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없는 안전한 수돗물 마신다
미세플라스틱 없는 안전한 수돗물 마신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0.06.13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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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2010년 이후 미세플라스틱이 전 지구적 환경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질 정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서는 원수에 대한 수질오염물질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수질오염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하·폐수의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하·폐수에는 다종다양한 오염물질이 포함돼 있어 단순한 공정만으로는 엄격한 방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일반적으로 고형물, 협잡물 등의 제거를 위한 물리적 전처리 공정과 유기물, 질소, 인 등의 제거를 위한 생물학적 처리 기술, 그리고 생물학적 처리 공정

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는 잔류 기타 오염물질과 소독 등을 위한 화학적 응집/침전, 고도산화공정 등의 3차 처리 공정으로 이어진다.

모든 공정이 유기적, 효율적으로 운영돼야만 엄격한 국내 방류 기준을 달성할 수 있지만, 2차 처리 단계인 생물학적 처리 공정이 가장 핵심 공정이라 할 수 있다. 활성슬러지 공법이라고도 잘 알려진 생물학적 처리 기술은 세균,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 군집을 이용하여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유기물, 질소, 인을 제거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강화되는 방류 기준과 신종 미량오염물질의 제거를 목적으로 하이드록시 라디칼 등 활성산소를 생성시켜 오염물질을 고효율로 처리할 수 있는 고도산화공정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종 미량오염물질은 주로 인류가 만든 유기 화학 물질들로서 공업용 화학물질, 농약류, 의약 물질, 미세플라스틱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하·폐수 방류수, 우수로 인한 비점오염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수계로 유출되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미세플라스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해양을 중심으로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로미터 사이즈로 진행되고 있지만 담수와 먹는 물에서의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취수원-정수처리 단위공정 내 미세플라스틱, 미량오염물질의 오염과 거동을 규명해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정수처리 시스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물자원순환연구센터는 국내 연구소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물 연구 전문기관이다.

물자원순환연구센터는 1970년 도시계획연구실로 시작해 초기에는 수질, 대기, 폐기물 등 환경 전분야를 대상으로 오염도 현황조사 등의 기초연구와 생물학적 고도처리공정, 하천 정화기술 등을 개발해 국내 150여개 이상의 하, 폐수처리시설에 보급했다.

2000년대부터는 기술의 융합을 기반으로 고성능 수처리 나노 신소재, 해수 담수화 기술, 물 재이용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최근에는 물 순환 관련 원천기술연구부터 녹조, 물 부족 대응 등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 개발까지 실험실과 실제 현장을 연계하는 폭넓은 범위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물자원순환연구센터 홍석원 센터장(사진)은 “산업의 발달로 다종다양한 나노물질, 화학물질 등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어 처리대상 오염물질의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본 연구센터에서는 다학제간의 연구, 기술 융합 등을 기반으로 수질 안전성과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해 국민이 만족하는 물 환경 구축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물 관련 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물자원순환연구센터는 보유 중인 수처리 관련 기술을 개발도상국, 중진국 등을 대상으로 현지 환경에 적합하도록 보완, 변형시켜 보급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 수요처와 해외 시장을 개척해 한류 열풍을 물 산업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도부터 Vietnam-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VKIST) 설립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기후변화와 주변국의 용수 사용량 증가로 발생하는 염수 침투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의 수자원 문제를 해결하고자 재생에너지 기반 현지 맞춤형 소규모 해수담수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물자원순환연구센터는 베트남 연구자들과 협업하면서 최종 결과물을 현지에 보급하는 등 메콩 델타 지역의 수자원 부족 문제 해결에 일조하고 있다.

홍 센터장은 “저명한 영국의학저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간 수명 연장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발명은 항생제, 마취제 등이 아닌 바로 상하수도 시스템”이라며 “한 국가의 지속가능하고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학문 분야의 고른 성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픈 물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젊은 수처리 공학자들이 국가발전의 중심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계-연구계-산업계로 이어지는 성장형 선순환 생태계가 하루빨리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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