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 건설기술, 도공에서 첫발 뗀다
국내 스마트 건설기술, 도공에서 첫발 뗀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0.06.04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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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국내 전통적인 건설산업을 스마트 산업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스마트건설기술 개발 사업이 본격화된다. 건설업계가 건설경기 침체에 대한 대응책으로 스마트 기술 발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도로공사가 자리 잡게 됐다.

건설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정부의 핵심과제인 ‘도로실증을 통한 스마트건설기술 개발사업’의 총괄기관으로 선정된 것. 건설 생산성과 안전성의 혁신적 향상을 위한 스마트건설기술 개발 사업은 총 네 개의 중점분야로 구성되며, 올해부터 6년간 총 196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특히 도로공사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대학·기업의 스마트 건설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개발된 기술의 현장 검증·실용화·사업화는 물론 향후 해외시장 진출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순환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자체 보유한 고속도로 건설현장과 광통신망, ICT센터 등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종합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해 개발된 기술이 일선 현장에서 실용화·사업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공학저널은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기술개발사업준비TF단 조성민 단장(사진)을 만나 미래 건설시장을 이끌 ‘스마트건설기술 개발사업’에 대한 도로공사의 계획을 들어봤다.

INTERVIEW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기술개발사업준비TF단 조성민 단장

그간 스마트건설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고속도로를 건설·관리 업무를 총괄하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우수한 기술의 현장 일선 적용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국내 유일의 고속도로 발주기관으로서 현재 건설산업의 위기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고속도로 건설의 전 과정(조사-설계-시공-유지관리-연구개발)에 대한 분야별 특화된 경험, 역량·전문인력을 활용해 그동안 건설기술의 디지털화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도로공사는 지난 해 대산-당진 고속도로 설계용역을 BIM 전면설계로 발주했으며, 내년부터는 대형공사 설계 전부를 BIM 전면설계로 발주할 계획입니다. 또한 도로공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국 15개 고속도로 건설사업단은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의 시험적용, 검증·실용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용인-구리 고속도로는 2018년부터 공사단계에서도 BIM을 시험 적용하고 있으며, 김포-파주 고속도로·양평-이천 고속도로의 교량 시공에 프리팹(Prefabrication) 공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에서 건설 중인 전국 15개 고속도로 현장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도로 건설기술들이 시범 적용돼 현장 일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거쳐 실용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만의 차별화된 역량은 무엇인지

도로사업의 발주, 설계, 시공 뿐 아니라 운영·유지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정책당국, 건설기업, 전문가들과 함께 땀 흘리며 대한민국 고속도로의 수준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았고, 이제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도로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초장대 교량사업, 스마트하이웨이사업 등과 같은 대규모 연구개발 사업을 주관하며 기술개발 성과의 실증과 고도화를 통해 참여 기업의 국내외 장대교량 사업 수주와 도로인프라 측면의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공공인프라 건설산업은 ‘선 주문, 후 생산’의 특성을 지니며, 여기서 기술의 주문은 수요자로서 발주자의 역할입니다. 대한민국 고속도로를 51년간 책임져 온 도로공사는 건설 전략 수립과 전술 운용 등 기술 프로세스의 전문가이자 실행자입니다.

도로공사는 공공인프라 기술의 최종수요자로서, 건설기술의 생애주기 용도와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방향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와 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연구기관과 대학, 기술을 구현하며 고용과 적정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들과 호흡을 맞추며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기관입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스마트건설기술 개발 총괄과 실용화를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은 오래 전부터 생산성 향상과 신사업 개척 등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설산업 혁신 전략들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이 중 공공인프라 부문에 대해서는 영국도로공사(Highways England), 미연방도로청(FHWA), 일본국토교통성,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등과 같이 정부나 인프라 발주·관리기관이 나서서 범위를 특정한 구체적인 건설 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과 실용화, 사업 발주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연구·기술개발의 명확한 성과를 보유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FHWA가 주도하는 ‘e-Construction’이 대표적인 사례로 ‘종이 없는 디지털 도로사업’과 같이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기술의 수요자인 발주자를 중심으로 실행자인 설계자, 시공자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체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도로공사는 전 세계 51개국의 도로관리당국, 전문기관은 물론 세계은행과 같은 다자개발은 행 등 도로사업의 실질적 이해관계자들과 상시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의 도로당국에는 직원들을 직접 파견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엔 기구·저명대학 등과도 공동연구 등 상호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중입니다. 도로공사가 주관해 120개국 3만5천여명이 참석한 제25회 세계도로대회(2015년)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실도 공사의 글로벌 역량과 굳건한 네트워크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실질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각국 도로당국이 발주한 해외도로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선진시장인 미국에도 공사의 현지법인을 직접 설립해 주정부로부터 스마트 교량 기술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현재도 모리셔스, 방글라데시, 알제리 등지에서 해외사업을 직접수행하고 있으며, 팀 코리아(Team Korea)의 일원으로서 우리 건설기업들의 글로벌 사업 수주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우리 건설사들이 터키에서 세계 최장 현수교 PPP 사업을 수주하게 된 배경에도, 도공이 주관하고 관리한 초장대 교량연구사업, 서해대교·인천대교 건설사업 등 대형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한 역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랜 기획과정을 거쳐 국토교통부에서 추진 중인 국가 핵심 연구개발사업인 ‘도로 실증을 통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을 대하는 책임감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사업을 통해서 개발되는 기술들이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소극적인 현장 적용으로 단순연구개발 차원에서 머무르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로공사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 대학, 기업들의 조력자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모든 건설 기술인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이 사업에 대해 도로공사는 총괄기관의 역할을 담당해 건설현장 일선의 모든 실무자들이 사용하는데 거부감이 없는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들을 현장에 보급·확산해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대변화를 이끌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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