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다소비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에너지 소비 절감 및 효율화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으며, 정책·제도 개선을 통해 에너지 효율화 기술들을 사회 저변에 보급·확산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한 EMS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기술 발전과 산업의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의 체계적인 운영과 관리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국가 에너지 소비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건물분야에 대해 다양한 에너지 효율화 기술들을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2017년 공공건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의무구축 제도를 시작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Zero Energy Building) 인증 의무화를 민간영역까지 확대함으로써 공격적으로 민간영역과 공공역역의 에너지 효율화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에 근거해 지난 2013년 설립된 한국EMS협회와 국토교통부는 현재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보급 활성화 방안’을 녹색성장위원회에 상정해 BEMS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협회는 탄소중립을 위해 시급히 적용 가능한 건물과 공장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선발주자와 후발주자가 원활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KS를 개발 중이다.
이에 <공학저널>은 한국EMS협회 박병훈 사무총장(사진)을 만나 협회의 주요 사업과 국내 BEMS 산업의 현황, 기술 개발 현황, 향후 EMS의 발전방향과 전망 등에 대해 알아봤다.
INTERVIEW. 한국EMS협회 박병훈 사무총장
- 한국EMS협회에서 진행 중인 주요 사업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BEMS설치확인 제도를 통해 BEMS가 설치된 건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BEMS의 성공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BEMS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업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이에 협회에서는 자체적으로 ‘BEMS공사실적증명’ 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BEMS 설치 기업 선정 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기업의 설치(시공)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본 자료를 제공하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아직까지 법·제도적으로 의무화 돼 있지 않아 활성화가 미흡한 편이지만 향후 필수적으로 자리잡아야할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의 주요사업으로는 에너지관리시스템 산업 및 시장 동향 조사·분석, 에너지관리시스템 표준화 및 기술개발 사업, 에너지관리시스템 보급·확산을 위한 법·제도 연구, 에너지관리시스템 관련 해외진출 지원 사업, 에너지관리시스템 분야 교육 및 인력양성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협회에서 직접 개발한 BEMS 기술에 대한 설명 바란다.
협회는 BEMS 관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다양한 개발 기술 중 크게 3가지 기술을 꼽아봤습니다.
먼저 ‘에너지관리시스템 확대를 위한 인공지능형 복합 센서 개발 및 실증’ 연구를 통해 xEMS(FEMS, BEMS 등)의 에너지 소비·운영 분야에서 센서 결합과 인공지능 학습·추론 기능을 융합해 에너지 소비량과 영향인자 감지, 정보제공 기능·성능을 향상시키는 인공지능형 복합센서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생산, 품질, 설비 운용과 연계해 스마트공장 체계에서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한 에너지 최적운용기술을 개발하고, 다수의 중소기업에서도 에너지관리시스템의 이용과 관리가 용이한 기술과 서비스 체계를 마련하는 ‘공장 에너지관리 시스템(FEMS) 보급형 표준 플랫폼 개발’을 수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율운전 기반 지능형 건물 에너지·환경 통합 관리 시스템 (iBEEMS) 개발’을 통해 건물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제공과 에너지 고효율화를 동시 만족하기 위한 자율운전 기반의 건물 에너지·환경 통합 관리 시스템(BEEMS : Building Energy and Environment Management Syste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현재 국내 BEMS 기술 적용 현황은.
