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경쟁력 강화…제조업‧ICT 기술 융합 필수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제조업‧ICT 기술 융합 필수
  • 강영호 기자
  • 승인 2020.03.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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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강영호 기자] 뿌리산업 기술은 자동차, 조선, IT 제조 과정에서 공정 기술로, 최종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결정하는 제조업 품질 경쟁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제조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 등 외부 요인과 함께 기술, 인력, 자금 부족 등 내부 요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형 분야 경쟁 국가인 일본은 IT산업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초정밀 금형에 집중하며 세계 금형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국내 금형 산업은 가격과 납기에서 일본을 앞서지만, 품질 수준에서는 아직까지 일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이슈가 맞물리며 일본, 중국 등 해외로의 인력 유출까지 일어나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가 대비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는 등 수출 환경이 줄어들고 있어 국내 뿌리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과 ICT기술, 기초소재산업 등의 융합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뿌리산업 기술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제조공정그룹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디지털제조공정그룹은 국내 최초 주조전용 해석S/W인 Z-cast를 개발해 국내 주조관련 중소기업에 보급을 해왔다.

금속소재 엔지니어링 설계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에서는 보유하기 힘든 첨단 장비인 레이저기반 사형제작장치, 산업용CT 등을 구축하며 부품의 설계에서부터 시제품의 제작, 결함의 비파괴 검사 등 일원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제공, 최단기간 내에 부품개발이 가능하도록 기업지원에 힘쓰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디지털제조공정그룹 김정태 그룹장(사진)을 만나 그간 뿌리산업 기술과 4차 산업기술 융합 연구 현황을 알아보고 성과를 통해 뿌리산업 경쟁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뿌리산업 제조 업계의 현황은 어떤지

자동차, 반도체 관련 대기업들은 해외 유수 기업들에 비해 규모나 생산설비, 품질 등에서 동등하거나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하청 중심의 협력사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심각한 편입니다.

규모의 영세성이나 기술의 종속성은 물론 생산성도 대기업이나 해외의 중소기업들에 비해서는 뒤떨어지는 것이 현실이고 특히 인력투입에 의존성이 큰 제조산업의 경우에는 원가 면에서 중국이나 동남아 기업들에 밀리고 기술의 혁신성이나 제품의 품질 면에서는 선진국에 뒤처져 ‘제조업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과, 현재 그룹에서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선진국의 강소기업들은 원청 기업의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자신만의 제품/모듈을 가지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력투입 중심의 제조업에 대한 부가가치는 하락하고 있으며 노령화에 따른 노동인구의 부족 등의 제조환경의 변화는 결국 제조업 공동화를 가속시키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제품의 재조단가 최적화, 맞춤형 생산등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제조기술의 접목만이 제조업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제조업과 ICT기술의 융합’은 현재의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자연스러운 흐름일수도 있고 앞서 말한 제조업 붕괴를 막기 위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부분별로는 벌써 진행이 되거나 도입이 되어 활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제조업이 달라질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획설계단계에서는 제품의 성능이나 생산에 필요한 시뮬레이션의 활용을 통해서 제작에 필요한 기간은 단축되고 고객 맞춤형 제품의 개발도 쉬워질 것입니다.

제조 공정 중에서는 제조설비나 생산중인 제품 전체 시스템간의 실시간 통신에 의해 유연생산이 가능해지고 다품종 소래생산(맞춤형생산)이나 에너지/설비의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이며 이송/유통/판매의 단계에서는 협력사간의 실시간연동 등으로 재고비용의 감소, 품질관리/물류 등의 全 분야에 걸친 협력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그간 주요 연구 성과는

2000년 중반 이후 오프라인 해석패키지의 활용이 어려운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서쓰는 S/W’가 아닌 필요할 때만 ‘빌려쓰는 S/W’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시뮬레이션 기술의 필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중소제조기업들도 해석S/W의 도입을 통한 방안설계의 과학화에 대한 요구가 커져갔으나 외산S/W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예산확보, S/W의 활용을 위한 전문인력의 운용 등에 어려움을 얘기하는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웹기반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통한 해석기술의 보급을 위한 국고보조금사업을 2009년부터 진행해왔습니다.

현재 국내 S/W개발기업들과 함께 주조, 사출금형, 소성가공 등의 뿌리산업 생산방안 검증을 위한 모듈과 구조해석, 동역학해석, 범용열유동 해석 등의 설계성능 검증 모듈들을 클러스터컴퓨터 내에 탑재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연간 2000여건의 기업 활용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룹의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에는 공정중심의 중소제조기업을 위한 스마트팩토리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에서 다루고 있지 못했던 분야별/공정별로 제품의 불량요인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핵심공정변수’들을 정의하고 이러한 핵심공정변수를 쉽게 취득하기 위한 전용 센싱 디바이스와 주요 생산 장비별 Add-on모듈을 개발함으로써 스마트공장 관련 선진국에서도 준비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미리 준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취득한 핵심공정변수와 제품의 불량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시간 생산조건의 변화에 따른 품질예측 시스템을 완성하고 지능형 판단시스템에 의한 피드백(불량제거)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정중심의 산업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스마트팩토리의 구현을 통해 양산과정 중 품질예측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산되는 제품별로 공정변수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 데이터들을 활용한 딥러닝 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데이터의 축적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의한 데이터의 축적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에 의해 축적된 가상 생산 데이터를 활용하여 딥러닝을 하게되면 실제 생산에서 겪게 되는 불량을 저감할 수 있고 지능형 판단 시스템의 활용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웹기반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공정중심 산업의 지능형 판단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연구도 계획 중입니다.

이렇게 하면 명실공이 S/W, H/W 들을 활용한 제조업 ICT융합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사회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국제적으로 기술의 종속성이 우려되거나 독자적인 기술보유를 위해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R&D자금의 투입 등은 현재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경제적, 사회적으로 투자가 필요한 부분과 제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정책들은 법령의 입법을 통해서도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제조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법령/제도들은 예산의 지원만이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단순히 기업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아니라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 좀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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