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비리튬 배터리 장점만 모은 ‘XRB’ 출력·내구성↑ 유지관리 비용↓
리튬·비리튬 배터리 장점만 모은 ‘XRB’ 출력·내구성↑ 유지관리 비용↓
  • 전수진 기자
  • 승인 2024.06.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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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증가하면서 배터리 사용 주기가 6시간 이상에서 일간, 주간을 넘어 계절단위의 장주기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간 주로 사용돼왔던 리튬배터리는 화재 위험성이 크고, 에너지 저장 용량을 키우는 데 큰 비용이 드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장주기 ESS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비리튬계인 플로우 배터리(RFB)는 출력과 용량이 분리돼 장주기에 유리하고 화재 폭발위험이 없으며 충·방전 회수도 리튬에 비해 10배 이상 긴 특징이 있다.

이러한 RFB의 시장규모는 현재 리튬계 ESS의 1/10정도이나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다. 현재 글로벌 장주기 ESS 시장은 비리튬계 특히 RFB의 성장속도가 가파르지만 이 또한 중국이 선점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플로우 배터리 기술 개발이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기존 리튬배터리와 플로우 배터리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한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존 RFB보다 동일 스펙(비용)에서 2~3배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고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것은 물론 화재·폭발걱정 없이 10배 이상의 초장수명 성능을 자랑하는 배터리가 개발된 것이다. 콤팩트 타입의 단주기용의 경우 기존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XRB 스택 플랫폼’이 그 주인공이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엑스알비㈜는 XRB 스택 플랫폼 기반의 고출력 장주기 ESS 제품과 정체형 단주기 ESS 제품을 통해 ESS 제조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기존 폼팩터(전해질 탱크와 펌프 및 배관이 결합된 상태) 형태를 갖는 고출력 ‘VRFB’와 리튬과 같은 폼팩터를 갖춘 정체형 ‘SVRB’의 두 가지 제품이 바로 그것이다.

흐름형인 고출력 VRFB 장주기 ESS의 경우 확장형 스택 구조에 의해 스택 내 차압을 1/3 이하로 줄이고, 정격 출력이 3배 이상 증가된다. 또한, 출력 당 스택 단가($/kW)는 40% 가량 개선되고, 전체 시스템 설치비용도 10%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스택 내구성의 획기적 증가로 플로우 배터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전해액 누설 확률이 사실상 사라짐에 따라, 배터리 분야 유지보수 비용도 현장 출동 업무 급감으로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RFB의 경우 운전모드가 정격 이하에서만 가능하지만, 고출력 VRFB의 경우 펌프 프리운전, 정격 운전, 고출력 운전 등 발전부와 부하에 따라 다양한 운전모드를 통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정체형인 SVRB 단주기 ESS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확장형 스택 구조에 의해 기존 셀보다 충·방전 용량을 3배 이상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기존 정체형 바나듐 배터리보다 고농도의 전해질 혹은 점도가 높고 가격이 낮은 고에너지 밀도의 유기전해질 등을 사용할 수 있어 3배 이상 고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성 증대 효과도 볼 수 있다.

엑스알비 황승환 대표이사(사진)는 “XRB 배터리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했다. 장·단주기 ESS에 모두 활용 가능한 독특하고 고유한 기술로서 전기, 화학, 기계 분야의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며 “계속해서 각 분야의 최적화를 위한 자체연구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AI 기반 BMS, 통합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배터리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으로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라며 “ESS용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및 산업 전반에 걸쳐 XRB 배터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 엑스알비는 고성능의 이차전지를 위해 배터리 재료의 특성과 안정성, 고효율화, 내부식성 연구 등 레독스 흐름 배터리용 소재를 연구 개발 중이다.

또한 국내외 유수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XRB 배터리용 40wh/ℓ, 3몰 이상의 고농도 바나듐 포뮬라를 개발·최적화할 예정이며, 특히 지금까지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저가이지만 점도가 높아 사용하기 힘들었던 오가닉 전해질을 정체형 XRB 배터리용으로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엑스알비는 전해질이 흐르는 유로와 주변부의 마이크로 나노 다이나믹스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구조 최적화를 진행 중이며 배터리 스택부터 기계, 전기파트를 포함한 모듈 구축부터 양산 공정 개발까지 배터리 생산의 전 과정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황 대표는 “올해 말부터 파일럿 공장 설립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실증과 생산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초기에는 주파수제어, 피크감축, 부하이동, 변동성 제어 등이 필요한 유틸리티사 또는 신재생 발전사 위주로 고도화하고, 이후 안전성과 공간적 제한이 있는 EV 충전 스테이션, 빌딩용 UPS 그리고 친환경 선박용 ESS 시장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내 리튬기반 배터리는 산업생태계가 잘 형성돼 있고 글로벌 경쟁력도 우수하다. 이에 비해 비리튬계는 이제 태동기에 불과하다”며 “두 분야는 마켓 섹터가 다를 수 있지만 ESS 축면에서는 서로 보완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치열한 글로벌 경쟁체제하에서 서로 협력모델을 잘 만든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엑스알비는 ESS가 필요한 영역에서 다양한 협력모델을 만들며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술개발에 앞장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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