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지역 재난대응형 통합플랫폼’으로 체계적 재난재해 관리방안 마련
‘쇠퇴지역 재난대응형 통합플랫폼’으로 체계적 재난재해 관리방안 마련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4.02.19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쇠퇴지역 재난재해 진단시스템 분석결과(예시)-전국 시군구
쇠퇴지역 재난재해 진단시스템 분석결과(예시)-전국 시군구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쇠퇴지역은 재난재해 발생 시 신도시 등 신개발지보다 인적·물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며, 이에 따른 복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쇠퇴지역의 재난재해 대비와 회복력 강화가 필요하며, 이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재산·목숨 등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쇠퇴지역의 노후·불량주택 밀집지역은 사회적 재난, 침수, 붕괴, 화재 등의 자연재해 위험성이 높고,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의 재난재해 발생 시 대처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물적·인적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노후주거지 등 쇠퇴지역은 도로 등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화재·붕괴·침수·폭염 등 재난재해 발생 시 소방차·구급차 등의 접근이 어려워 2차 피해의 발생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쇠퇴지역의 재난재해 대응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35, 36조에 따라 특별재생지역을 지정하고 맞춤형 계획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고, 국토교통부는 지진 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시를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해 재난복구를 지원했다. 하지만, 특별재생사업은 재난발생지역 복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예방·대비·대응 측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는 실정이다.

재난재해 위험성 분석체계 비교
재난재해 위험성 분석체계 비교

또한, 132개 도시재생사업의 재난재해 대응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1189개의 도시재생 세부사업 중 재난재해 관련 내용은 689개(약 57.9%)로 파악됐다. 하지만, 대부분 사업이 생활안전 관련 사업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있는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쇠퇴지역의 재난재해 취약성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특화재생과 연계해 방재인프라 구축과 도시 내 위험지역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발생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재난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난재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수행된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국책연구과제 ‘쇠퇴지역의 도시공간 위험성 분석 및 도시회복력 향상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쇠퇴지역 재난대응형 통합플랫폼’이 구축됐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이 주관으로 구축한 통합플랫폼은 지진, 붕괴, 화재, 폭발, 폭염, 강풍, 폭우, 폭설 등 8대 재난재해 유형별 취약성을 100m×100m 격자단위로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쇠퇴지역 재난대응형 통합플랫폼은 재난재해 취약성을 분석하는 재난재해 진단시스템, 취약한 재난재해 유형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계획수립 지원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재난재해 진단시스템의 경우, 전 국토를 대상으로 재난재해 위험정도를 1~5등급으로 구분해 전국, 시·군·구, 읍·면·동, 100m×100m 격자단위로 즉시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진단시스템은 기존 집계 단위보다 작은 격자 단위(100m)로 구축돼 보다 정확한 재난이 취약한 지역의 위치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또한, 전 국토의 재난 위험도에 대한 상시적인 DB를 활용할 수 있어 분석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7월 대전광역시 서구 일부 지역에서 폭우에 따른 침수피해가 발생했는데, 집계구 단위 분석에서는 침수에 안전한 지역에 해당됐지만 격자 단위(100m) 분석에서는 취약한 지역으로 분석된 만큼 기존 시군구/집계구 단위 분석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수립 지원시스템은 재해재난의 발생 위험성이 높은(1~2등급) 지역을 대상으로 재난 발생 시 피해를 사전에 저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폭우에 취약한 지역의 경우 차수시설(저지대), 빗물저장시설(옥상), 저류 침투시설(지하) 등의 맞춤형 솔루션 정보와 기술을 제안할 수 있게 된다.

LH 토지주택연구원 쇠퇴지역재생역량강화연구단 이삼수 단장(사진)은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공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또한, 공공의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도시전체를 대상으로 재난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쇠퇴지역 재난대응형 통합플랫폼을 활용하게 되면 재난재해의 취약성이 높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재난재해 유형별 취약특성에 맞게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난재해 관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특히, 통합플랫폼을 통해 재난대응에 취약한 지역들이 대응·복구 중심의 관리체계에서 나아가 선제적으로 재난재해를 예측하고, 재해발생시 재산과 인명 피해 최소화에 대안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LH 토지주택연구원은 통합플랫폼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건설현장 디지털기록 얼라이언스(㈜웨이버스, ㈜인포씨드, ㈜팀워크, 소프트캠프㈜) 협의체) 간의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재난재해 대응모델 개발을 위한 첫 발걸음이 시작됐다.

이에 LH 토지주택연구원은 연구성과가 도시 내 쇠퇴지역에서 전 국토로, 공공에서 민간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재난재해에서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지역과 주체들과 함께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