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가능성보다 사업화 모델이 시급
3D프린팅, 가능성보다 사업화 모델이 시급
  • 이상오 기자
  • 승인 2020.05.2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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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스마트한 제조업 생산환경 변화를 가져올 금속3D프린팅 기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존 제조업 생산방식인 ‘금형’은 단기간 내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맞춤형 제작이 불가능하고 한 번 금형을 제작하는 데도 고비용이 투입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차세대 혁명 산업’으로 불리는 3D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고 언제든지 도면을 수정할 수 있어 제조업 혁신의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3D프린팅 장비연구실은 직접 장비를 만드는 3D프린팅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1일 발족한 연구실로 만 1년이 된 지금 3D프린팅장비연구실은 금속3D프린팅 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작년 한국기계연구원 올해 최우수 연구 성과로 선정되는 성과를 낳았다. 연구결과로는 국방분야 전차에 2종의 3개 부품을 개보수해 모든 평가를 통과했으며, 현재 실차테스트 중이다.

특히 연구실은 민군 협력진흥원이 추진하는 ‘민·군 겸용 기술 개발 사업’의 금속 3D프린팅 과제에 선점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 과제의 연구목표는 비행체 부품의 저가화로, 아직까지 국방 분야에서 요구하는 비행체 부품의 치수나 정밀도를 만족하는 프린터가 없기 때문에 금속 3D프린터를 개발해야 한다.

3D프린팅장비연구실 이창우 실장(사진)은 “현재 국내 시장에 프린터가 없다는 것은 선진사에서 개발한 프린터보다 높은 스펙의 장비 개발을 의미한다”며 “그보다 더 어려운 숙제는 공정비용이 높은 3D프린팅의 현재 제작단가보다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린팅을 위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3D프린팅에서는 이러한 설계를 DfAM(Design for Additive Manufacturing)이라고 칭하며, DfAM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된다.

제품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제품 디자인 단계와 디자인된 제품을 프린팅이 용이하도록 하는 프린팅 공정 디자인 또는 공정 설계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3D프린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DfAM이 필수적이라고 전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설계자가 3D 프린팅 장점을 인지해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는 DfAM의 첫 번째 단계로 꼽힌다.

하지만 성능이 극대화된 제품 설계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한데 이것은 현재 중소·중견기업의 인력구조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해석을 기반으로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중소·중견기업에는 이러한 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해석 기반 설계가 가능한 고급인력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D프린팅은 Rule-changer다. 사업이라는 치열한 게임 속에서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은 제품을 설계하는 설계자와 3D 프린팅 연구자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실장은 금속3D프린팅 융합연구사업의 사업단장을 맡아 금속으로 프린팅 가능한 3종의 금속 프린터인 PBF(Powder Bed Fusion),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ME(Material Extrusion) 장비, 공정, 재료를 모두 개발했다.

연구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금속 프린터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향후 그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실장은 “3D프린팅이 제작 가능성에서 뛰어넘어 제품 생산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신뢰성·생산성이 중요해 고성능 장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3D프린팅이 생산에 활용될 수 있는 사업화 모델을 찾아내고 시스템 구축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3D프린팅 기술은 요구하는 강도, 내마모성, 형상정밀도 등과 같은 기계적인 물성을 만족하는 프린팅이 가능한가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원하는 기계적 물성을 만족하면서 기존의 제조 방법보다 낮은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한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실장은 “3D프린팅이 도약하느냐 못하느냐는 성공적인 사업화 모델을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3D프린팅의 가능성을 연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3D 프린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가 돼야 하며, 제품의 생산에 적용되는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실을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3D프린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정부정책이 시행됐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3D 프린팅이 가지고 있는 복잡형상 제작이 가능한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기존의 제품을 그대로 프린팅한 결과”라며 “3D프린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기존의 공정과의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One stop service가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이러한 기능을 우리 연구실에서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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