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재이용부터 에너지 재활용까지… 자연 친화 정수 시스템 주목
물 재이용부터 에너지 재활용까지… 자연 친화 정수 시스템 주목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3.03.2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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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현재 지구에 있는 물 97%는 바닷물로, 우리가 쓰고 마실 수 있는 물은 2% 미만이다. UN은 오는 2030년 물 부족 현상으로 세계 인구 15%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물을 마셔야 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해수담수 시 바닷물을 끓이는 증발법은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고 냉각하는 방식으로, 물의 품질이 좋지만, 에너지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인 역삼투법은 에너지가 덜 들지만, 염분 제거가 어렵고 화약약품을 많이 사용하므로 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증발법을 사용해 물을 생산하면서, 기존 단점이었던 에너지 효율 문제를 해결한 장비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SMVR(Smart Mechanical Vapor Recompression)이 그 주인공이다.

SMVR은 증발한 수증기를 터보증기압축기로 고온의 에너지로 만들어 가열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고효율 시스템이다. 담수화와 폐수처리 장비로 사용되며 높은 에너지 효율과 공간 집약적 모듈, 자연 친화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터보증기압축기, 열교환기 등으로 구성되는 SMVR은 물이 증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620kcal/kg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고효율 장비다. 기존의 증발시스템인 TVR, MED, MSF 등과 비교하면 효율이 5~25배가량 높다.

바닷물, 강물, 지하수 등을 정수해 고품질의 먹는 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산업폐수, 생활하수 등을 정수해 ZLD(무방류)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매우 적합한 장비로 손꼽히고 있다. 이를 위해 SMVR을 아파트, 빌딩, 리조트, 도서 지역 등에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소형화했다.

먹는 물 생산 시 화학약품과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100% 살균처리 된 고급의 식수를 만드는 친환경적인 설비이자 농축 수를 건조해 살균 처리된 고품질의 소금을 생산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SMVR은 도심지역의 아파트, 주택, 업무용 빌딩 등에 설치해 생활하수를 정수해 도심의 하천에 흐르게 함으로써 하천의 수량을 확보할 수 있고, 수질 개선은 물론 도심의 미세먼지 저감과 온도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하수종말 처리장의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의 고도화로 산업용수의 사용량과 산업 폐수량이 늘고 있어 처리에 대한 비용과 환경오염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SMVR을 사용해 무방류시스템(ZLD), 최소방류시스템(MLD) 달성으로 환경문제와 공업용수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두원티이지㈜는 지난 1990년 두원정밀 설립 이후 2018년 신규사업으로 담수·폐수 처리사업에 진출하면서 두원티이지를 설립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산업용 고속자동문 생산과 SMVR을 이용한 담수 및 폐수처리 장비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수행 중이다.

두원티이지는 연구소 기업을 신규로 설립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MEMS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실증할 계획을 밝혔다.

두원티이지 배유근 대표이사(사진)는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MEMS 방식은 두원티이지가 가지고 있는 SMVR 방식과 보완적인 기술”이라며 “SMVR 적용이 어려운 지역에 MEMS가 보완적인 방안으로 다양한 고객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MEMS 기술을 이전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증발해 정수하는 방식은 같지만 SMVR은 전기에너지만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전기가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MEMS는 태양열과 히트펌프, 친환경 보일러 등으로 구동하는 방식으로 전기가 부족한 도서지역과 후진국에서 담수를 하기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두원티이지는 SMVR과 MEMS를 생산해 데이터화 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SMVR과 MEMS 장비 완성 후에는 물이 필요한 어떠한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생산해 국내를 넘어 해외 기업들과도 SPC를 설립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 자금과 연구조건 등을 개선해 많은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고효율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식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SMVR은 현재 개발된 증발시스템으로서는 최대의 효율을 나타내는 장비이지만 아쉬운 것은 학계나 산업계에서 SMVR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낮아 더 많은 곳에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구촌의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해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산업폐수, 생활하수 등 오염으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해결하고 지구를 살리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기술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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