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위기, 업계 협력 필요할 때
철강산업 위기, 업계 협력 필요할 때
  • 김하영 기자
  • 승인 2020.05.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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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영 기자] 최근 위기를 맞은 철강 업계는 국내시장 안정화와 세계 신시장 개척을 위해 철강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실현을 추진 중이다.

생산 현장의 데이터를 축적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재를 개발하고, 최적 조업조건을 도출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개발기간 단축과 원가절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 철강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건설시장에 투입된 저급 건설용 철강재가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건설기술관리법(건기법)에 따르면, 강구조는 KS제품을 쓰게 되도록 규정이 돼 있지만, 해외 수입제품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제가 없다.

현재 해외에서 수입되는 강구조의 양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검증, 규제 등은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일부 건설현장 등에서는 값싼 수입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절차 없이 적합하지 못한 강구조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강구조학회 신경재 회장(사진)은 “당장의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손실과, 인명피해 등 안전사고까지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직접 나서서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한다.

강구조학회는 현재 구조물강재의 사용자, 제작업자, 학계관계자 상호간의 충분한 의견교환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건축자재에 대한 인증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강구조는 건축물에서 뼈대에 해당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때문에 강구조물 제작 시 임의로 강구조물의 형태를 변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전문가가 아닌 이가 임의로 설계를 변경해 제작할 경우 안전성에 큰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일례로 지난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의 원인 중 한 가지는 소재를 도면과 다른 임의의 강재로 바꾸어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회장은 “강구조 산업, 더 나아가 건설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작 업체의 환경, 설비, 시스템, 인력 등이 제대로 갖춰졌는지에 대해 인증 시스템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세계 선진국들은 토목시설물에 대해 안전성과 경제성은 물론 성능을 중심으로 하는 가치 창조의 신개념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과학적 선진기법인 LRFD 설계방법과 성능기반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의견이다.

또한 신 회장은 앞으로의 연구는 설계기준과 제작시방서에 대한 정비와 선진화 작업이 우선적 연구과제가 돼야 한다고 전한다.

그는 “앞으로는 특히 고성능 극후판‧신소재와 관련된 주변기술의 연구개발이 절실하며, 세계수준의 초장대교량 설계기술의 설계법 완성을 위한 연구 활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리사이클이 우수한 강재의 장점을 살려 이와 관련된 기술의 개발, 미래의 우주공간 활용기술과 극지환경에서의 대응을 위한 연구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구조학회는 강구조공학 전공자의 감소 추세를 반전시킬 고급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철강업이 지속 성장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제하려는 해외 기술패권에서 비롯된 수출규제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선진국과 기술격차 해소에 필요한 철강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술의 개발을 지원, 많은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백서 등의 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강구조 설계 매뉴얼 제작에 착수해 누구나 쉽게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책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강구조학회는 향후 건설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사, 설계사, 시공사, 자재사 등과 철강 품질관리 기준 마련·해외 선진기술 벤치마킹 활동을 추진하며 주요 수요산업인 건설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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