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인프라, 예방적 유지관리로 패러다임 전환 필요
노후인프라, 예방적 유지관리로 패러다임 전환 필요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12.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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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도시 인프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한 자연재해 등의 영향으로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노후인프라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사실 국내 인프라의 노후화는 인프라 건설이 집중됐던 1970~1980년대부터 현재 40~50년 이상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다.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인프라 중 10%가량이 30년 이상 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비율은 10년마다 배로 늘어 오는 2036년에는 전체 인프라 중 44%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프라 유지·관리 비용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시설물 노후화에 따른 유지·관리비는 2028년이 되면 신규 건설예산을 초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노후인프라센터 박기태 센터장(사진)은 “선제적으로 인프라 유지·관리가 이뤄져야 사고를 예방함은 물론 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노후인프라센터는 국내 인프라의 노후화를 대비하는 예방적 유지관리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사회 인프라 전주기 관리를 통한 안전한 사회조성, 인프라 노후화에 의한 재난 대응 역량 강화 등 예측 가능한 미래형 노후인프라 유지관리 체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선제적 예방 연구를 통해 국가 인프라 장수명화를 모색하고, 국가 예산 절감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노후인프라 관련 주력 중인 연구 내용은

노후인프라와 관련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방적 유지관리를 위한 연구를 주 분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방적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미래 예측이 필수적이며, 미래 예측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 확보·구축방안, 데이터를 활용한 노후도 평가·예방적 유지관리 방안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방적 유지·관리를 위해 데이터가 중요한 까닭은

선제적 유지·관리는 데이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지금까지는 개별 기관이 관리하는 시설 각각에 대한 데이터만 수집해온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모아도 미래를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추세선을 그리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인프라 노후화는 시간에 비례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상황 변화에 따라 갑자기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해당 시설물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유사한 상황에 있는 시설물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시설물을 사람으로 예를 들면 신체조건과 생활습관이 비슷한 50대 중반 남성의 데이터를 활용해 30대 중반 남성의 미래 건강을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콘크리트와 강재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각 지역의 환경 특성에 맞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건설된 교량이라도 위치에 따라 노화의 양상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재 노후인프라센터는 이 데이터를 모아 예측이 가능한 노후도 평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데이터플랫폼 외에도 개발 중인 기술이 있다면

데이터 플랫폼 외에 노후인프라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주로 시설물 장수명화 와 모니터링 첨단화에 대한 것들입니다. AE(음향방출기법) 기술을 이용한 콘크리트 성능 평가 기술, 케이블·어스앵커 분야의 진단 등급화 기술, 센싱 기능이 도입된 스마트 보강재 기술, 포장 장수명화를 위한 유지관리기술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고, 항만 분야의 인프라 스마트 유지관리 분야에 대한 기획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후인프라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과 정책적, 사회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노후인프라 분야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을 말씀드리면, 장기적인 성과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즉, 데이터 확보 및 활용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성과를 고려해 연구개발이 진행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해당 분야의 연구 투자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노후인프라 분야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후인프라 분야에 특화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국가적 차원의 조직이 신설돼야 하고, 이 조직을 중심으로 국가 노후인프라 대란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발굴과 기술 개발이 주도돼야 할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여러 위험에 대해 보험을 들어 대비하듯 노후인프라 개선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과학적인 유지관리, 인프라 노후화에 대비한 예산 투입을 통한 안전한 인프라도 일종의 국민 복지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합니다. 앞으로 국민들도 인프라 노후화 시대를 대비해 안전한 인프라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노후인프라 관련 기술 개발의 방향과 전망은

사실 노후인프라에 특화된 기술 개발 아이템 기획 사례는 없습니다. 보수 또는 보강기술, 인프라 성능 평가 기술 등은 모든 인프라에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기술 개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노후인프라에 특화된 기술 개발 아이템 발굴과 현장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인프라 노후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에 대한 연구, 노후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설용 소재 기술에 대한 연구 등 인프라 노후화에 특화된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지금까지 진행돼 오지 않은 연구 분야이므로 성공적인 개발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닌 해야 할 연구를 한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진행돼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의 인프라 노후화 대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향후 노후인프라센터 운영 계획과 중점 추진 과제는

노후인프라센터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특임조직중 하나로 작년 4월에 조직됐습니다. 지금 현재 18명인 조직 구성원과 연구 영역에 대한 확대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노후인프라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인프라 노후화 대란의 솔루션을 기술적, 정책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려고 합니다.

중점추진과제는 저희 센터의 가장 중요한 미션 중의 하나인 국가적 차원의 예방적 유지관리 체계 구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실제 연구결과를 국가 인프라 유지관리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야에 대한 단기, 중기, 장기적 측면의 성과, 현장적용 방안에 대한 기획을 통해 국가 인프라 노후화에 대비하기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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