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디자인’을 입다
헬스케어, ‘디자인’을 입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7.27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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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이제 우리 생활의 모든 활동들이 데이터화 돼 축적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의료·헬스케어 분야의 4차 산업혁명 활용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환자 진료, 병원 운용의 효율화를 위해 적극 도입돼 병원에서 쉽게 접하게 됐다. 현재 환자의 진단부터 진료기록 관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다양한 산업과 함께 헬스케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의료계에 ‘디자인’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의료에 디자인 개념을 접목시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의사 중심이었던 과거의 의료 패러다임이 환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병원의 모든 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공학저널은 최근 환경공간적 디자인 관점에서 헬스케어 산업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 허영 대외협력이사(사진, 현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 부이사장)를 만나 헬스케어 디자인의 개념과 관련 기술·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interview.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 허영 대외협력이사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의 설립 배경과 학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바란다

그간 헬스케어디자인 개발은 주로 헬스케어 관련 의료 및 서비스분야, 디자인 및 이공학 등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추진 돼 왔습니다. 최근에 서비스디자인 개념이 헬스케어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로 크게 부상하고 있고, 산업 융합적 측면의 발전에 대한 고려와 함께 국민건강과 복지증진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고도화가 크게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헬스케어도 창의적인 융합을 위해 인문학적 사고에 바탕을 둔 디자인의 창의성과 IT의 혁신성을 도입하고, 서로의 경험과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취지에 맞춰 헬스케어의 변화를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의료인, 건축가, 디자이너, 병원 행정가, IT 전문가, 비지니스맨, 언론인 등 헬스케어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서로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헬스케어 분야의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서 ‘헬스케어디자인학회’를 창설하게 됐습니다. 본 학회는 앞으로 회원 간 다각적 교류와 이해를 통해 환자들이 인간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논의를 지속할 것이며, 아울러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후학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

헬스케어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아직은 생소하다

디자인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패션, 가구, 전자기기 등의 외형을 도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헬스케어와 디자인의 만남이 의아하고 낯설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의 사전적 정의는 ‘고안해내다’ 뜻이 있습니다. 헬스케어 디자인은 헬스케어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창조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최근 학계에서 이슈 되고 있는 내용은

최근 의료계는 의료서비스의 초점을 ‘환자’에서 ‘환자공간’ 또는 ‘환자와 환경’에 바탕을 둔 인간 중심의 의료형태에 맞추고 있습니다. 환자공간을 치유적으로 디자인하고, 환자중심의 서비스의 고도화 또는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의료소재와 의료장비·기기를 개발하며 만성질환관리 서비스를 환자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혁신적인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의 개념은 과거에는 미학적 접근에 머물렀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서비스디자인처럼 상품이나 프로세스가 개발되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융합적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비주얼적인 디자인이 서비스디자인으로 실용성을 포함하게 됐고,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디자인을 통해 헬스케어서비스디자인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IT환경에서 헬스케어에 대한 접근 방식을 디자인하고, 건축, IT, 인문학 등 다학제적 관점으로 구현하는 것이 최근 학회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입니다. 디자인은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구현을 위해 갖춰야 할 사회 전달체계와 기술체계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은 인간중심의 행복한 사회구현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산업과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인이란 바로 산업과 서비스, 산업과 산업을 연결해 주는 글루(풀)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가치와 감성적인 가치의 연결을 통한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기획, 제품화 개발의 성공요소가 바로 이디자인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헬스케어 기술·산업 발전에 있어 사회적·정책적으로 아쉬운 점은

그동안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많은 규제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실증특례와 임시허가 등을 통해 시장 진입이나 접근성이 한층 수월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가 지원으로 개발된 바이오헬스기기들의 보험 수가제도는 일부 좀 더 현실이 반영될 수있도록 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AI 활용 신기능의 바이오 헬스 의료기기에 대한 현장의 요구와 관련해, AI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기술이 접목되는 바이오헬스 제품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및 수가 반영 등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한편 기존 제조업의 고도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무형의 가치에 대한 투자가 크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은 기존 제품의 차별화를 이루는데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로서 현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형의 가치 중심에서 디자인, SW, 표준(특허), 사용자적합성 등 무형의 가치중심으로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회의 향후 기획과 비전은

최근 코로나 사태로 과거 중요성이 덜했던 서비스가 인간의 삶에 필수품으로 등장하는 등 이제는 과거와 같은 삶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학회는 헬스와 디자인을 중심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학제 전문가, 현장 경험자들과 함께 관련 학문과 현장 경험을 융합하는 리서치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관련 사회 이슈를 중심으로 세미나와 포럼 등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학문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발전에 필요한 정책 제안 등도 추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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