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 악취 패러다임, 악취 원천차단기술로 탈바꿈
하수도 악취 패러다임, 악취 원천차단기술로 탈바꿈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5.17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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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하수도의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설치된 악취저감기술들은 현재까지 악취가 발생한 다음에 처리하는 사후 처리 기술이 대부분이다. 이에 사전에 악취 발생을 방지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청천시(건기시)는 합류식 하수도로 오수만 유입돼 전량이 하수처리장으로 이송된다. 하지만 우천시는 우수와 오수가 혼합된 하수가 합류식 하수도로 유입돼 하수배출량이 증가하게 되며, 이로 인해 합류식 하수도의 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인 계획시간 최대 오수량 이상의 유량이 합류식 하수도로 유입될 수 있다.

이러한 합류식 하수관로의 유속 기준은 계획우수량에 대해 유속을 0.8 m/s에 3 m/s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을 따라 설계하면 우천시에는 적절한 유량과 유속이 생겨서 흐름에 문제가 없지만, 청천시에 오수량은 계획우수량에 비해 1/100 이상으로 적어 유량과 유속이 매우 느려지게 된다. 느린 유속은 퇴적을 유발하고, 그로부터 악취가 발생하며 황산이 생성돼 하수관의 부식을 가속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사후 처리 기술 중 하나인 정화조에서 악취를 저감하는 ‘공기주입식 SOB media 장치’는 수중에서 악취 물질이 생성된 다음 최종 방류조에서 SOB(황산화 미생물)를 이용해 생성된 악취를 저감하는 기술이다. 또한 스프레이 악취저감장치나 하수관로에 적용하는 탈취 장치들로 이미 생성된 기체상의 악취 물질을 저감하는 기술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거나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면 악취가 그대로 외부로 배출돼 시민들에게 노출되게 된다.

악취의 사후 처리가 아니라 사전 발생 방지, 즉 악취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면 악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악취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들은 악취없는 정화조, 간이복합단면, 통합형 악취방지 빗물받이 등이 있다.

하수관로 내 악취는 대부분 정화조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인분이 정화조 내부에서 2일 이상 머무르는 동안 혐기부패 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인분과 변기물을 분리해 변기물은 하수관로로 직배출하고 인분은 기존 정화조에 침강시켜 제거하는 기술이 악취없는 정화조 기술이다. 악취없는 정화조를 설치하면 인분이 현행 하수도법을 만족하고, 악취농도가 낮은 변기물을 배출하므로 하수관로 내 악취를 크게 저감할 수 있다.

간이복합단면은 하수관로의 동수반경과 조도계수를 조절해 유속과 소류력을 상승시키고 그 결과 청천시 퇴적, 악취를 저감할 수 있다. 특히 조립식 구조물로 시공이 쉽고, 빠르고, 안전하다는 장점이다.

또한 악취의 생성과 배출을 차단하는 장치인 통합형 악취방지 빗물받이는 상단으로 분리된 이토실을 통해 도로유출수 내 오염물질을 1차적으로 제거해 개폐부의 오작동이 거의 없으며, 관로 퇴적을 저감시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하부 타공망으로 강우가 배출돼 혐기화에 따른 악취생성을 억제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한국하수도기술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창업승인을 받아 지난 2014년 설립된 기업으로 하수관로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조사·진단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본 계획 용역과 하수도 악취를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악취저감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하수도 악취로 인해 심각한 불편을 느끼는 국민들을 위한 컨설팅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한국하수도기술 조정일 대표이사(사진)는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이러한 기술들은 하수도 악취 기술의 패러다임을 사후처리단계에서 원천적 차단기술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 개척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하수도기술에서는 신시장을 개척·선점해 기업이 성장하는데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도에 설치하는 악취저감기술들은 시공 후 유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한국하수도기술은 하수관로에 설치돼 있는 악취저감기술들을 IoT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하수관로 악취 개선을 위한 통합 솔루션 패키지를 구축하고자 노력 중이다.

또한 현재 악취기본설계 등 용역, 악취저감시설 설치, 컨설팅 등 업무를 전부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용역과 컨설팅, 시설 설치 업무를 구분해 회사를 분리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각각 분야에 전담할 수 있도록 해 전문적인 악취 회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하수도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국민들에게 매우 심각한 피해를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라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는 예산 확보가 중요하며, 한국하수도기술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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