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 전반의 거센 디지털 전환 추세는 생산성, 안전, 공사 기간 등의 이슈에 직면한 건설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혁신의 도구이자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써 ‘건설 엔지니어링과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로 정의할 수 있는 스마트건설의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건설기술은 전통적인 토목·건축 기술에 다양한 디지털 혁신 기술들을 융합해 건설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장비 자동화, 가상건설, 안전관리 등을 통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건설산업을 데이터 중심의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국가건설기준의 디지털화를 시작으로 점진적 발전을 이룩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토목학회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는 토목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과제를 발굴하고 이와 함께 필요한 제도 및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설기준 디지털화 과제는 다양한 기관·기업이 협업을 통해 마련되고 있으며, 향후 건설엔지니어링 및 시공 표준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이번 ‘스마트건설’ 기획을 마련하고 대한토목학회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 구본상 위원장(사진)을 만나 토목 분야 스마트건설의 필요성을 알아보고, 디지털 전환 기반 건설기준 디지털화의 현황과 향후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전망 등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INTERVIEW. 대한토목학회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 구본상 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Q. 대한토목학회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의 ‘건설기준 디지털화 과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바란다.
현재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 컨소시엄은 국내 국가건설기준인 KDS, KCS을 디지털화하는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가건설 설계·시공 기준은 건설 엔지니어링 및 시공 표준의 초석이 되는 것인데, 이를 디지털화하고 BIM· 및 온톨로지 기술 기반으로 자동 검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현재 건설기술연구원 건설기준센터에서 관리하는 제반 건설기준을 텍스트 형식에서 룰셋으로 구현하고 이를 온톨로지화한 후 실무자들이 BIM 기반으로 설계할 때 직접 관련 기준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BIM 모델에서 해당 부재에 대한 기준 검토를 자동화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건설 분야가 타 분야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늦어졌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디지털화에 대한 니즈가 타 산업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그 간 국내 건설사들이 생산성 보다는 수주 위주로 경쟁하였고 이때 디지털화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디지털화된 데이터가 유용하려면 상당 기간 데이터를 축적해야 하는데 건설산업에서는 개인 경험에 많이 의지해 데이터에 대한 체계적 구축이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더불어, 디지털화의 효과가 작동하려면 사업 전반에 걸쳐 연계된 데이터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부분적이자 지엽적인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있기에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 건설 불경기로 인한 공사비 절감에 대한 니즈 및 스마트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가 높아지고 있어, 디지털화에 대한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건설기술 도입이 필요한 이유는.
해외 선진국들은 건설 산업에서 이미 자동화 및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생산성 증가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건설의 전 과정에서 디지털화를 통한 효율 향상과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효과가 검증되고 있어 이제 건설산업에서 디지털화와 스마트기술의 도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설계 단계에서는 설계 도서의 품질 개선 그리고 정보의 파편화 및 분절화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시공 단계에서 역시 설계 단계와 연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자동화해 인력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면서 사전에 안전사고를 방지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Q. 주요 디지털 전환 기술과 스마트건설기술을 꼽자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소프트웨어 관점에서는 기본적으로 설계·시공의 제반 정보를 BIM과 연계할 수 있는 기술을 주요 기술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단계별 스마트 기술에서 취합된 각종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디지털트윈 기술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숙된 기술은 아니므로 기술개발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드웨어 관점에서는 공장화와 자동화, 로보틱스 활용이 유망합니다. 기존 인력에 의존성이 높은 공종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유망할 전망입니다. 일례로 수중 드론이 해양 항만 공사에 유력하다고 보는데, 이는 기존 방식에서 고가의 잠수부에 의존해 날씨, 지역 및 시기에 따라 인력 수급이 어려운 데 반해 수중 드론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화 관점에서는 현장에서 취합된 각종 데이터를 자동으로 처리 및 변환해주고 엔지니어가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유망해 보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발된 서비스가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염두해 두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개인적으로는 AI를 활용한 ‘BIM 기반 엔지니어링’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BIM은 디지털화의 기본 도구로서 모델링하는 것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고, 이른바 엔지니어링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건설기준 과제 또한 구조 해석 정보를 BIM과 연계해 건설기준을 자동 검토할 수 있도록 개발돼야 합니다. BIM 모델링 자동 상세화 과제 역시 건축, 구조 그리고 MEP 간섭 등의 문제를 AI 기반으로 자동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의 사업화 및 해외 진출을 위해 상기 기술들을 토목 분야뿐 아니라 건축, 구조, MEP 분야로 확대한다면 나아가 플랜트와 반도체 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디지털건설기준위원회는 건설기준을 디지털화하는 과제로 시작했지만 이뿐만 아니라 토목 분야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연구·내용을 발굴하고 이를 토목 분야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사업 모델, 그리고 정책 및 제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또한 스마트건설 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석·박사급 인재양성에도 기여하며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힘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