서 더 적극적인 건설의 생산성 혁신을 위해서는 BIM 기술을 적용해 바로 시공과정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을 시공현장에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제조로 바꾸고 현장에서는 토목과 모듈을 서로 연결하기만 하면 건설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며 “또한, 건설사의 비용에서 공사기간에 의해 계산되는 간접비가 상당하기 때문에 현장 공기를 5배 이상 단축시키면 간접비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싱가폴, 홍콩, 영국, 호주 등의 해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모듈러 공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저층부터 50층 안팎까지 다양한 종류의 건축물에 적용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정부지원이 전혀 없이 민간주도로 런던 도심지의 아파트와 업무용건물들이 50층 내외까지 건설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듈러 건축이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정부 주도의 R&D나 지원정책만 기다려서는 안 되는 실정이다.

이에 모듈러 건축의 활성화를 앞당기고자 지난 2021년 M3시스템즈가 설립됐으며, BIM과 함께 IPD(Integrated Project Delivery)를 지향해 설계, 제조, 운송, 설치를 아우르기 위해 모든 분야의 파트너사와 함께 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각 지역에서 최고의 모듈러 설계를 할 수 있는 설계사무소, 목조/철골/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등을 제조하는 제조기업, 창호, 방수, 철물 등 각 단종기술을 가진 단종기업, 중장비 운송·설치기업뿐만 아니라 종합건설기업, 부동산 및 시행사가 협력사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다.

M3시스템즈가 최근에 지은 오피스 건물은 건축모듈 30개를 불과 3일만에 현장에서 설치한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모듈러 기술에 필요한 기초연구들을 축적하고 다방면의 전문 인재들도 모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이제 3년 차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매출성장률이 3~5배 정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 수주액 추이로는 내년 10배 이상으로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M3시스템즈는 대학과 연구소와 긴밀히 협업해 모듈러 구조체의 성능을 혁신하고 내구성과 시공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핵심기술들을 도입하고 있다. 주거, 교육, 상업 등 다양한 용도의 모듈러 건축에서 구조, 내화, 단열기밀, 내구성, 방음 등 각종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미 개발된 특허기술들은 적극 구매하고 있고, 필요한 부품들을 자체개발해 이러한 지식과 기술들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모듈러 기업으로 이끌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하지만, 단일 기업으로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으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계속 유지하려면 반드시 하나의 산업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진화된 미래형 산업생태계 안에서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들이 공생해야 하고, 규모와 기술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의 선도기업들이 이 생태계에서 필요한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면 규모기반으로 급성장하는 중국의 모듈러 기업들에조차 곧 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듈러와 관련된 다양한 창업이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는 체계도 필수적이며, 업계 간 공동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모듈 간에 호환가능한 부재를 유통시키는 등 다양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이 대학과 연구소들에 의해 계속 개발돼 제공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희대학교 ITalab에서 수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건축설계 자동화 기술 개발' 연구는 건축설계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서 검토 기술의 정확성을 높이고 BIM 모델의 품질을 향상시키려는 연구이다. 이런 연구가 수행되도록 국가와 지자체는 새로운 촉매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즉,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원하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삼고 제도개선과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인증을 돕고 시장을 개척하고 키워주는 역할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전략적으로 끊임없이 지원해야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생태계로 진화되지 않고는 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해 건설산업 전반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M3시스템즈는 더 이상 ‘누군가는 시작할 것’이라 기다릴 수만은 없었기 때문에 그 ‘누군가’를 자처해 모듈러 건축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제는 플랫폼에서 모듈러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아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협력체계를 발전시키며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술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례로 내년에는 한샘과 모듈러 건축을 위한 인테리어 공동연구개발을 수행하고, 그림쇼(Grimshaw) 건축설계사무소 등 건축분야 DfMA의 최고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업할 예정이다. 이는 모듈러 기술을 활성화하고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M3시스템즈는 그 누구와도 손잡고 함께 나아갈 준비가 돼 있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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