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송관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파손위험도’ 정확히 분석
열수송관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파손위험도’ 정확히 분석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12.0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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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공명식 전임연구원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열수송관은 대규모 열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에너지를 도심지 주거시설과 상업용 건물에 공급하는 지역난방시스템의 핵심 시설물이기 때문에 주로 도심지 지하에 매설돼 있다. 하지만, 열수송관 파손 발생 시에는 열에너지 생산에 투입된 비용의 손실뿐만 아니라 고온, 고압의 열수의 노출로 인해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안전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지상에 설치된 시설물의 경우, 다양한 진단 장비를 통해 파손 발생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파손 전에 보수·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열수송관은 상하수도, 가스관 등 타 지하매설관로와 마찬가지로 지상에 노출돼 있지 않아 일정 규모 이상의 파손이 발생하지 않으면 파손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파손이 발생하게 되면 인적, 경제적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열수송관 역시 파손가능성이 높은 시설물을 선별해 사전에 개선공사를 진행하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설계, 시공, 유지관리 이력 정보를 정형화된 데이터로 디지털화해 GIS 기반의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과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하고 효율적인 열수송관 유지관리와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기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지난 2020년 ‘지하 공간 정보 정확도 개선 및 매설관 안전관리 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통해 열수송관 통합정보 빅데이터 구축과 위험예측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 도구가 개발됐다.

열수송관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이를 수행하고자 연구과제에서 가장 먼저 다양한 열수송관 이력데이터를 보유한 대규모 지역난방사업자로부터 열수송관 설비, 보수이력 데이터를 수집했다. 수집된 데이터의 속성정보와 고유값에 대한 전처리를 통해 위험예측 모델 개발에 필요한 정형데이터를 확보하고, 관계형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됐다.

또한, 파손이 자주 발생하는 맨홀, 밸브 등 부속시설물이 열수송관(배관)과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고려해 배관과 부속시설물을 하나로 통합한 기본단위를 설정하고 각 기본단위별로 GIS 기반 통합 데이터베이스도 구축됐다.

특히, 이 연구과제의 핵심 연구내용인 파손빈도 기반의 구조적 건전성 평가 모델은 구축된 데이터이스를 활용해 개발됐다는 것이 가장 주목할 점이다. 또한, 모델의 신뢰성과 활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의 파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 독립변수 중 지역난방사업자가 확보 가능한 변수를 구조적 건전성 평가지표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각 평가지표가 파손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회귀분석모델을 개발한 후, 열수송관을 구성하는 강관의 내구연한과 파손빈도를 현장 관리자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점수화해 제시하게 됐다.

이와 더불어 지역난방사업자들에게는 파손빈도를 추정할 수 있는 구조적 건전성 평가 모델과 함께 열수송관 파손 시 파급효과를 추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함께 제안됐다.

이는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 등 지역난방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적용한 유럽 선진국의 유지관리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파손빈도와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Risk Matrix 기반의 위험도 분석과 우선순위 설정 방법론을 사업자들에게 함께 제시한 것이다. 또한, 사업자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각 기본단위별 위험도 분석 결과와 성능개선 우선순위를 위치정보와 함께 GIS 포맷인 shp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열수송관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도 제공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명식 전임연구원(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열수송관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은 열수송관 이력 데이터베이스만 정상적으로 구축된다면 파손위험도와 성능개선 우선순위를 정량적·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며 “다만, 열수송관과 부속시설물 설비와 보수 이력 데이터는 지역난방사업자의 역량에 따라 GIS 기반의 정형화된 형태로 관리될 수도 있지만, 중소사업자의 경우 예산과 관리인력 부족으로 비정형 데이터 형태로 관리되거나 데이터의 일부 누락, 오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열수송관 데이터 디지털화 기술은 상대적으로 역량이 부족한 중소사업자들에게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분석 도구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며 “또한, 이미 정형화된 데이터를 확보한 대규모사업자들에게는 별도로 관리되던 열수송관과 부속시설물 데이터를 통합된 기본단위로 재설정해 제공함으로써 배관과 밸브 등 주변 시설물을 함께 관리하는 기존의 성능개선 사업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열수송관 등 지하시설물의 노후화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파손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기반시설관리 기본법이 제정된 2020년 이후, 건설기술연구원은 대규모 지역난방사업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협력체계를 통해 사업자로부터 설비와 보수이력 데이터를 제공받아 이를 전처리하는 등 기본 단위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또한, 설비와 파손이력 분석을 통해 파손빈도를 정량적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위험도를 직·간접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는 분석 모델을 성능개선물량 산출 등 시설물 유지관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 연구원은 “우리 연구진은 데이터 구축과 분석 모델을 각 사업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역난방사업자, 데이터 분석 기업, 열수송관 진단기업 등 다양한 유관기관, 기업과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중소사업자를 고려한 최적화된 데이터 구축 시스템과 파손추정 정확도가 향상된 분석 모델을 개발해 기반시설관리법에 따른 수립될 열수송관 성능평가 절차를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현장 맞춤형 모델 또는 도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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