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망’으로 더 안전해지는 도로
‘디지털 망’으로 더 안전해지는 도로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8.27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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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고속도로는 인간의 삶에 많은 사회·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도로 역시 점차 진화해 왔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고속도로 진화의 역사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하이패스를 꼽을 수 있다.

전자요금 수납시스템인 하이패스는 지난 2000년 6월 30일 시범적으로 시행돼 20년간 유지돼 오고 있다.

하지만 하이패스는 차로 폭이 좁아 속도를 시속 30km로 제한하다보니 차량정체와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패스는 달리는 속도 그대로 차량이 통과될 수 있도록 다차로 하이패스의 개념으로 새롭게 진화했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발전된 것이 스마트 톨게이트다.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던 도로는 이제 기술을 통해 인간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의 도로 정책은 도로 안전을 높이고,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교량, 터널과 같은 취약시설 보강을 신속히 완료할 뿐 아니라, 사고가 잦은 위험 구간을 단계적으로 발굴·개선해 교통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그 해결방안으로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가 제시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차량의 센서 기능과 위치 인식 기능을 보완하고, 자율주행의 이동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과 안전운전을 위한 C-ITS를 전국 주요도로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간 세종-대전 구간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서울·제주·울산·광주로 지역을 늘려가는 중이다. 2025년까지는 전국 고속도로에 C-ITS를 구축한다. 2027년에는 전국 주요도로에 C-ITS가 깔린다.

한국ITS학회 신치현 회장(사진)은 “앞으로 도로 자체가 하나의 ‘디지털 망’으로 발전할 전망이다”라며 “완전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열리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실현될 것 같지만 이를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C-ITS의 핵심기술인 WAVE 기반 V2X의 도입은 교통사고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아직 진행되고 있는 여러 C-ITS 실증사업을 통해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안전장치(safety feature)에 대한 확신과 효용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V2X의 경우 상대 차량에 OBU(차량에 탑재되는 보조적인 장치)가 없다면 핵심 기능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또한 연도별 편차는 있지만 교통사고의 절반은 폭 9m 미만의 도로에서 발생한다. 각종 유틸리티와 부속물, 주정차 등 무질서한 도로 환경에 보행자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이면도로다.

신 회장은 “이면도로는 통신사들이 관심을 가지는 많은 정보의 빠른 취득 보다는 V2X를 통한 OBU 간 신속한 인지로 사고 위험을 알리는 것이 최우선시 되어야 할 공간”이라며 “아직까지 이면도로에 C-ITS의 적용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V2X 서비스를 실감하기까지 오랜 기간 이상 소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C-ITS는 또 다른 패러다임으로 도로에 스며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 회장은 이에 대한 과감한 재정투입과 정책지원이 이뤄진다면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C-ITS·자율주행차 부품 기업, S/W 개발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도 C-ITS의 본격적인 확산에 대비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술규격, 표준 등 관련 기준과 해외 기술동향 정보를 민간과 공유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이 역할을 한국ITS학회에서 함께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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