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안전 골든타임 ‘선제적 유지관리’로부터
도로 안전 골든타임 ‘선제적 유지관리’로부터
  • 이상오 기자
  • 승인 2020.08.19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시설물 노후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진행된다. 현재 국내 30년 이상 노후 시설물이 전체의 약 18% 가량 차지함에 따라 향후에도 공공시설물의 안전문제는 시설물의 노후화 속도만큼 급격히 심각해질 위험이 있다.

현재까지 국내 시설물 유지관리 업무체계에서는 효율적인 유지관리가 어려웠다. 현행 유지관리 업무는 안전진단 후 상태등급에 따라 관리되는 체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기적 진단으로 구조물의 파손·붕괴 가능성을 파악해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 할 수 있지만 각 진단업무 간 정보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의 상태만을 개략적으로 파악하는 사후유지관리로 간주되고 있다.

안전진단에서 위험성이 발견되고 난 이후에 조치를 취하게 되므로 진단주기 공백 사이에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거나 진단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부재의 파손이나 구조물의 붕괴사고의 위험성이 완전히 파악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에 최근 ‘선제적 유지관리 시스템’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선제적 유지관리는 향후에 일어날 위험에 대비해 예방적 차원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예측은 현재 시점의 정확한 상태평가와 성능평가를 충분조건으로 요구한다. 또한 과거의 이력과 현재 상태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향후 거동을 예측할 수 있다.

때문에 선제적 유지관리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요구한다. 이를 통해 시설물 유지관리 시스템은 더욱 디지털화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춰야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유지관리와 관련된 데이터의 양은 매우 방대하다. 과거의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부터 이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저장하기까지 많은 인력과 비용, 시간이 소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을 취득, 저장하는 자동화 요소기술, 스마트 기술들은 가까운 미래에 유지관리 분야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활발히 추진 중인 스마트도로 구축 사업은 이러한 선제적 유지관리시스템 구축에 있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유지관리와 교통안전 분야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현재 비탈면 경보, 교량 지진감지, 가로등 및 염수분사장치 원격제어 등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고속도로 IoT 전용 통신망을 전국으로 확대 구축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선제적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기술연구원 도시인프라연구실 김정환 실장(사진)은 “선제적 유지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존하는 기술과 향후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기술들을 이용해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도시인프라연구실은 서울시와 함께 공공이 주체인 유지관리와 관련해 스마트 유지관리 기술 도입을 위한 연구·사업을 하반기에 착수할 예정이다. 성능평가 기반의 유지관리로 시설물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연구·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특히 최근 연구실은 민간영역을 중심으로 국제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의 선제적 도입 정책을 지원하고, 대형 국가 R&D사업이 착수된 스마트건설 기술에 대한 기획연구도 수행 중이다.

김 실장은 “사회구조적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공공과 전문가들에게 모두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 이후 스마트기술의 급격한 도입으로 기업의 이윤과 고용문제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기업 주도의 기술·산업으로 기존 전문가 그룹, 중소기업의 기능·시장 축소와 더불어 과도한 가격책정으로 시민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전문가그룹을 중심으로 IT기술을 융합해, 전문성과 철학을 가지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공공에서 기술을 개발, 기초기술을 보유하고 민간에 보급해 시장의 과열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2030 서울의 미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도시와 시민이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문제해결형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스마트유지관리, 스마트건설을 서울시에 도입하게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