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만 제거하는 ‘워터젯’, 건물 해체 안전성 확보한다
콘크리트만 제거하는 ‘워터젯’, 건물 해체 안전성 확보한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07.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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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구조물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해체계획 수립도 중요하지만, 구조에 따라 적절한 해체공법을 선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구조물 해체를 위한 다양한 공법들이 개발되고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건물의 전면해체와 부분해체에 모두 적용 가능한 워터젯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워터젯은 연마재 혼합 여부에 따라 철근의 절단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연마재를 혼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콘크리트만을 분리, 제거 또는 파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RC 구조물 부분해체에서 콘크리트만을 제거하는 데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전면해체와 부분해체가 가능해 콘크리트 하이드로데몰리션(hydro-demolition)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전용 노즐과 노즐 이송기구부의 개발을 통해 구조물의 형태, 규모,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대상 콘크리트만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RC 구조물 부분해체에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모듈식 전면해체에 블록 절단 기술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워터젯 장비는 현장 요구조건과 환경에 상관없이 크게 세정, 파쇄, 절단용으로 구분해 펌프의 압력과 유량만을 선택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워터젯 에너지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노즐과 절단 대상물 사이의 거리가 워터젯의 절단 효율과 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작업성 향상을 위해 대물량 고압펌프를 적용할 경우, 기존 워터젯 장비는 노즐 이송기구부의 구조적 내구성이 부족하므로 분사된 워터젯이 주변 구조물에 손상을 입히거나 정확한 절단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워터젯을 이용한 도심지 건물 해체의 경우, 사용수의 공급과 폐수의 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작업 효율성 확보를 위해 대물량 고압펌프를 적용할 경우, 사용수 증가로 인한 다량의 폐수가 발생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지난 4월 ‘건축물 안전해체 계획 및 시공 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통해 워터젯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RC 구조물 부분해체 전용 워터젯 장비와 폐수 재활용 시스템 개발이 본격적으로 착수됐다.

RC 구조물 부분해체 전용 워터젯 장비의 경우, 노즐이격거리 조절 기능과 초고압 적용을 통한 사용수 감소, 노즐 이송기구부의 정밀 제어시스템의 적용으로 오버커팅과 표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폐수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수의 80%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배출되는 폐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활용 중인 워터젯 장비는 미국, 유럽,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장비로 국내 건설 현장의 환경 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장비로써, 국내 건설 현장에 제한적으로 활용될 뿐 그 장점에 비해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실정이다. 특히, 현장 작업 효율을 맞추기 위한 대량의 물 사용은 그 활용도를 더욱 더 낮추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이번 연구과제에서 RC 구조물 부분해체 전용 워터젯 어태치먼트와 제어장치, 폐수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해 워터젯 장비의 국산화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 현장에서의 워터젯 기술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번 건물해체 연구과제에서 워터젯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삼형건설은 지난 2005년에 ‘성문워터젯’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약 18년간 자체 개발한 부분해체 전용 워터젯 장비와 숏크리트를 활용한 단면복구 공법을 활용해 국내외 다수의 교량과 콘크리트 구조물 보수 현장에서 시공하며,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 2016년 평창 봅슬레이 트랙 시공에 참여한 바 있다.

2019년부터는 정부지원 연구 예산을 확보해 ‘건타입 워터젯 콘크리트 파쇄 장치’, ‘연마재 워터젯 해양 파일 내부 절단 장치’, ‘유도레일 고압살수를 이용한 교각 열화콘크리트 절삭 및 숏크리트 보수공법’, ‘자동화 기반 고압수 파쇄를 이용한 교량 슬래브 하부 열화콘크리트 절삭 공법’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나갔다. 현재는 현장 시험시공을 거쳐 건설신기술과 해양신기술을 지정 받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삼형건설은 그간 RC 구조물 부분해체 전용 워터젯 장비, 폐수 처리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에 관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현장 적용을 통한 개발 장비를 수정, 보완해 왔다. 또한, 한국도로공사와 지자체 관할 교량 구조부재 보수공사에 활용하고, 자체 실내외 시험장과 전문 연구인력 확보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번 연구과제의 한 축으로 워터젯 기술개발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삼형건설 김정규 전무(사진)는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워터젯 장비를 사전 취약화 공법과 병행할 경우, 작업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철근을 제외한 콘크리트를 선별 제거해 전단근 확보로 건축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경제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또한, 폐수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폐수 80%를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환경 위해요인 발생을 최소화해 도심지 전면 또는 부분해체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폐수 재활용 시스템은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응집과 여과 과정을 분리한 폐수 부유물 제거 장치와 미세조절이 가능한 중화제 투입 장치가 개발된다”며 “폐수로 인한 규제가 엄격한 현장이나 민원 발생이 빈번한 도심지 현장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연구 개발을 지속해온 삼형건설은 앞으로도 워터젯 시스템의 성능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더욱 강력하고 정밀한 워터젯 노즐,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진 시스템, 자동화 기술 등을 접목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개발되는 워터젯 시스템은 콘크리트 하이드로데몰리션뿐만 아니라, 금속 절단, 석재 가공, 항공우주 산업, 제철, 석유화학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술을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해 수요를 확보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친환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품질과 안전성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계획과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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