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디지털 전환,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우선
진정한 디지털 전환,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우선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1.12.01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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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전 세계는 ‘디지털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작년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전체 산업의 지능화를 촉진하는 ‘디지털 기반 산업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기존 산업들은 빅데이터, IoT, AI, 클라우드 등의 디지털 혁신기술과 융합을 바탕으로 성장동력을 모색,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기업과 기관에 올바르게 정착해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 마련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정부를 비롯한 산·학·연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많은 연구와 함께 이를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 중이다. 이에 <공학저널>은 고려대학교 디지털혁신추진단 이영환 교수(사진)를 만나 추진단이 수행 중인 디지털 전환 사업·연구와 우수사례, 이슈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 향후 계획까지 들어봤다. 

Interview. 고려대학교 디지털혁신추진단 이영환 교수

현재 고려대 디지털혁신추진단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 우수사례 발굴 사업에 대한 설명 바란다

저희 추진단은 빅데이터를 시작으로 마이데이터(MyData),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디지털 혁신(DX)의 모든 영역에서 연구와 사업화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100여 건이 넘는 연구 성과가 있습니다.

이번에 산업자원부, 한국산업진흥화협회(KOIIA)와 공동으로 2021년 제조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 우수사례를 발굴해 소개·확산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몇 가지 우수사례들을 예시로 든다면 A기업은 고객사와 협력해 고객의 제조 공정을 디지털로 전환했고, 그 성과로서 고객의 제조원가 절감, 매출 증대를 유인하고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한 사례입니다. A기업은 고객과 신뢰를 바탕으로 각종 제조 장비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장비 제조사에서 매뉴얼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A기업의 노력과 고객사의 지원으로 제조 장비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해 제조공정에 실제로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B기업은 경영 관리 전반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경우입니다. 법인카드 사용에서 발생하는 단순 반복된 업무와 예산 낭비를 내부 주체들이 직접 해결한 사례입니다. B기업은 내부 경영혁신 공모를 했습니다. 경비처리 시스템은 시중에 서비스가 있지만 내부 인력이 직접 카드 데이터 수집, ERP 연동, 경비처리 업무 비효율을 개선하는 등 기업 맞춤형으로 개발해 적용한 사례입니다. 디지털 전환 결과로서 투명해진 경비처리로 지출 절감, 업무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도출했습니다.

끝으로 C기업은 농업 기계인 트랙터를 지능형 스마트 트택터로 개발한 사례입니다. 최근 농업 환경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농업 인구의 고령화, 온난화로 인한 재배 환경 변화, 수익형 귀농귀촌 등 새로운 전환기에 있는 농업산업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것입니다. 트랙터에 각종 데이터 수집 센서를 설치해 트랙터 운영 현황, 고장 여부를 관리할 수 있고 향후에는 농지 데이터 센싱으로 원격 조정, 작물에 따른 자동화 등을 구현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고 합니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기존 과정에서 출발해 작은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내부 구성원이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생존 전략으로서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 조사 결과는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자 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외에도 추진단이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업 또는 활동이 있다면

저희 추진단의 기본 방향은 사회·국가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그 핵심은 디지털 데이터(Digital Data)에 있으며 정보주체인 개인의 데이터 권리를 위한 마이데이터, 안전한 데이터 유통을 위한 블록체인, 인간의 편익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가상과 현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메타버스 등 다양한 연구 개발과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 스타트업·대기업, 각 정부 기관·연구소 등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 전환과 함께 메타버스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실질적 메타버스가 실현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메타버스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되고 해석되겠지만, 우선 메타버스가 추구하는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메타버스는 목표가 아니고 수단입니다. 우리는 디지털 사회(Digital Society)를 실현하기 위해서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실시간, 몰입도, 연결성 등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으로 온전히 작동해야 합니다. 특히 ‘가상과 현실의 구분없이 디지털 데이터로 연결돼 실시간으로 작동하고 서로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아쉬운 부분 또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최근 모든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이야기합니다. 내년 국가연구개발이나 정책에 메타버스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서로 경쟁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경험했습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에 이어 이번에는 메타버스에 광풍이 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술은 디지털 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며 유행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것들이 아닙니다.

정부가 연구개발 정책에 시의성 있게 대응하는 것은 좋지만 한시적 유행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급조된 정책은 문제의 본질을 진단하여 개선하기 보다는 부실한 연구 성과만 양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빅데이터 플랫폼의 활용성을 더욱 제고해야 합니다. 소위 데이터는 원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원유 정제 공장만 있는데 여기에 자동차 공장을 짓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메타버스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근본이 되는 양질의 ‘디지털 데이터’ 확보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디지털 뉴딜 정책의 연장선에서 메타버스도 검토되고 추진돼야 할 것입니다.

추진단의 향후 계획은

저희 추진단은 고려대 내부 연구는 물론 사회 전반에 디지털 혁신 사례를 발굴해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합니다. 디지털 혁신을 인증하고, 아카데미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산학 협력을 통해서 기술 고도화·사업화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디지털 관광, 과학 행정 모델, 데이터 정책 연구,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 조성, 마이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모델 개발, 의료·이종산업 융합 헬스케어 모델, 스쿨 라이프 등 연구 분야를 광범위하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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