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탈출구는?
블록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탈출구는?
  • 전수진 기자
  • 승인 2020.03.30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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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필요성에 대한 홍보 필요”

[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블록은 건설 산업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프리캐스트 건설 자재 중 하나로서 활용 방법에 따라 많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도로 표층용 재료로 손꼽힌다.

많은 전문가들은 블록을 공학적으로도 고도화 돼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추가한다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건설자재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시공자를 제외한 이들에게 블록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점차 기능을 더하며 발전하고 있는 블록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명지대학교 도로교통과 김인태 교수(사진)는 일반적인 생산, 시공불량, 품셈의 적정성, 기준 부재 등의 원인과 함께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김 교수는 우선 생산자, 발주자, 이용자가 각기 다른 눈높이의 차이에서 기인한 의사소통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생산자는 블록이라는 제품의 성능에만 집중해 기술개발을 하는 반면, 이용자는 개별의 성능보다는 보도 혹은 차도가 제공하는 서비스 측면에서 관심을 가진다. 여기서 발생하는 미스매치는 점차 괴리감을 생성하고 블록의 부정적인 인식의 확산에 기여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특히 블록의 장점은 이용자에게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아 블록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 교통안전을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시설물 중 하나인 ‘과속방지턱’은 운전자가 많은 불편을 겪으면서도 그에 대한 민원은 제기되지 않는다”며 “과속방지턱의 형상이나 규격이 설치 규정에 어긋나도 민원이 많지 않은 이유는 시설의 직접적인 효과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인식하기에 ‘안전’과 같은 필요요소를 갖는다면, 시공불량으로 인한 규격의 위배나 기타 규정위반은 묵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록포장의 경우 생산자나 발주자가 이야기하는 많은 장점과 효과, 예를 들어 속도 저감, 열섬저감, 지하수 보존, 심미성, 정보전달, 친환경 등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두 가지 이유를 제외하고서라도 김 교수는 무엇보다 블록에 대한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눈높이 차이와 직접적인 효과의 부재로 인한 부정적 인식 확산은 이용자의 만족도를 기존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과 맞추고 미달할 경우에는 가차 없이 블록포장을 폐기하는 다소 편리한 방법을 선택해 왔다”며 “근본적인 자재 불량과 시공 불량으로 인한 원인도 다수 있지만 포장도로를 도입하던 시기에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에 문제로 민원이 발생 했다고 해서 비포장으로 가는 해결책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장도로로의 전환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인식은 발주자와 이용자가 공유하고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이러한 블록 인식에 대한 해결책으로 블록을 보행자 중심의 도시 건설이나 미래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자재로서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에게 블록이 가진 많은 장기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장점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도로의 경우에도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관리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 중심으로 관리의 기준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관리주체가 경제성을 기반으로 설계, 시공, 관리 기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만족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며 “블록산업의 미래도 이에 대한 대응 여부에 따라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록포장 시공현장의 등급화가 시급하다. 도시 유틸리티가 깔린 도로 혹은 보행로와 그렇지 않은 곳을 차별화해 시공방법이나 설계를 달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교수는 발주자 혹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블록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입증과 그 결과의 홍보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이를 수행하고 있는 블록협회가 존재하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많은 기업을 지원하기에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국민의 눈높이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고 이를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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