국내·외 사례를 분석할 때, BEMS를 설치·가동하는 경우 건물에너지 소비량이 평균 10%대, 최대 30%까지 감축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총에너지 사용량의 21%를 건물이 차지하고, 이 비율은 국가경제가 선진화될수록 높아지는데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그 비율이 4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빌딩 설비 관리는 일부 기업이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 외산 제품을 기반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기술 축적이 용이하지 않으며 관리자에 의한 수동적 제어를 통해 에너지 절감효과는 미미한 상황입니다. 이에 현장의 니즈를 파악한 국내 유수의 통신사들이 먼저 에너지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빌딩과 공장의 에너지 사용 및 비용 절감에 대한 관심의 증대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스템 투자 증가로 인해 건축물 에너지효율화는 BEMS와 FEMS의 주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건물에서 에너지 효율 혁신을 위한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의 확장을 고려해 개발된 기술·제품들에 대한 에너지 품질(성능) 시험평가·검인증기술·인프라·표준화 제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 BEMS 관련 지원제도 등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 스마트시티에너지관리시스템, 주택에너지관리시스템 등 xEMS 보급 및 활성화에 정책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건물 의무화에 따라 조달공고가 나오고 있는데, BEMS의 경우 조달품목(품명)이 부재해 기존 ‘빌딩자동제어시스템’으로 조달공고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BEMS 전문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없고 자동제어 기업이 입찰을 수주해 BEMS 일부만을 적용하게 되어 실질적인 BEMS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는 회원사와 함께 조달청에 BEMS에 대한 조달품목(품명)을 신규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고 있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BEMS 전문기업의 자격조건을 갖춘 기업이 BEMS를 설치해 에너지효율 및 절감 효과를 정확히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조달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BEMS와 디지털트윈의 융합에 주목하고 있다고.
현재 기존 축적된 데이터와 BEMS를 이용한 에너지 효율화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형 수요가의 설비 유지보수나 사고예측 등 선제적 대응을 위한 지능화된 운영은 초기 단계입니다. 이를 고도화하기 위해 ‘스마트 미터 데이터를 활용한 에너지 컨설팅 서비스’, ‘SNS 분석을 통한 리스크 실시간 예보 서비스’ 등과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에너지제어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능형 수요관리에서 에너지 총 사용량 실적에 근거한 에너지 수요관리 방식으로는 향후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에너지 감축 잠재량 확보에 한계가 존재하며, 대규모 수용가의 수요자원화를 통한 대형 수용가의 수요자원 활용성을 높이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트윈 기술이며, 현재 상태 위주 제어를 수행하는 EMS에서 발전해 예측을 통한 최적 제어, 유지보수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향후 EMS 기술의 발전 방향은.
현재 국내 에너지관리시스템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효율화 측면에서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적용하는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에는 더욱 높은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기술 발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재생에너지와 연계하는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에너지의 저장이 가능해진다면, 불규칙한 에너지 생산·사용 패턴을 보완하고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향후 건물과 건물 간 에너지 프로슈머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예측·최적화 기술 개발과 ICT 기술과의 융합은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생산량을 예측하고 최적화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IoT를 활용한 스마트 에너지관리시스템은 에너지 사용자와 생산자 간의 정보 교류를 촉진하며,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요 및 생산량을 예측하고 관리하는데 있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거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여 에너지 생산자와 사용자 간의 효율적인 거래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EMS 분야의 산업 발전과 보급 확산을 위해 정책적·사회적으로 필요한 점은.
EMS 분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 및 지역별로 규제와 지원 정책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EMS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며, 제조업체에 대한 에너지 효율화 촉진 정책과 그에 따른 강제적인 EMS 도입을 규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 EMS 도입 후 성과가 인증될 경우 성과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지원 정책도 필요합니다.
현재 BEMS 운영을 위한 전문인력이 전무한 상태로, BEMS 운영 전문인력 양성과 확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녹색건축물 인증에 따른 인센티브를 획득하기 위해 BEMS를 도입하지만, 구축 및 인증 완료 후 운영관리 전문인력의 부재로 에너지성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인증기준에 미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상주해 운영할 수 있는 강제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EMS 분야 기술 발전과 표준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방법을 만들어, 기업들은 더욱 쉽고 효과적으로 EMS를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더욱 기업 간 협력과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져야 합니다. 기업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EMS 적용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올해 협회의 중점 계획은.
협회는 EMS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올해는 EMS 전문인력을 꾸준히 배출해 탄소중립 실천에 중추적 역할을 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EMS 시장 확대를 위해 BEMS 조달품명을 신규 설치하는데 노력하고자 합니다.
협회에서는 지난 2018년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운영관리’를 개발하고, 2019년 NCS를 기반으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운영관리’ 학습모듈을 개발했습니다. 2020년에는 BEMS운영관리 자격검정 민간자격을 등록해 2021년부터 BEMS운영관리 자격검정을 실시해 BEMS운영관리 자격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BEMS운영관리 자격을 갖춘 사람이 BEMS가 구축된 건물에서 에너지관리를 한다면 에너지효율 효과는 생각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