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분야·원동력 찾는 것이 중요
자신만의 분야·원동력 찾는 것이 중요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1.2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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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국내 중소기업이 제안한 해양서비스 전용 5세대(5G) 이동통신 표준이 이통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 공식 표준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 앞서 선박통신, 재난구조 등 '해양 5G' 융합서비스 핵심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한국의 중소기업임에도 세계 최초 해양+5G 관련 3GPP 국제표준 개발을 주도해 세계의 글로벌 기업들의 검증을 받으며 세계 최초로 해양을 3GPP국제표준 개발 범주에 공식적으로 포함하도록 한 ㈜싱크테크노 구현희 대표이사(사진) 덕분이다.

이러한 성과를 낳은 국내 중소기업의 수장은 놀랍게도 여성이다. 구 대표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누구보다 앞선 국제표준 개발에 능통하다.

그는 세계 최초 5G에서의 재난문자 관련 3GPP 국제표준 개발하고, 이를 통해 국내 재난문자의 한글자 수를 90자에서 157자로 확대, 외국어 지원이 가능하도록 국제표준기술 반영에 기여했다.

또한 구 대표는 공공안전통신 관련 국제표준 개발, 국가 간 요구사항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 개발을 추진하고, 국가 간 규제정책 글로벌화를 위한 국제협력 개발을 추진하는 등 표준화 작업에 있어 리더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제표준 기반 사물인터넷 플랫폼 내 공공알림 서비스 기능 지원 솔루션을 개발한 것은 물론, 버티컬 산업들 간 통합적 접근 기반 이동통신 기술 개발하는 등 통신 분야 전문가로서 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구 대표가 이렇듯 선두에서 표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게 된 것은 그의 일에 대한 남다른 열망에서 기인한다.

석사 학위 전공분야로 이동통신을 전공한 구 대표는 LG전자에 입사해 7년 간 3GPP국제표준화 업무를 통해 이동통신기술에 대한 국제표준개발 역량을 키웠다. 이후 3년 간은 기술기획/상품기획 업무를 통해 사용자 관점에서 필요한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관점과 역량을 보유하며 표준화에 필요한 전반적인 역량을 갖추게 됐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 지역별 규제 대응 업무와 선도적 5G표준개발 업무를 통해 정부기관의 요구사항인 규제에 대한 대응 역량을 보유하게 된 그는 대기업에서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1단계 표준개발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총괄적으로 추진하고 싶다는 욕망이 강했던 구 대표는 대기업에서의 한정적인 역할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도전 과제를 찾아 나섰다.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LTE 기반의 공공안전통신망 상용화를 시작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국내의 기술을 세계적인 표준으로 개발해 선도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던 그는 3GPP 국제표준 개발의 첫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클리어하며 본격적으로 표준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싱크테크노 대표로 그동안 여러 역량을 토대로 해양+5G융합, 5G에서의 재난문자 개선, 공공안전 등 다양한 버티컬들과 5G기술을 융합하는 국제표준 개발을 선제적으로 추진·선도하고 있는 그는 향후 목표도 뚜렷하다.

해양+5G 국제표준 개발을 밑거름으로 해양+5G융합 관련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국제적 활동의 결과물들을 기반으로 국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전 세계 공공안전 증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전문가 위치해 있는 그지만, 국내에서 느끼는 여성으로서의 한계도 존재한다고 전한다.

구 대표는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해봤지만, 국제 표준 전문가가 아닌 중소기업의 대표로 인식해 국내 관련 기관들과 협력을 추진 시, 해당 분야 전문가로 인정되기보다는 젊은 여성으로만 인지돼 이를 극복해야 하는 애로사항도 있었다”며 “아직 시작단계인 만큼 뛰어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역량을 충분히 갖춘다면 그러한 시선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공학 분야에 대한 기초 체력과 역량을 충실히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고 원동력을 만든다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구 대표는 “어떤 일을 하든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잘 넘기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일을 좋아해서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어야 한다”며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여성 공학인들이 꾸준히 열정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여러 통계에 비친 불균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여성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까지도 사회에 여성이 제대로 일을 못 할 것이라는 가려진 편견이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들 역시 주어진 기회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일의 목표 달성을 위한 끊임없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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