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국제사회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선언하고 기술개발·정책수립·체계강화를 추진 중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과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환경 이슈에서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성 확보와 더불어 작년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로서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주요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에너지와 관련해 주요 국가들은 미래 재생에너지 패권 확보를 위해 자국 우선적인 정책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미국 IRA는 태양광 투자세액공제(ITC) 10년 연장 정책과 함께 제조업 밸류체인별 인센티브·세재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단 중국산 모듈은 견제 대상으로 태양광 누적설치용량 현재 110GW에서 오는 2030년 550GW, 2035년 1.0TW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RePowerEU의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RePowerEU 정책 개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를 추진 중이다. 제조업 르네상스와 인허가 기간 단축을 논의하고 있으며 태양광 누적설치용량은 현재 165GW에서 오는 2030년 750GW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2029년까지 모든 신규건물 지붕 태양광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태양광에너지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포스트 코로나 경제회복을 위한 재생에너지 설치 촉진에 나섰다. 세계최저 국가평균 LCOE 0.034$/kWh 달성과 더불어 태양광 누적설치용량 현 340GW로 높은 수치에 달하고 있으며, 2025년 건물형 태양광 누적설치용량 50GW, 2030년 재생에너지 누적설치용량 1.2TW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현재 태양광 시장은 중국의 독점에도 불구하고 2021년 기준 국내보급 태양전지 국산화율은 35%, 모듈 66%로 선방하고 있으며, 글로벌 모듈 출하량 상위 10개사 중 8개사가 중국 기업이지만 한화솔루션이 7위(8.1GW)를 차지하는 등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BMW 등 글로벌 RE100 기업의 국내 협력기업에 대한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에 따라 국내 기업에서도 ESG 경영에 대한 참여가 높아지고 있으며, RE100은 태양광과 풍력의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중심의 국내 산업의 해외 경쟁력 확보의 필수 조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산업통상자원부 태양광 R&D의 기획, 예산확보 및 전주기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사진)를 만나 태양광에너지 기술 시장과 국내 주요 R&D 현황과 더불어, 향후 태양광 시장의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
Q. 현재 국내 태양광에너지 관련 주요 R&D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RE100 실현을 가속화하고 태양광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체인저(game changer) 기술로서 실리콘의 한계효율을 돌파할 차세대 초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와 같은 박막 태양전지를 접합하는 탠덤(tandem) 태양전지 개발이 주목받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등의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 개발에 있어서 2030년까지 효율 35%, 2050년까지 40% 달성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양산 한계효율 도달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결정질 실리콘 기반 탠덤 태양광 상용화 기술 개발도 체계적으로 지원해 기술 전환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자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태양광에너지 기술은 어느 정도 발전됐다고 보며,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태양광 발전이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출력 모듈 개발이 선행돼야 합니다. 모듈 출력이 높아야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설치면적과 모듈, 인버터, 케이블 등 부품 수가 감소해 설치비용과 발전단가가 동시에 절감되기 때문입니다.
태양광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모듈의 경우 지난 50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효율향상과 더불어 단가저감과 장기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면형 모듈 개발을 통해 방위각과 경사각의 설치제한을 완화하고 이용률을 제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산효율은 매년 꾸준히 향상돼 양산 평균효율이 22%를 돌파해 23%대로 진입하고 있고, 제조단가는 지난 10년간 1/10로 획기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경년열화라고 불리는 사용 중 출력저하도 개선되어 모듈 제조업체들이 출력을 보증하는 기간이 20년에서 25년으로 향상되기도 했습니다.
태양전지로는 중국 LONGi Solar사에서 2022년 기록한 26.8%(면적 274cm2)가 세계최고 (안정화)효율이고, 양산기준에서는 23-25% 효율의 태양전지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결정질 실리콘의 이론적 한계효율은 29.4%로, 제조단가를 유지하며 도달할 수 있는 양산 한계효율은 26-27%로 전망되므로 양산기술이 양산 한계효율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와 모듈은 양산 한계효율이 달성되면 향후에는 저가화와 더불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검토하고 있는 탄소국경세(CBAM)에 대응하기 위한 전주기 저탄소 전략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Q. 국내 태양광에너지 산업의 발전과 해외 진출을 위해서 필요한 점이 있다면.
수출중심의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와 해외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한 RE100 강화, 그리고 이를 위한 태양광 내수시장 육성이 필수적입니다. 우선적으로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태양광 제조기업에 대한 세재지원 방안이 있고, 중국이 수출하지 못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및 수출전략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탠덤 및 저탄소 모듈 등 차세대 한계돌파 기술선점을 위한 지속적인 R&D와 전략특허·국제표준 확보 지원은 꾸준하게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Q. 앞으로 태양광에너지의 역할은.
탄소중립 R&D 로드맵 작성 시, 태양광의 역할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전기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탄소중립은 단순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환경이슈가 아닌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경제 3강이 경쟁국을 따돌리고 미래경제를 주도하기 위한 신경제질서로서 글로벌 에너지 투자유치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불변의 진리는 모든 지구상의 에너지의 근원인 태양은 탄소 배출 없이 내일도, 내년에도, 2050년에도 매일 떠오를 것이라는 것입니다.
Q. 태양광에너지의 보급 확산, 그리고 인식 개선을 위해 정책적·사회적으로 필요한 점이 있다면.
RE100 지원을 위한 태양광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부지확보를 위한 주민수용성 개선이 절실합니다. 주민수용성 개선을 위해서는 지자체 참여·주민 참여를 통해 태양광 발전의 소득이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공유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올바른 홍보와 교육이 중요합니다. 규제와 주민수용성 개선을 기반으로 민간투자 확대를 통해 태양광 발전 공급확대를 위한 재원마련에 기여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의 젊은 세대들에게 청정한 환경과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