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 먼지, 이제는 물로 잡는다
공사현장 먼지, 이제는 물로 잡는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6.04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효율과 비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국내산 집진기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집진기는 발파 작업이 많은 터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미세먼지 등을 제거·정화하는 설비로, 기존 국내 공사 현장에서는 값비싼 해외 집진설비가 주로 사용돼 왔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반면, 사용료가 고가에 달해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국내에서도 이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수차례 이뤄졌지만 공기 정화 필터에 먼지가 껴 작동이 멈추거나 분진, 미세먼지 유입이 잘 되지 않아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이런 문제를 해결한 집진기가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높은 비용과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존재하는 해외 설비와 낮은비용을 자랑하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여타 집진 설비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다.

바로 ‘와류형 세정식 집진기’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이 집진기는 ‘세정식’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기존 집진기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물’로 먼지를 잡는 방식이다.

때문에 기존 필터 백 집진기에 비해 부품의 교체나 유지보수가 필요 없으며, 비산먼지 제거가 가능한 집진기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이를 통해 대기의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설비로 손꼽히고 있다.

이 집진기는 한쪽 흡입구로 들어온 먼지가 집진기 안에서 물과 섞여 아래에 쌓인다. 일정량이 쌓이면 물과 먼지가 반죽 상태로 배출돼 처리된다. 세정수도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도 효과적이다.

또한 먼지를 빨아들이는 흡입 송풍기는 터널 공사현장의 전기 사용량을 고려해 고성능 인버터 제품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세정식 집진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기료도 대폭 절감해 향후 터널 공사비 원가 절감을 비롯한 다양한 현장 적용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 개발의 주인공은 바로 ㈜삼원이앤비다. 지난 1978년 1월 창립 이후 42년 동안 국내의 산업용 송풍기 산업을 주도해온 기업으로, 현재 삼원이앤비에서 생산하고 있는 산업용 송풍기는 국내를 넘어 동남아, 중동지역, 유럽, 남미,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해외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삼원이앤비 권민석 대표이사는 “최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국책연구과제를 통해 와류형 세정식 집진기를 개발해 터널 공사 중 발생하는 발파 먼지, 비산먼지를 제거하는데 많은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은 국책연구과제로 대학교와 국책연구원, 대기업, 중소기업이 협력해 현장의 애로기술을 해결했으며, 특히 GS건설에서 서부간선 지하차도공사 현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힘이 기술개발을 하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집진 기술뿐만 아니다. 삼원이앤비의 터널용 제트팬·고정압 축류팬의 기술력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그간 산학연이 연계된 국가 R&D를 통해 많은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그중에서도 터널용 고속 제트팬, 슬림형 고효율 저소음 제트팬, 30km 이상의 초장대 해저터널 등에서 환기·배연이 가능한 고압력 축류팬이나 용융탄산염형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청정공기를 공급하는 고압력 송풍기 등은 각종 산업현장에서 매우 높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송풍기의 스마트 유지관리를 위해 IoT/ICT, 빅데이터, 모바일을 접목해 LoRa 얼라이언스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 무선 스마트 센서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터널 천장에 설치된 제트팬이나 지하철 본선환기용 축류팬은 송풍기 점검을 위한 접근이 매우 까다롭다. 지하철 운행 중에는 고장이 나더라도 확인이 어렵고, 정확한 고장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에 착안해 삼원이앤비는 운전 중 발생되는 베어링 진동, 베어링 온도, 설치 위치 변형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송풍기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무선 스마트 센서를 개발했다.

무선 센서와 LoRa 무선 통신을 통해 실시간 운전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스마트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베어링 진동과 온도상승 원인을 예측할 수 있다.

가동 중인 송풍기에서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인지해 예방·정비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유체기계의 회전체 베어링에 적용할 수 있으며 이더넷, 3G 이상의 광대역 무선통신을 이용하면 해외에 수출된 송풍기의 운전상태도 서버나 모바일에서 한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원이앤비는 현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책연구과제인 ‘정방향 운전 위주의 가역형 축류팬 개발' 과제를 수행 중에 있으며, 철도터널이나 지하철의 본선환기에서 공공재로 사용 중인 급기·배연용 송풍기의 운전효율을 높여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정진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42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대에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삼원이앤비는 지속적으로 4차 산업과 연계하는 산업용 송풍기의 신기술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