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 기반 생산시스템의 혁신,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OSC 기반 생산시스템의 혁신,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3.12.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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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현장(on-site)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기존 건축·건설 생산시스템으로 인해 건설산업은 위기에 직면했으며, 노무자의 고령화, 숙련공의 부족, 안전 사고의 증가, 민원 발생 증대 등 사회적인 환경 변화는 그 위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써 OSC (Off-Site Construction) 기반의 생산시스템이 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건설산업은 현장의 여건과 사정에 따라 건축·건설 프로젝트의 성패가 좌우되며, 인력에 과도하게 의존해야 하는 관리 형태가 건축·건설 산업의 전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생산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확실성’으로, 이 불확실성은 비용, 기간, 품질, 안전 등 사업의 성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계-제작-시공 등 생산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하며, 현장 중심의 생산 방식이 제조 중심으로 변화돼야 하고, 각 단계별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ICT 산업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한 스마트 기술의 보급과 확산은 OSC 생산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촉진시키기는 계기가 됐으며, 비효율성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OSC 기술 가운데 컴포넌트, 패널, 모듈 등 설계와 제작 기술에 비해 설치, 시공 기술 수준은 상당히 우수한 편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OSC 생산방식의 시장 규모 현황을 살펴보면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전체 건설 시장에서 OSC 생산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은 3~4%, 영국은 약 2%에 해당하는 반면, 국내는 약 0.2%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해외 OSC 방식은 철재, 콘크리트, 목재 등 다양한 재료와, 컴포넌트식, 패널식, 모듈식 등 다양한 공법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모듈러 방식과 PC 방식 등으로 극히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의 경우, 이미 학교, 호텔, 주택 등 다양한 유형에 이미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착수를 진행 중인 과정에 있듯이, OSC 시장 측면에서 볼 때 선진국과 기술 격차는 상당히 큰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외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OSC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설계 정보와 제작·운반·조립 등에 요구되는 시공 정보의 통합관리(data integration)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바로 DfMA(Design for Manufacturing and Assembly, 제조·조립 기반 설계)라 볼 수 있다.

다수의 설계자와 시공자가 참여하는 건설 프로젝트의 성패는 설계·제작·운반·시공 상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해 최적의 성능을 확보하도록 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OSC 방식이 설계 초기 단계에서 제작·운송·조립 등 후속 업무의 내용의 원활한 피드백이 이뤄져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DfMA 설계 기술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축정보모델링) 기술의 고도화, 스마트 기술의 확산과 함께 기술적 측면에서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주대학교 차희성 교수(사진)는 “OSC 방식은 기존의 전통적인 생산방식의 한계라고 볼 수 있는 불확실성의 감소가 가장 큰 기대효과일 것”이라며 “이러한 효과는 궁극적으로 건축 및 건설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서 비용 감소와 공사기간 감축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를 낳게 되며 품질, 안전성 확보와 더불어 환경 친화적인 건설산업으로의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OSC 기술 개발과 보급 확대를 위해 국토교통진흥원에서 발주한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 연구과제가 수행된 바 있으며, 지난 2020년에는 ‘OSC 공동주택 연구단’이 출범해 OSC 기반의 설계·생산·시공 기술을 개발하고, 공동주택 생산시스템의 혁신을 이루고자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건설자동화·로보틱스학회 OSC 분과위원회에서도 국가 차원의 OSC 보급의 확산을 위한 산학연관 협력을 추진 중에 있으며, 다양한 제도 개선과 미래 OSC 기술 확산을 위한 연구 주제 발굴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OSC 보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제도의 정비와 시장의 확대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차 교수의 의견이다. 즉, 일반적으로 민간의 건설 시장은 공공 건설 시장의 방침이나 정책에 좌우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기술 지침서나 표준을 제정함으로써 민간의 시장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현재 미미한 OSC 방식 시장 규모를 정부 주도 하에 획기적으로 늘려 기술 개발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기술 표준의 제정과 시장 규모의 확대가 이뤄진다면 OSC 건축생산기술의 보급과 확산은 자연스럽게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통적인 건축·건설생산기술은 새로운 변화나 혁신에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참여 주체들, 즉, 발주자, 설계자, 제조업체, 시공자로 하여금 스스로 변화와 혁신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OSC 생산 방식은 현재 전통적인 생산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새로운 건축·건설 생산시스템으로, 이러한 건축·건설 생산시스템의 변화와 혁신은 국가와 국민의 삶의 질적 향상과 복리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OSC 생산 방식과 같이 혁신적인 건축·건설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한 노력을 통해 향후 건설산업이 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돋움해 미래에 주목받는 산업의 형태로 변모하게 될 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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