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암모니아 생산, 저에너지·저비용으로 가능해진다
청정 암모니아 생산, 저에너지·저비용으로 가능해진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3.08.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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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현재 세계는 탄소중립과 환경 정서가 크게 맞물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최근 청정연료에 대한 역할과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정연료 중에서도 ‘암모니아’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짐에 따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수소 캐리어와 무탄소 연료라는 큰 장점을 갖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암모니아에 관한 전략·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암모니아의 단위 부피당 수소저장 용량은 약 120㎏-H2/m3이며, 이 값은 액체 수소의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용량의 1.7배가량 높은 수치로 나타난다.

또한 연료 측면에서 액체 암모니아는 액체 수소(-253oC, 9.1 MJ/L)보다 70%, 압축 수소(70 MPa, 5.6 MJ/L)보다 거의 3배 더 많은 단위 부피당 에너지밀도인 15.6 MJ/L를 갖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청정연료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암모니아는 세계적으로 연간 1.8억 톤을 생산하며, 인류 생존을 위한 비료와 질소계 화합물 원료로 쓰이고 있어 저장·운송 인프라와 관련 산업이 형성되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이에 청정 암모니아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투자·건설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이며, 암모니아 분해, 혼소, 연료전지, 선박 엔진 연구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연료연구실에서 ‘청정 암모니아 가치사슬 구축에 필요한 저가 청정 암모니아 생산, 분해 및 활용 연구’가 진행 중이다.

청정 암모니아 가치사슬은 재생전력을 이용해 수전해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사용해 합성한 ‘그린 암모니아’ 또는 천연가스 개질과 CCS를 통해 생산한 블루수소를 사용해 합성한 ‘블루 암모니아’로부터 출발한다.

재생에너지원 또는 천연가스가 풍부한 지역에서 이러한 암모니아를 생산 후 산업화된 국가로 탄소 배출 없이 이송하고, 암모니아를 직접 연료로 활용하거나 암모니아를 분해해 생산한 수소를 수소 산업에 활용하게 되면 각국이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청정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는 블루수소 및 그린수소를 사용해 전통적인 고온·고압 (>400oC, 150 bar) 하버-보슈 공정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블루 암모니아와 그린 암모니아는 기존 암모니아 보다 비싸며, 수소 무역과 암모니아 연료 발전을 위해서는 청정 암모니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연구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2022년 발표한 일본의 암모니아 전략 및 정책 내용을 보면 일본정부는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을 통해 암모니아 연료 비용 저감을 위해 저온·저압 암모니아 합성 방법 및 전기화학 암모니아 합성 방법을 통해 각각 15% 운전비용 절감과 10 Yen/Nm3 (hydrogen calorific value)의 암모니아 가격 달성이 가능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청정연료연구실에서도 저에너지·저비용 암모니아 생산 기술의 핵심인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기술과 저온저압 암모니아 합성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12년부터 연구실은 물과 질소를 원료로 한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기술을 개발 중이며, 생산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전극촉매, 전해질 등의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 해오고 있다.

또한 수전해 연계형 저압(<50 bar)·저온(<400oC) 열화학 암모니아 합성 촉매 기술을 개발 중인 상황으로, 공정연구와의 병행과 더불어 2023년 1kg/day 공정 평가, 2024년 10 kW 수전해 연계 10 kg/day 암모니아 생산 시스템 실증 순으로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연료연구실 윤형철 실장(사진)은 “2011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레이 암모니아를 생산했으나 경제성 때문에 암모니아 생산을 중단했고, 현재 연간 130만톤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암모니아는 비료와 다양한 화학 물질의 원료로 사용돼 왔지만 현재 수소 캐리어와 무탄소 연료로 논의되고 있으며, 결국은 LNG와 마찬가지로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될 정도로 주요한 에너지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연구실에서는 에너지 캐리어로의 암모니아 보급·확산과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저에너지· 저비용 암모니아 생산 기술로 저압·저온 촉매화학 암모니아 생산과 전기화학 암모니아 생산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기술개발에 성공한다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독자적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해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수소연구단과 청정연료연구실에서는 롯데정밀화학, 롯데케미칼, 삼성엔지니어링 등과 협력을 통해 청정 수소 공급을 위한 암모니아 분해기술도 개발 중이다.

수소연구단에서는 고효율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를 개발 중이며 청정연료연구실에서는 암모니아 분해기술 중 미분해 암모니아와 질소를 저비용으로 동시에 제거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흡착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이 기술은 암모니아 분해 수소의 수소 정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연구실은 NOx 제거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암모니아를 연소하면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높은 농도의 질소산화물(NOx)과 미연소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NOx는 선택적 환원 촉매(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CR))를 사용하여 처리하고 있지만, 청정연료연구실에서는 NOx의 주요성분인 비수용성 NO를 흡수해 제거할 수 있는 흡수액과 흡수액을 재생시켜 재사용할 수 있는 재생 촉매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윤 실장은 “암모니아 관련 기술은 시간과 연구개발비가 주어진다면 분명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연료와 수소 캐리어로 활용하게 된다면 현재보다 사용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안전 및 관계 시설 감독 관리 방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암모니아 가치사슬에서 missing technologies가 있으며 국내 독자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 개발 중이다. 향후 암모니아 가치사슬의 연구 개발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성능 고효율 기술로 진행돼야 한다”며 “청정 암모니아는 기존 화석 연료보다 가격이 높기 때문에 청정 암모니아 산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저가 암모니아 확보와 더불어 국내 공급 인프라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청정 암모니아 가치사슬 구축과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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