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산업 성장 위한 ‘플랫폼’ 마련 필요
시뮬레이션 산업 성장 위한 ‘플랫폼’ 마련 필요
  • 이상오 기자
  • 승인 2020.07.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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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포함한 듀플렉스 시스템(Duplex system·DX)에 사용될 새로운 ‘시뮬레이션(Simulation)’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 중이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듀플렉스 시스템의 개념은 두 개의 동일한 시스템을 구동시켜 한쪽을 삭제함으로써 한 번 더 예비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한 쪽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 자동적으로 다른 쪽으로 처리가 이행되기 때문에 신뢰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개념의 중심에는 시뮬레이션 기술이 존재한다. 시뮬레이션은 실세계 시스템에 대한 모델을 작성해 시스템의 특성을 파악하고 행태를 예측하기 위한 모의실험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분석적 접근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유용한 과학적 접근방법으로, 시뮬레이션·모델링이라는 순수 이론 분야를 기반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안전 성능 검증을 위한 시뮬레이터를 포함해 스마트시티의 디지털트윈 모델 구축등 복잡한 문제를 해석하기 위해 모델에 의한 실험, 또는 사회현상 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뮬레이션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시뮬레이션 산업 생태계가 구성되기 힘든 구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시뮬레이션 기술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할뿐더러,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지 못한 것을 이유로 든다.

한국시뮬레이션학회 장병윤 회장(사진)은 “많은 기업들이 현장의 요구사항과 이에 적합한 기술적 해결방안을 고민하기보다 해외 솔루션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산업계 각 분야에서 시뮬레이션을 사용·발전시키려고 하지만, 융합적인 활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뮬레이션은 산업계뿐만 아니라 국방, 사회적 문제해결에도 중요한 방법론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에 대한 국가, 사회적 인식의 미비로 인한 오남용 사례도 존재한다.

장 회장은 시뮬레이션 분야가 한국 사회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장기적인 연구개발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뮬레이션 관련 각 분야의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장이 필요하다는 것.

가령 COVID-19 시뮬레이션은 기존 미분 방정식을 이용한 확산·정책효과 예측보다 훨씬 다양하고 현실적이며 정확한 예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이 분야에 대한 관련기관·사회적 인식부족으로 인해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연구는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시뮬레이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장 회장의 의견이다.

그는 “시뮬레이션 업계와 학계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인력양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에 비해 열악한 시뮬레이션 산업계의 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장기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인력양성 사업 등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1세기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 등 기술들은 범용화·상용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뮬레이션에 관한 연구·개발 또한 과거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혁신적인 시뮬레이션 기술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한국시뮬레이션학회는 시뮬레이션 이론과 그 응용에 관해 국내외 여러 분야 간 상호 연계를 통한 연구, 발전,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한국-중국-일본-말레이시아-싱가폴 등 5개국의 시뮬레이션 학회를 중심으로 개최되고 있는 AsiaSim (Asia Simulation Conference) 국제 학술대회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그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장 회장은 “VUCA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대응해 새로운 시뮬레이션 기술을 연구할 수 있도록 연구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이라며 “한국시뮬레이션학회가 시뮬레이션 관련 산업, 학회, 의료, 국방,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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