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산업 활성화 위해서는, 조달 사업에서 벗어나야"
"공간정보 산업 활성화 위해서는, 조달 사업에서 벗어나야"
  • 전수진 기자
  • 승인 2019.12.13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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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공간정보 산업은 지도·위치와 같은 공간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공간정보 기술은 국토·도시·교통·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공간정보 산업 조사 결과 공간정보 산업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9.1%로 전체 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6.1%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공간정보 산업이 고부가치 산업이라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공간정보 산업의 발전을 선도할 기업이 아직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한계로 거론된다. 공간정보 사업체 수는 4569개에서 4492개로 소폭 감소했으며, 종사자 10인 미만의 사업체가 61.2%(2747개)를 차지해 아직까지 소규모 기업이 다수를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측량․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에서 출발한 전통적인 공간정보 산업 기업들이 아직까지도 영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박경열 이사장(사진)은 “국내 공간정보 산업이 여전히 공공조달시장에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공동 사업으로 자생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조합 활동을 진행하며, 주요성과가 있다면

공간정보 산업협동조합은 지난 1993년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전국조합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정보화 과정에서 GIS데이터의 잠재력이 높이 평가받아 산업과 기업이 주도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회원사는 약 140개사로 회원사의 70%가량은 전체 연 매출이 50억원 미만인 소기업입니다.

조합은 측량, GIS DB 구축, 공간정보 관련 SW 개발 등에 힘쓰며, 공동사업 중 하나로 5개 조합사를 중심으로 공간정보 DB 편집SW인 ‘이큐맵(EQMAP)’ 공동상표를 만드는 성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국토연구원·서울시립대 등과 「산·학·연 오픈소스 기반 GIS 편집 SW 활성화 및 공공구매 제도 활용 업무협약식」을 시작으로 인하공업전문대학에는 학생들의 현장교육 지원을 위해 7천만 원 상당 SW라이선스를 기증했습니다. 조합 내부에도 SW 교육 판로·기술 지원 전담 부서를 신설해 조달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품질과 성능인증 등 객관적 요건을 구비할 계획입니다.

우리 조합은 단체표준(민간표준) 인증단체로 지정받아 수요기관(한국전력공사)에게 홍보 활동을 진행중에 있으며, 공공기관 등이 조합이 인증한 기업의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효율성·품질보장 뿐 아니라 거래 과정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 조합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업무(표준 및 전문인력양성분야) 단체로 지정,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불공정거래 신고센터 위임운영. 고용노동부로부터 훈련기관 인증, 국가직무능력표준원의 NCS 기업활용 컨설팅 운영기관, 과학기술정통부 이공계전문기술연수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 중입니다.

국내 공간정보 기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조합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역할은

공공기관(국토정보공사)이 추진하는 개도국(튀니지,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 대상 대규모 공간정보 해외진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조합은 회원사 각각의 작은 역량을 결집시켜 큰 성과를 도출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조합이 일에 대해 철저한 보증을 한다면 수원국이 우려하는 중소기업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정보 기술과 접목된 우수한 사례를 손꼽는다면

공간정보는 지상·지하·지표 등 공간상에 존재하는 자연·인공적인 객체에 대한 절대적인 위치 정보를 포함해 공간적 인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말합니다. 지구에서 위치기반의 모든 정보기술(IT)산업이 공간정보 이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의 70%가량이 공간정보 관련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합 활동에 있어 힘든 부분이나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조합 회원사의 비즈니스 분야는 측량, GIS DB 구축, 공간정보 관련 SW 개발 등입니다.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국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기술용역을 대부분 수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정부 조달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여러 가지 부작용을 파생시켰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인프라인 공간정보 산업이 여전히 공공조달 시장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조합 회원사들이 그간 공간정보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앞으로 조합이 나아갈 방향과 향후 계획은

그간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오인돼 사업추진이 위축된 면이 있으나 최근 법이 긍정적으로 개정․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에서 중소기업협동조합 지원 육성조례도 제정해 점차 변화의 길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따라서 측량․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에서 출발한 전통적인 공간정보 산업 기업들이 현재는 영세하지만, 힘을 모아 조합과 함께 공동사업 제도를 활용 한다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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