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공학 기술로 문화 관광대국 꿈꾸다
[정이도 칼럼] 공학 기술로 문화 관광대국 꿈꾸다
  • 공학저널
  • 승인 2020.08.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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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우리나라는 기술, 자본은 물론 국력도 없었다. 그런 이유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가 넘는 원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예상되는 7광구에 영유권을 선언했지만, 일본에 가로막혀 지금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7광구는 제주도와 오키나와 사이에 있는 석유가스전 탐사 구역으로 제주도 남쪽에서부터 일본의 규슈와 중국 사이에 넓게 뻗어 있는 구간이다. 이곳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은 600억 배럴 이상으로 예상하는데 배럴 당 원유 가격을 40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한화 약 2,800조 원 이상의 가치이다. 이는 독일이 통일 비용으로 25년간 사용한 비용과 엇비슷하다.

지난 1970년, 우리나라는 해저광물자원 개발법을 공포하여 이 해역 일대에 대한 영유권을 선언하였다. 당시 국제법 판례에 따르면 대륙붕이 어느 나라와 연결돼 있는지를 기준으로 해양 영유권이 정해졌는데 제주도 대륙붕의 연장선인 7광구는 해양법상으로 우리나라 소유였다.

하지만 당시 일본이 부정하면서 양국의 정치적 대립이 이어졌고, 7광구를 개발할 기술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7광구를 개발하여 발생하는 이익을 반반으로 하자는 일본의 제의를 수락했다. 하지만 8년 후 일본은 돌연 탐사를 멈췄다.

국제법상 대륙붕으로 영유권이 정해졌던 사례가 바뀌어 영토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두고 소유권이 바뀌게 되면서부터 일본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개발에 손을 놓고 있다. 2028년이 되면 한일 공동개발의 만기일이 되며, 현재의 국제법상 7광구의 90% 이상이 일본의 소유권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 우리나라의 재촉에도 일본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기술력 문제로 고스란히 2,800조 원, 아니 몇 배의 가치를 일본에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 지금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국제법에도 작용하는 국력이다. 국제법이 명확했어도 당시 선진국인 일본이 물고 늘어졌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2028년에는 우리나라의 국력이 일본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하기에 그런 논리를 적용해 뺏기지 않기를 기대해 볼 뿐이다.

기술력의 한계는 당시로부터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은 사례를 보더라도 높은 기술력의 유무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물론 지금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의 공학 기술은 전 분야에 걸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쉽게 말하면 ‘남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도 다 할 수 있다’일 것이다. 그 사례로 일본의 수출규제로 빠르게 국산화시킨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보면 알 수 있다.

50년 전과는 달리 이제는 원유 시추뿐만 아니라 탐사부터 개발, 운반까지 국내 기술만으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최고층, 최장대, 최소형, 최단기, 최대, 그중 어떤 단어를 공학 기술 어느 분야에 적용해도 낯설지가 않을 정도로 기술력은 막강해졌다.

이와 같은 결과는 그동안 많은 엔지니어가 자신들의 분야에서 깊게 매진하여 묵묵히 연구개발 및 현장 업무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창의성이 첨가되어 최첨단의 새로운 것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창의력의 적용으로 공학 기술이 발전하는 것을 보더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창의성을 발휘하면 일본과 맺은 조약에 맹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공동개발만 하면 되니 우리나라 민간기업과 일본의 민간기업 모두 조광권을 우리나라에 신청해서 우리나라가 그것을 승인해주는 방법은 어떨까? 정부와 민간에 대해 특정을 하지 않았다면 맹점을 파고들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허술하게 계약서가 만들어지지 않았겠지만 분명 계약서상 맹점이 있을 것이다.

기술에의 창의성은 더욱 필요하다. 7광구와 연결된 저류층을 찾아 빨대효과로 7광구에 있는 원유를 뽑아 올리는 대안을 연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토지소유권에 한계심도가 있듯이 분쟁이 되지 않은 지하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7광구로 방향을 틀어 원유 생산을 노리는 것은 또 어떨까? 경제성은 물론 여러 가지로 말도 안 되지만, 공학인이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현실과도 연결되는 접점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음흉한 일본에 우리나라는 그동안 너무 많이 당했다. 말장난하거나 겉과 속이 다른 행동으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된 적이 과연 있었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아줘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조금 더 신사적으로 가야 한다. 일본이 여기에서 더 성장한다면 똑같은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며 우리나라는 그때마다 진퇴양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일본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보면 답은 나온다.

관광업.

일본에 타격을 주는 것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인구감소와 내수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도 관광업의 발전은 필요하다. 관광업의 중요성을 아는 일본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만 해도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리며 2020년에만 4천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고 코로나19가 2차 확산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자국 여행의 50%가량을 지원하는 ‘고투 캠페인’을 진행한다.

일본은 이미 관광업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관광업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일본으로 가려던 세계인들까지 대한민국으로 발을 돌리게 할 수 있고 심지어는 일본인들마저도 자국 대신 우리나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학 기술의 발전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먹거리를 찾고 자연을 관광하는 등의 1차원적인 관광뿐만 아니라 의료, K-pop, 뷰티, K-webtoon, 교육 등 각종 문화 산업을 공학 분야와 융복합하여 관광 인프라를 만들면 그 상황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공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지하철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니 아이돌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유명한 맛집에 도착하지 그곳에서는 그 아이돌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해당 위치에 가져가 보니 현실에는 없지만, 화면에서는 아이돌이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웹툰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에만 있으면 밖에서는 유료여서 결제하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웹툰들을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을 벗어나면 다시 그것들은 유료가 된다.’

‘수술하기 위해 대한민국에 왔다. 수술 부위가 아물어 병실에서 나와 다른 숙박시설을 이용해도 실시간으로 전자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한국어를 몰라도 근처 유명 맛집의 음식을 배달해 숙소에서도 맛볼 수 있다.

‘유명한 기획사 건물에 놀러 갔다. 그곳에는 3D 영상을 통해 눈앞에서 연예인과 기획사 직원들이 업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져지지는 않지만 마치 내가 기획사의 직원이 된 것처럼 연예인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미 현실이 된 것도 있지만 위와 같은 것은 공학 기술의 발달로 가능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것을 나열해봤지만, 창의성이 깃든 현실 가능한 관광 형태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공학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문화관광상품이 개발될 것이다.

인구감소와 내수시장의 축소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지만, 관광업의 성장은 문제를 상당 부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의 발전은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고 여기에 창의성을 더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예전부터 미디어 등에서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많이 언급되었던 문장이다. 주로 먹거리와 한국문화에 관한 내용을 골자로 한 문장이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이 문장은 실현이 되었고, 방역을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문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영화에서 보던 첨단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미래가 곧 올 것이라고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그때가 되면 더욱 적극적으로 ‘가장 한국적인 기술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글_정이도
(주)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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