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전환이란 무엇인가
모빌리티 전환이란 무엇인가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11.22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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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우리나라의 초고속 경제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기반 시설로서 교통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제성장기에 급격하게 증가된 여객과 화물 수요를 효율적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수송하기 위해 기간 교통인프라의 구축과 운영에 정부 교통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오랜 시간동안 사회적인 합의와 경험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온 교통체계를 우리나라는 단기간의 급속 경제성장을 위해 압축적으로 구축·운영함으로써 발생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한정된 재원으로 교통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효율성을 인프라 구축의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지역별, 사회경제적 계층별로 접근할 수 있는 이동 서비스에 격차가 발생했다. 또한, 그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권에서는 교통인프라가 대거 공급에 따라 추가적으로 발생된 교통수요에 의해 극심한 교통혼잡과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지방부는 원활한 교통서비스가 공급되지 못해 교통소외지역이 발생하고 있고 이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돼 온 점들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모빌리티로의 전환에서 찾을 수 있으며, 전통적인 교통과는 다른 모빌리티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은 자율주행차, 도심형항공운송수단(UAM)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등장과 맞물리고 있다. 하지만, 모빌리티의 정의를 내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본인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한 장소에서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다른 장소에서 충족시키기 위해 이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또는 가능성을 모빌리티로, 모빌리티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단, 시설, 서비스, 법·제도 등 일련의 체계를 교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적 성장기에는 공공은 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주체로 이용자는 공공이 정한 교통체계에 자신의 니즈를 맞춰 이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성숙기로 접어들어 점차 개인화되고 다양화됨에 따라 통행의 개념도 개인의 시간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서비스로 전환되고, 개인에게 특화된 맞춤형 이동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로 비추어 모빌리티 전환이란 과거에 공공이 정한 교통서비스에 이용자 본인의 니즈를 맞추던 체계에서 자신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이동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체계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환은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하지만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상적인 모빌리티 전환의 모습은 현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첨단 기술을 교통체계에 접목시켜 ‘누구나가 언제 어디서나 본인이 원하는 대로 안전하고, 빠르고, 편리하고, 쾌적하게,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보편적인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현’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교통이 가진 네트워크의 특성과 상당히 유사한 분야가 통신분야다.

한국교통연구원 모빌리티전환연구본부 김영호 본부장(사진)은 “휴대폰은 과거에는 특정 장소에서 특정 계층만 사용하던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지만, 휴대폰은 현재의 스마트폰으로 발전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대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통신분야에서는 전화 또는 데이터 이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한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지출됐지만,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후에는 사용량 증가에 대한 한계비용이 거의 0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교통분야는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초기 투자뿐만 아니라, 추가 승객 수송에 소요되는 한계 비용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추가 승객 수송에 소요되는 한계 비용은 교통수단의 동력원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운전자를 자율주행으로 대체하며 유휴 교통수단을 공유해 운영할 수 있다면 통신분야와 같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기술의 혁신을 통해 모빌리티 분야도 통신분야와 같이 ‘보편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이 가능하며, 모빌리티 전환은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현재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장으로 우리나라가 모빌리티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편적인 이동서비스와 부가가치는 우리가 모빌리티 전환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교통연구원 모빌리티전환연구본부는 미래 교통혁신을 선도하고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발굴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기술혁신을 교통체계·서비스에 접목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 전환을 선도하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스마트 모빌리티서비스, UAM 등과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의 도입과 확산에 필요한 정책적 지원 방안, 법제도적 개선 방안 도출을 위 노력하고 있다. 또한, 모빌리티전환연구본부는 정부와 함께 국민 교통편의의 획기적 증진과 모빌리티 전환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한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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