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정부는 미래 산업을 대비한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도심항공교통(UAM)의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며, 또한 과기정통부와 연구기관, 이통사들은 5G보다 빠른 6G를 목표로 기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UAM, 6G와 같은 미래 기술들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요소로 ‘소재‧부품’ 기술 개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ETI 융복합전자소재연구센터 유찬세 센터장(사진)은 “반도체 소부장 기술 이슈 이후 정부와 기관‧기업은 현실대응을 위한 국산화 기술개발에 힘을 쏟았고, 이것이 어느 정도 안정화됨에 따라 미래 기술개발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UAM이나 6G 등 선진화된 기술 요구가 높아지면 소재부품 기술도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공급망을 점차 확장하면서 현재와 미래 트랙을 나눠 현실대응과 미래를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유 센터장은 ‘신뢰성’을 중심으로 소재부품 기술의 레벨을 설정하고 있다. 레벨1은 전자기기 소재부품, 레벨2는 자동차 등 지상모빌리티를 위한 전장부품, 레벨3은 지상으로부터 멀어져 극한 환경에 처하는 드론, UAM, 비행기, 우주선 등에 내재되는 소재부품이다.
이에 따르면 소부장 기업들도 레벨에 따라 신뢰성이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 UAM 부품들은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술고도화와 함께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활용해 융복합전자소재연구센터는 전기‧전자 소재부품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기 분야에서는 전력반도체를 이용한 전기차 충전시스템인 ‘온보드 충전기’ 개발에 한창이다.
전기자동차에 내장되는 충전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충전기 개발뿐만 아니라 전력반도체의 국산화도 모색하고 있다. 소재부터 부품, 시스템의 하위 모듈까지 커버하는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다.
유 센터장은 “3년 과제 중 1년이 지났고, 현재 해외제품과 유사하게 구현을 마쳤으며 올해부터 개발기업과 협업을 통해 반도체 부품의 모듈까지 직접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라며 “궁극적으로 전장기업에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 분야에서는 6G에 사용되는 소재부품, 특히 저손실 유전체‧도체 소재, 안테나 부품, 전자파 차폐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센터는 5G 통신 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는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2층 구조의 FCCL(연성동박적층판)을 구현했다.
FCCL은 유연하게 휘는 동박을 입힌 회로기판으로,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FPCB(연성회로기판)의 핵심 재료다. FCCL의 절연필름에 어떤 소재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무선 통신 신호의 손실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5G 통신의 품질을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고주파 대역(28GHz 등)의 5G통신 방식은 기지국과 휴대폰 사이의 도달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 발생 시 전송 신호가 손실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해 저유전 특성을 갖는 절연 필름의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된 바 있다.
센터는 저손실 구조의 고분자 소재를 활용한 중합 공정을 통해 두께 5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얇은 절연필름을 개발함으로써, 5G 28GHz 대역의 통신에서 유전 손실이 0.005 이하이며, 유전율 2.3 이하인 특성을 구현했다.
유 센터장은 “기술개발을 주도한 유명재 박사 연구진이 저유전 특성이 우수한 폴리페닐렌옥사이드 고분자 소재를 개질해 다양한 중합 공정을 시행했고, 결과적으로 FCCL 내 절연 필름 적용이 가능한 저유전‧저손실 특성의 소재 기술을 확보했다”며 “이번 개발 소재는 필름 형태로 제공돼 5G 고주파 대역 플렉시블 안테나 혹은 저유전 특성의 안테나 제작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ETI 융복합전자소재연구센터는 차세대 기술 분야의 핵심 전기‧전자소재부터 제조 기술을 아우르는 폭넓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전기·전자 정보 원천기술을 지속 확보해 UAM, 5G 통신 뿐만 아니라 국내 전자 산업의 자립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유 센터장은 “현재 6G 연구도 시작을 하고 있고, 대규모로 차세대 소재부품 기술개발 전망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적으로는 미래 지향적 소부장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도 패스트팔로워에서 퍼스트무버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KETI 또한 정부와 기업을 위한 브레인 역할로서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