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동화 기술 활성화, 현장중심의 기술개발 필요
건설 자동화 기술 활성화, 현장중심의 기술개발 필요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2.09.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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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을 보여준 통신, 제조업 분야와 비교해 건설 분야는 큰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고, 특히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원인으로 시공 측면에서 ‘노동집약적’, ‘반복작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기술적 대안으로 실시간으로 건설장비의 위치와 품질에 대한 데이터를 획득해 건설 현장을 자동화하고자 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CAT, 트림블과 같은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장비 자동화 기술에 대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완전 무인 기반의 자율작업 기능은 광산지역 운반차량의 주행기능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관제 분야는 연구개발 단계다. 국내의 경우 굴삭기 중심의 자동화 기술을 상용화 중이며, 자율주행과 관제 분야는 연구개발 시작 단계다.

이에 반해 장비 자동화 관련 국내 시장수요를 살펴보면, 최근 국토교통부에서는 건설장비 자동화와 관련된 국가기준들을 제정하고 있으며, 대형건설사에서는 국내외 건설공사에 자동화 건설장비의 활용을 반영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 시장의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재 굴삭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련기술이 해외기업에 종속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 자동화된 건설장비를 활용해 현장의 시공을 자동화하고, 장비로부터 올라오는 품질정보를 디지털화해 실시간으로 평가·관리할 수 있는 기술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자동화 건설기술 시대에 건설장비에 요구되는 기능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기계 산업 분야인 소재, 부품, 제어시스템 분야의 중요성이 높았으며, 건설산업 분야인 솔루션 서비스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었다. 하지만 자동화 건설시대에서는 전통적인 기계산업 분야인 전자유압 자동제어시스템뿐만 아니라 자동화된 건설기계를 활용하기 위한 작업공간 인식기술, 작업모드, 시나리오 생성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는 향후 건설기계 H/W 플랫폼이 상향평준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최종적으로 건설장비 자동화 시장의 게임체인저는 S/W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미래 건설기계 시장에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건설산업과 기계산업이 융합해 다양한 자동화 솔루션을 확보한 S/W 플랫폼을 선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이 뚜렷한 자동차 산업과 비교해보면 최적화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로봇암을 이용해 조립하는 동시에 제품의 품질에 대한 평가가 자동으로 이뤄지지만 건설현장의 경우 현장의 지리학적, 기후적 현장 변동성으로 인해 자동화 작업 후 구조물의 품질을 O.K 또는 N.G로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자동화 장비의 도입과 더불어 시공 과정 중의 데이터 흐름을 이해하고 종합적인 기술적 판단을 통한 현장관리가 필요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조진우 수석연구원(사진)은 “자동화 건설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실제 개발된 기술들이 현장에 적용돼야 하며, 이러한 과정 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인증의 문제”라며 “이러한 문제는 특히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행하면 그에 대한 대안으로 기술을 개발하게 되고 개발된 기술은 검증과 기준화를 통해서 실제 현장에 적용되게 된다”며 “여기서 기술의 검증과 기준 반영을 위해서는 성능평가 기준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체계가 필수적이지만 투자 공백이 존재하며 자동화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예산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산업 특성 상 어떤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인된 인증서를 요구 받게 되는데 스마트건설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성능평가 기준이 부족한 실정이다. 건설장비 자동화 기술은 단순 정보만 전달해 주는 MG(Machine Guidance) 기술인지, 장비 제어가 가능한 MC(Machine Control) 기술인지, 원격제어를 이용한 무인시공 기술인지 정도의 키워드 중심의 스마트 건설 해당 여부만 검토가 가능하다. 또한 개발된 기술의 정확도, 실시간성, 자동화율 등과 같은 구체적인 성능평가 기준이 없어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어렵게 개발한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성능평가는 물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실증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현재 국내에 몇몇의 실증 인프라 시설이 있지만 대부분 나대지(裸垈地) 수준으로 동일조건, 반복 성능평가가 가능한 평가 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장비 자동화 기술 개발의 최종단계인 4단계까지 연구와 기술 개발을 수행해야할 필요가 있다.

장비 자동화 기술 개발의 4단계를 살펴보면, 1단계에서는 장비, 센서 등의 H/W를 구축하게 되며, 2단계에서는 S/W 플랫폼을 통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송수신, 저장, 분석하는 단계다. 이후 3단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국가 기준을 수립하게 되며, 최종적으로 4단계에서는 기술이전, 교육, 현장적용 등의 생태계가 조성된다.

미국과 같은 선도국의 경우 현재 3단계에서 4단계 사이의 개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일부 선행 연구들을 통해 1단계 수준인 H/W 구축단계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건설기술개발사업 3세부 과제 ‘디지털 기반 도로 건설장비 자동화 기술 개발’를 통해 최종 목표인 4단계에게 도달하는 것을 최종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화 장비와 관련된 국가 건설기준 제정과 현장 중심의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조 수석연구원은 “자동화 건설기술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의 자동화 기술의 가치는 현재보다 적은 인원, 적은 공사일수로 동일한 공사량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이러한 생산성 관점 외에도 인구감소, 고령화 등의 사회적 관점에서 건설현장의 지속 가능성과 건설산업의 인식 개선 효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화 기술을 통한 노동력 절감과 공사일수 감축은 직접적인 생산성 효과뿐 만 아니라 향후, 어쩌면 현실의 문제일 수도 있는 현장 기술노동자 부족, 인재확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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