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자산관리,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인프라 자산관리,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쳐야
  • 전수진 기자
  • 승인 2020.01.15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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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인간이 건강을 관리하듯 인프라도 관리가 필요하다. 시설물의 안전한 시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오랜 시간 안전하게 유지‧관리하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자산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반시설이 효율적으로 관리된다면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은 물론 안전까지 확보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기반시설관리법이 지난 해 12월 입법화되면서 국가가 관장하는 기반시설에 대한 최소유지 관리기준 수립, 잔존수명예측 및 자산 가치평가, 개·대체비용 등 수선유지비의 명백한 근거제시 등을 관리하는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유지관리를 완공된 시설물의 기능을 보전하고 시설물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높이기 위해 시설물을 일상적으로 점검·정비하고 손상된 부분을 원상복구하며 경과시간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물의 개량·보수·보강에 필요한 활동을 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최근 자산관리의 국내외 현황을 진단, 자산의 분류체계와 데이터 표준을 마련하는 등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인프라 자산관리 포럼(IAMF)은 이러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포럼이다.

공학저널은 이번 호에서 IAMF 김우구 회장(사진)과 자산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보고, 인프라 자산유지‧관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제도, 기술들에 대해 취재했다.

자산관리, 왜 필요한가

시설물의 유지관리는 2000년대부터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PAS55, 미국의 GASB34, 호주의 자산관리 가이드, 뉴질랜드의 국제 기반시설 자산관리 매뉴얼 등으로 개발되며 현재까지 인프라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지난 2015년을 기반시설 정비의 원년으로 삼고 ‘사회 자본 정비 중점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현재 인프라 관리 정보를 위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자산관리의 도입까지는 제기 됐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

자산관리 기술, 제도도 마련돼 있고, 많은 이들이 당연하게 여기지만 실제로 인프라의 유지‧관리에 대한 투자는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잘 해야 본전’, ‘조금 미뤄도 될 일’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전 세계 자산관리 매뉴얼인 IIMM에서는 자산관리를 ‘현재와 미래세대의 고객을 위해 자산을 관리함에 가장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프라 자산의 존재 이유인 공동체에 가치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자산의 생애 비용을 분석해 관리하는 체계적이고 상호 조정된 활동‧실행을 말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데이터’의 확보와 분류, 활용이다.

IAMF 김우구 회장은 “자산관리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신뢰성 있는 자산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시설관련정보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된 시설의 경우 정확한 데이터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 그것이 문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IAMF는 정책과 기법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를 구축하기 위해 각 사회기반시설 자산에 대한 올바른 경영 기법의 정착을 논의하고 자산관리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지원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자산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자산의 수명연장은 물론 자산 생애주기 비용의 축소로 사회적 비용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으로 신뢰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IAMF는 인프라 자산관리 담당자들을 위한 심화교육 확대와 실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인프라 자산관리 기관의 담당자들이 자산관리 교육 등을 통해 자산관리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고 있으므로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산업 활성화가 그리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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