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강영호 기자] AI 기술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년층에게 말동무 역할과 더불어 치매, 고독사,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줄 솔루션이 등장했다. 노년층 맞춤형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말동무 인형 ‘돌돌이’가 그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노령화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문제는 65세 이상 노인 780만명 중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매년 치매를 앓는 노인의 비율이 약 10% 가량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홀몸어르신의 치매율은 30% 정도 더 높다.
치매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대화’이지만, 점차 사람 사이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사회가 됨에 따라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인형 돌돌이가 주목받고 있다.
돌돌이는 인공지능 자연어처리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대화패턴을 심층 분석하고, 딥러닝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대화 유도를 가능케 했다.
또한 설문대화 기술(experiment survey)은 기존 인공지능(AI 스피커)와의 정형적인 질의‧응답이 아닌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사용자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별 점을 갖는다.
이를 바탕으로 표본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표본데이터 수집이 용이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돼 고독사, 치매 진단 뿐 아니라 임상실험, 헬스케어, 마케팅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돌돌이를 만든 미스터마인드 주식회사는 지난 2016년 개인화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인공지능 자연어처리 기술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다. 현재는 노인과 어린이들에게 친구 같은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미스터마인드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 에 선정돼 국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상장사 인포뱅크를 통해 투자를 유치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간 진인사컴퍼니가 제작한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한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지능 장난감 ‘뽀로롯’에 챗봇을 적용하고, 초등학교 1~2학년 수학문제를 풀어주는 수학튜터 챗봇과 골프장 부킹을 돕는 챗봇 그리고, 최근 이용자의 와인 구매패턴을 이용한 와인 추천 인공지능 챗봇 등 다양한 챗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된 AI캡슐을 지난 2018년 개발해 다양한 스타트업 제품(가방, 빈팩, 로봇물고기, 조형물, 인형등)에 이를 접목하며 어린이, 노인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제품들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 인공지능 조형물 ‘이순신장군’ 역시 미스터마인드의 기술이 적용됐다. 현재, 인공지능 이순신장군은 남해군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스터마인드 김동원 대표이사(사진)는 “돌돌이와 이순신장군이 시장에 안착해 미스터마인드가 지속가능한 회사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인류가 행복해지는 인공지능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전 산업에 걸쳐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현재, 김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은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는 뚜렷한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은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기술로 발전해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기술연구도 중요하지만, 지금 사용 가능한 기술 연구개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철학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 산업은 타이밍과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들처럼 10년에서 길게는 50년까지 미래를 보는 연구개발만 한다면 시기를 놓쳐, 글로벌 기업에게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산업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지원기관(공급자) 위주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보다는 스타트업(수요자) 위주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정책’이나 ‘사회’라는 틀에 가두지 말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