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정밀감속기 소형화, 중저가 로봇시장 열린다
국산 정밀감속기 소형화, 중저가 로봇시장 열린다
  • 이상오 기자
  • 승인 2020.02.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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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이상오 기자] 현재 산업용 로봇의 정밀 감속기는 일본산 제품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Nabtesco사의 RV 감속기와 일본 HDS사의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가 산업용 로봇의 정밀감속기 시장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해당 기업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외 여러 기업에서 동일한 방식의 감속기에 대한 제조를 시도하고 있으나, 해당 제품들은 일본산 설계·가공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산 소재를 일본산 공작 기계를 사용해 가공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올바른 성능을 발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에서 자체 개발된 ‘엘라클로이드 드라이브(Elacloid Drive) 감속기’는 일본의 감속기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RV감속기의 뿌리 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내접유성식(Planocentric) 혹은 사이클로이드(Cycloid) 감속기의 원리를 사용해 기존의 하모닉드라이브 감속기를 대치할 수 있도록 소형화·경량화 설계를 적용했다.

엘라클로이드 드라이브 감속기는 소형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밀도 하락의 문제를 탄성변형의 원리를 치형 등의 부위에 적용해 해당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했다.

일본 하모닉드라이브 방식의 감속기는 매우 얇은 두께의 특수강 소재를 사용해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정밀가공뿐만 아니라 고도의 소재·열처리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충격이나 피로에 의해 해당 부위가 쉽게 찢어져 제품이 파손될 위험이 있다.

반면 엘라클로이드 드라이브 감속기는 구조적으로 파손에 취약한 부위가 없어 고도의 열처리 기술 등에 대한 의존도가 적으며, 따라서 파손 등의 문제점에 대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고가의 일본산 특수 공작기계를 사용하지 않아도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다.

해당기술을 개발한 ㈜민트로봇은 국내 두산 공작기계를 사용해 감속기 제품을 제조하고 있어 완제품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까지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민트로봇은 지난 2016년 6월에 설립된 국내 로봇 제조 스타트업 기업이다. 현재 제조용 로봇 원가의 약 35%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정밀 감속기와 같은 하드웨어 부품에 대한 자체적 원천 기술을 비롯해, 로봇을 제어하기 모션 제어기와 같은 소프트웨어 부품까지 자체 부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사 대비 차별화된 로봇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민트로봇 강형석 대표이사(사진)는 “로봇의 비싼 가격이 로봇을 대중에게 널리 전파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그 결과 현재 로봇의 높은 가격은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핵심 부품들의 가격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며, 로봇의 보급을 위한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제조를 위해 감속기를 비롯한 핵심 부품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민트로봇은 오랜 시간 핵심 부품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 결과 끝에 관절 로봇의 핵심 구성 요소인 정밀 감속기, 모션제어기와 같은 부품의 자체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민트로봇은 일본 기술을 그대로 카피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로봇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로봇 부품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정진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민트로봇의 롤모델은 스위스의 로봇 제조 명가 스토브리(Staubli)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자적 감속기 기술을 보유한 로봇 제조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성능을 발휘하는 로봇을 제조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와 같이 독자적 부품 기술을 사용해 차별화된 로봇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로봇의 보급화를 위해 높은 성능의 로봇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4차 제조혁명을 주도하는 로봇 제조 명가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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