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와 융합한 미세 시술로봇, 안전한 디지털 헬스케어 가능해진다
AI·빅데이터와 융합한 미세 시술로봇, 안전한 디지털 헬스케어 가능해진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06.14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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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 이득희 단장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봇이 이제 IT메디컬 분야를 주도하는 대체 의료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료로봇이 의사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까다로운 시술과 수술을 안전하게 소화하며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8년 신개발 의료기기 전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수술 로봇 시장은 오는 2021년 9조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술 로봇은 발전을 거듭하며 의료 시장의 선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는 복강경 수술 로봇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세계 의료 시장 80% 안팎 점유율을 차지하며 우위에 있지만, 구글 알파벳, 존슨 앤드 존슨 등 미국 내 다양한 기업들이 인튜이티브 서지컬을 바짝 뒤쫓고 있다.

국내에서 역시 이에 맞서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이 4차 산업혁명 융합기술을 통해 시제품을 완성한 중재시술로봇 ‘닥터허준’을 예로 들 수 있다.

현대의 수술은 개복수술, 최소침습수술, 로봇수술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술 로봇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대형 병원을 위주로 보급돼 있고, 또한 몇몇 특정 질환에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연구단은 중소형 병원에도 보급할 수 있고,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보급형, 개방형 수술로봇인 ‘닥터허준’ 로봇을 개발했다.

의료로봇연구단 이득희 단장(사진)은 “앞으로 시술·수술로봇 기술이 개발될 방향은 자동화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한 로봇을 선보였다”며 “반복적인 시술들을 수술로봇을 통해 ‘자동화’한다면 치료의 정확성을 높여,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더 나은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며 고 설명했다.

‘닥터허준’은 카테터의 삽입과 조향을 담당하는 슬레이브 로봇장치와 카테터를 조정하는 마스터 조정장치, 카테터 조정을 유도하는 가상현실 시술 유도 장치로 구성 돼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 통증을 치료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 즉 뼈에 작은 구멍을 내고 특수한 카테터(고무 또는 금속 가는 관)를 삽입해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에 활용할 수 있다.

중재시술은 신체 피부를 매우 조금 절개한 뒤 내시경·엑스레이와 같은 영상의료기기를 몸속에 집어넣어 환부를 치료하는 방식으로, 시술도구가 정상 경로에서 몇 ㎜ 정도만 벗어나도 중요한 신경·혈관 등을 건드려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닥터허준과 같은 정밀한 로봇을 이용하면 이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시술자는 환자와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마스터 조정장치를 이용해 시술하게 되기 때문에 중재시술에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방사선 피폭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밀한 슬레이브 로봇장치와 시술유도장치를 이용해 안전하고 효율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단장은 “연구단은 지난 10여 년간 가상현실‧증강현실 수술 내비게이션 시스템, 카테터 중재시술 로봇, 미세수술 로봇 등을 개발하면서 의료정보‧의료로봇과 관련한 원천 기술을 확보한 상태”라며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정밀 의료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단에서는 뇌혈종 제거 수술 로봇, 경비강 뇌하수체종양 절제 미세수술 로봇을 개발했으며, 나아가 척추수술, 심혈관/심장 카테터 중재수술의 가상현실 유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의료로봇연구단은 KIST의 기관고유과제를 통해 의료로봇의 원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질환 조영 기술, 가변강성 카테터, 정밀 반복 작업의 자동화 기술 등이다.

이 단장은 “의료로봇은 성능의 검증과 함께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개발시간이 요구되는 분야다. 장기적이고 꾸준한 관심으로 의료로봇 연구를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KIST 의료로봇연구단은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이용한 데이터 기반 연구 (data-driven research)라는 최신의 연구추세에 발맞춰 의료 빅데이터 기반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자동 시술 로봇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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