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 기술 개발 고도화·인식전환 필요”
“히트펌프 기술 개발 고도화·인식전환 필요”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3.06.08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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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 Ine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열부분의 탈탄소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하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 5억톤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오늘날 유럽에 있는 모든 자동차의 연간 CO2 배출량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여러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증가하면서 2021년 기준 전 세계 건물에서 약 1억 9천만대의 히트펌프가 가동되고 있으며, 특히 북미, 유럽, 아시아 북부, 동아시아와 같은 지역의 건물 난방부문에서 히트펌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히트펌프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높은 초기비용과 소비자 인식부족, 기존건물 개조의 기술적 문제, 일부 시장에서의 규제와 같은 장애물로 인해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장벽에 직면해 있다.

또한 최근 히트펌프 시장은 탄소중립이라는 정책에 발맞춰 Low GWP 냉매, 자연냉매, 고효율기기와 같이 계속적인 개발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최신 개념의 히트펌프를 선제적으로 설계, 분석, 평가할 수 있는 히트펌프 플랫폼 기술 개발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열변환시스템연구실 신형기 실장(사진)은 “히트펌프의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하는 방향외에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은 냉매(Low-GWP 냉매, 자연냉매)를 사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낮추어야 한다”며 “다른 기술과의 융합, 지역난방 및 지역냉방, 산업공정의 새로운 응용분야에서 경쟁기술 대비 비용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에서는 히트펌프 기술 고도화와 적용범위 확대를 위한 IT기술, 플랫폼 기술 등 다양한 산업계 기술들과 히트펌프 기술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열변환시스템연구실은 초저온에서 고온 생산까지의 자연냉매를 작동유체로 하는 히트펌프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실의 주요 연구 개발 사업으로는 공기 냉매 냉방/냉동기, 프로판, CO2의 자연냉매 기반 건물용 냉방/난방/급탕용 히트펌프, Low GWP의 대체 냉매 적용 산업용 고온 생산 히트펌프, 히트펌프 설계/운영 플랫폼 개발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냉동용량 5kw급, 토출온도 –50℃의 터보식 공기 냉매 냉동기 개발과, 공기를 작동 유체로 한 고속 터보식 압축기, 터보식 팽창기가 적용되는 냉동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건물에너지의 전전화를 위해 공동 주택에 적용하는 ‘자연냉매(CO2, 프로판)적용 냉/난방/급탕 일체 히트펌프 개발 및 중앙-분산 열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을 위해 자연냉매를 적용한 중앙 CO2 히트펌프 개발, 개별 가정용 프로판 히트펌프 개발, 냉난방/급탕 일체형 히트펌프 개발, 대형 중앙 히트펌프-개별 가정용 히트펌프와 열저장 시스템 연계의 열네트워크 구성, BEMS와의 통합 운영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사용자 친화적 히트펌프 개발을 위해 연구실은 공학적 지식이 없는 사용자들도 쉽게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히트펌프의 설계뿐만 아니라 히트펌프 설비의 최적 운영을 위한 고성능의 EMS(Energy Management System) 기술도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냉매 규제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키갈리 개정안의 영향으로 EU의 경우 2025년 이후 F-Gas를 현재의 80% 감축, 우리나라는 2045년까지 현재의 80%이상 냉매 사용량을 감축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GWP 계수가 낮은 대체 냉매 적용 히트펌프, 냉동기 혹은 자연냉매 적용 히트펌프, 냉동기 개발이 큰 이슈로 손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에너지의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건물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 보일러 설치가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건물 에너지 소비의 70% 가량은 열에너지로, 이를 히트펌프, 태양열 온수기, 지역난방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BEMS에서도 히트펌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 실장은 “히트펌프는 섹터커플링 기술과 연계해 가변성이 있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히트펌프를 통해 잉여전기를 열로 바꿔주는 P2H 기술이 있다”며 “히트펌프와 재생에너지 전력 간 생산과 소비를 관리할 수 있는 통합에너지플랫폼 기술 개발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이슈는 단순히 환경 보호의 이슈가 아닌 기술/무역 장벽 및 커다란 산업·경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 공급에서의 태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과 원자력 발전 중심의 논의만 이루어지고 있어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 측면의 전통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 뿐 아니라 기존 열에너지의 전기화, 무탄소화 기술에 대한 논의가 폭 넓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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