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철도기술의 기반, ‘KTCS’
미래 철도기술의 기반, ‘KTCS’
  • 전수진 기자
  • 승인 2024.03.22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미래 철도기술은 철도운행환경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데 필요한 기술이 개발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도시철도, 경전철에 적용되고 있는 무인운전을 일반철도, 고속철도에도 적용할 것이며,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철도는 승객을 대규모로 수송하고 정시성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획일화된 운영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철도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한계가 있고, 철도이용자의 이동성(서비스 수준)이 낮은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최근 철도산업에서는 안전성을 고려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유무선 통신기술, 소프트웨어기술의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전부터 안전한 열차 무인운전, 자율주행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인 열차제어시스템의 국산화·고도화를 모색한 기술개발에 힘써왔다.

열차제어시스템은 선로 위를 움직이는 도시철도, 고속철도 열차의 위치를 검지해 열차 간 안전간격을 제어하고, 선로나 열차에 이상이 생기면 접근 중인 열차를 비상 정지시키고, 열차의 운행 시간을 관리하는 매우 중요한 설비이다.

현재 무인운전 중인 신분당선, 인천 2호선 김해·부산 경전철은 Thales 사의 시스템이 적용됐고, 경부선, 호남선 등 일반선에는 BT 사, Thales 사, Hitachi 사의 ETCS(Europeon Train Control System)가 도입됐으며 고속철도에는 Hitachi(구 Ansaldo) 사의 ATC(Automatic Train Control)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열차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하는 설비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많은 로열티를 주고 외산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했기 때문에 수리 등 사후관리(AS)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열차제어통신연구실은 지난 2010년 철도전용 무선통신망(LTE-R) 및 WiFi 기반 무인운전을 지원하는 열차제어시스템(KRTCS, 현 KTCS) 개발에 착수해 2014년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인 KTCS의 국산화에 성공하였다.

연구원은 KTCS의 개발과정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개발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성 인증체계와 영업운전 열차를 이용한 성능검증을 적용했으며, 지상 신호설비와 차상 신호 장치 간 상호운용성까지 확보하며 안전과 신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KTCS 제어장치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안전성 인증은 국제규격 IEC 62278(Railway applications-Specification and demonstration of reliability, availability, maintainability and safety·RAMS)를 적용했으며 KTCS 개발에 참여한 3개 기업은 안전성 수준이 가장 높은 SIL4(Safety Integrity Level 4) 인증을 획득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열차제어통신연구실 윤용기 실장(사진)은 “KTCS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목포 근방의 대불선에 시험선을 구축해 KTCS의 성능을 검증했으며, 시험선의 길이는 약 12km(일로역~대불역)로, 시험열차는 경의선 전동차와 차세대 전동차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KTCS 개발에는 LS일렉트릭(구 LS산전), 현대로템 컨소시엄, 에스트래픽 컨소시엄이 참여했으며, 3개 컨소시엄 간 상호운영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으로 손꼽힌다. LS일렉트릭의 지상 신호설비와 현대로템의 차상 신호 장치 간 조합, 에스트래픽의 지상 신호설비와 LS일렉트릭의 차상 신호 장치 간 조합 등 모든 조합에서 무인운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KTCS는 2022년 5월에 개통한 신림선에 적용되어 상용화에 성공했고, 동북경전철, 부산 양산선 등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러한 KTCS가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100% 국산화된 철도시스템을 확보했고, 한국의 철도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현재 열차제어통신연구실은 열차 자율주행기술과 이음 5G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열차 자율주행기술 개발과제는 올해 종료될 예정으로 KTCS의 후속 주자가 될 전망이다.

윤 실장은 “KTCS는 지상 신호설비와 차상 신호 장치로 구성되지만, 자율주행시스템은 지상에 설치되는 지상 신호설비를 최소화하고 대부분 기능을 차상 신호 장치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며 “선행 열차와 후속 열차 간 안전간격 제어는 열차 간 직접통신을 통해 열차가 직접 제어를 하고, 분기 구간에서의 열차진로제어는 열차가 선로전환기를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디지털기술, AI 기술이 철도에 반영되면서 철도의 디지털 전환이 주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실에서 개발 중인 핵심기술은 차상 간격/분기 및 자동운전 기술, 열차 자율주행 기반 가상편성 기술, 초저지연 통신기술 등”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공유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철도를 구성하는 시설, 차량, 전력, 신호, 통신 간 데이터 공유가 유기적으로 진행되도록 데이터 생성, 저장, 공유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