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미래를 선도하다
블록체인, 미래를 선도하다
  • 이상오 기자
  • 승인 2020.06.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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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블록체인 산업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폐해 등 많은 논란에 휩싸이며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산업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타 산업과의 융합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식의 변화도 함께 시작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원천 기술과 기반 서비스, 플랫폼 등 사업 모델이 발굴되고, 실제 적용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하나은행은 고려대학교와 블록체인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학생증 카드 발급 프로세스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했다. 하나은행과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원큐렛저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참여 기관의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하고 정보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은행과 대학 간 발급 대상자 학적 정보를 수기로 검증해 최종 발급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면,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을 통해 두 기관에 발급 대상자 학적 정보의 공유·상호검증이 실시간 가능해져 업무량과 절차가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특히 블록체인연구소 빅데이터융합사업단은 빅데이터와 블록체인의 융합을 통해 이 같은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기술과 서비스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빅데이터융합사업단 이영환 교수(사진)는 “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은 지역의 문제가 국가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자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과학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혁신 기업·연구소·지방정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INTERVIEW. 고려대학교 빅데이터융합사업단 이영환 교수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와 빅데이터융합사업단의 주요 역할은

빅데이터와 블록체인의 융합 분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기획·발굴하고 혁신기업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의 융합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솔루션을 개발, 이를 활성화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최근 국내 대학 최초로 고려대와 하나은행이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의 학생증 신청시스템’을 구축한 사례가 있습니다. 대학과 은행 간 업무 과정에서 학생들의 불편사항(PainPoint)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을 실증과제로서 구축한 사례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간 주요 연구 성과는

특히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방식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과학 행정, 합리적 정책수단을 고려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동통신사의 유동인구 빅데이터, 신용카드사의 소비지출 빅데이터, SNS 빅데이터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지역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반의 관광객을 모델링해 지역축제와 관광지를 분석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연구했습니다. 또한 IDC 보고서에 의하면 디지털데이터 중 개인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이고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데이터의 정보주체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바로 마이데이터(My Data)입니다. 그간 정보주체인 개인은 데이터의 활용에 대해서 도외시 됐으나 이제는 기업이나 기관에 대항한 개인의 데이터 권리가 강조되는 패러다임입니다.

주요 연구 성과로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마이데이터 시범과제, 마이데이터 생태계 발전전략’,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보안기술 방안’ 등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빅데이터, 마이데이터’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데이터 3법’ 개정으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부분이 중요시 되고 있는 시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강점은

데이터 3법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이나 기관이 ‘가명화’를 할 경우 개인의 동의 없이 학술, 연구, 산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데이터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시작됐고, 본 궤도에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부터 데이터 산업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다만, 개인의 정보를 기업이나 기관이 활용할 때 개인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특히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자신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서 블록체인의 기술이 아주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정기술을 지정할 수는 없지만 정보 활용에서 보안인증, 신원확인, 이력관리, 위변조 방조, 분산처리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되면 안전한 데이터 활용 환경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핵심 개념은 연결이고 연결된 주체 간의 신뢰를 인증·검증하는 것이 핵심인 것입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데이터 산업시대에 더욱 많이 활용될 것이고 그 가치는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록체인 산업의 인식 개선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나

블록체인 기술이 소개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으며, 일반인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ICO에 대한 선입견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블록체인은 자체로서 부정적인 것이 아니고 코인 기반의 시스템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국내 도입 초기 단계에서 한쪽으로 쏠린 경향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실생활에 접목되고 있고 구체적인 서비스가 나오면서 인식도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블록체인을 이메일이나 검색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 초기시절 이메일과 검색은 혁신적이고 사회에 큰 반향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스팸메일 폭증, 검색창에서 성인물 검색과 같은 폐해들이 발생하면서 필요악처럼 취급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메일과 검색은 핵심 요소로서 필수 기술이며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습니다. 저는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규제하는 것이 아니고, 그 기술을 ‘악용한 행위’에 대해서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인식도 바뀌고 우리 생활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에 있어 정책적, 혹은 사회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종종 우리는 과학기술에 접근할 때 한 가지 단면을 강조하거나 시류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블록체인도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된 기술이지만 마치 신기술처럼 간주되곤 했습니다. 연구와 기술은 오랜 시간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개선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정부는 집중과 쏠림 없이 연구자들이 오랜 기간 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했으면 합니다. 블록체인을 비롯한 혁신 기술들은 우리가 계속해서 투자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이지 직접적인 규제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의 앞으로의 계획은

지역사회에 대한 이슈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과학기술 R&D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의료, 금융, 복지, 관광 등의 분야에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연구를 심화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할 생각이며 사업적 성과가 나면 이를 다시 과학기술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기업, 연구기관 등과 계속해서 교류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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