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신소재,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활용한다
복합신소재,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활용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6.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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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소재는 산업을 이루는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신소재의 개발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토목·건설 분야도 마찬가지다.

복합소재(Composite Materials)는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조합해 각 재료가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한 재료로, 건설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철근 콘크리트 또한 이 복합재료에 속한다.

복합신소재(Advanced Composite Materials)는 이러한 복합재료의 능력과 활용성이 비교적 최근 증명된 재료를 말한다. 즉, 과학, 공학·산업 발전을 통해 기존 재료가 갖고 있는 장단점을 보완할 방법을 새롭게 발견했거나,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재료의 조합을 성공시킨 재료인 것이다.

건설분야 대표적인 복합신소재의 예로는 섬유보강복합재(Fiber Reinforced Polymeric Composites)를 들 수 있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재료를 섬유형태로 제작하고 합성수지를 이용해 결합시켜 섬유·합성수지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탄소섬유보강복합재(Carbon FRP, CFRP)는 첨단기술을 통해 제작된 탄소섬유를 에폭시 등의 수지를 이용해 결합시킨 복합신소재로 강재에 비해 비강도가 매우 높다. 때문에 항공기, 차량, 선박, 군수산업 등 재료의 강도를 확보하면서 중량을 감소시켜야 하는 경우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토목·건설 분야에서 복합신소재는 기존 재료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현재 건설분야에서 복합신소재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나는 복합신소재를 주부재로 활용해 구조물을 건설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구조물을 복합신소재를 이용해 보수·보강하는 방법이다.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섬유보강복합재를 이용해 교량을 제작한 해외사례는 다수 존재한다. 대규모 교량의 경우는 경제성 측면에서 복합신소재를 사용하는 것에 무리가 있지만, 소규모 보도교의 경우 부식 등에 의한 유지관리 비용이 재료비를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복합신소재를 이용한 교량의 시공이 가능하다.

또한 복합신소재는 기존 시공된 구조물의 보수, 보강에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시트 형태로 제작된 복합신소재를 시공이 완료된 구조물에 부착해 보수, 보강하는 공법은 편리하면서도 보수, 보강 능력이 탁월하다.

홍익대학교 건설도시공학부 토목공학전공 윤순종 교수(사진)는 복합신소재의 적용 범위에 대해 “복합신소재의 적용 분야는 사실상 그 범위가 한정돼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복합신소재를 구성하는 재료에 따라서 그 특성과 능력이 판이하게 달라 향후 적용 분야는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내진과 관련해서도 복합신소재의 적용이 이뤄질 수 있다. 복합신소재는 생산 방법에 따라 타 구조물에 부착을 용이하게 제작이 가능하므로 이미 시공된 구조물의 내진보강에 매우 유리하다. 특히 다른 보강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업이 매우 간편하므로 교량의 교각이나 기초와 같은 토목구조물에서부터 실내 건축물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복합신소재가 각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존 재료의 완벽한 대체재로서 연구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기존 재료들이 보유한 경제성을 극복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윤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기존 재료들은 생산설비가 대부분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복합신소재에 비해 월등한 경제성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며 “그러나 앞서 강조한 ‘다양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 또한 타파할 방법이 무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생산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은 강재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건축·토목공사를 위해 타국에서 해상을 통해 강재를 수입해 시공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재의 중량 문제로 해상 운반에 힘든 점이 많다”며 “강재 생산설비 대신 섬유보강복합재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원재료인 섬유수지만 수입하는 것이 앞서 제시한 강재를 수입하는 방법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기존 산업의 벽을 뛰어 넘지 않고도 복합신소재가 발전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윤 교수는 복합신소재 분야 기술 연구개발과 활용에 있어 정책적 사회적으로 아쉬운 점을 전하기도 했다.

국내 복합신소재 관련 종사자들은 연구 결과물을 실제 현장에 접목시키는 일을 어려운 점으로 꼽는다. 건설 분야는 인간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윤 교수는 “핵심은 유지하되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열린 시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당면한 문제를 과거의 방식으로만 해결하려 하기 보단, 다양성을 갖춘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결단력이 복합신소재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도입하는 과정에서 주변과 타협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각 분야가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책임이 있는 산학연관 모두가 복합신소재처럼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활용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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