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공학인 기획] 긍정적인 마인드와 의지가 큰 도움
[여성공학인 기획] 긍정적인 마인드와 의지가 큰 도움
  • 전수진 기자
  • 승인 2019.12.1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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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수진 기자] 지난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OECD 국가 평균 여성임원 비율은 22.9%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여성 비율은 3.6%로 평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로 조사됐다. 한국의 여성임원 비율은 OECD 국가 가운데서 수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또한 여성 임원은 3%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도 유리천장은 견고하기만 한 것일까.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조혜정 상무(사진)는 3%대 유리천장을 뚫어낸 여성 중 한 명이다.

에너지 시스템분야 전문가인 그는 삼성전자 스마트홈 규격 확보와 스마트 가전 연계 3대 서비스 세계 최초 출시에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조 상무는 유리천장을 뚫고 임원에 자리에 오른 비결로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하려는 의지와 절실함을 꼽았다.

남성 중심의 조직 생활에서 여성이었던 그가 ‘메인 연구원’의 자리에 앉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조 상무는 화학 공학을 전공하면서 유체 역학을 복수 전공했다. 삼성종합기술원으로 입사해 11년 간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새로운 연료 전지, 신재생 에너지 연구를 진행했다.

자신만의 연구 영역을 구축하고 싶었던 그는 일찍이 IoT 분야 연구를 진행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고, AI와 IoT를 결합한 스마트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했다. 연구직에서 사업부로 자신의 부서를 개설해 보직을 변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사업부로 보직을 변경한 후에도 꾸준한 성과로 이내 임원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조 상무는 스스로 인정받기 위해 누구보다 절실하게 일에 매달리고, 매진했다. 물론 지칠 때도 있었다. 조직에서 핵심적인 일들을 맡을 때마다 가정과 일이라는 선택지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매우 컸던 것이다.

그는 “아이들 케어와 함께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가사나 집안일에 신경을 쓰면 사업 추진이 더뎌짐을 느끼며 체력·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한 조 상무는 이내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마음가짐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달라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 전문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면서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상무는 일부러 타 부서 직원들과도 거리낌 없이 지내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별것 아닌 일임에도 평판이 달라짐을 몸소 느꼈다. 그러면서 선·후배 동료와의 네트워크를 꼭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그는 “회사의 많은 구성원은 남성으로 이뤄져 있다. 남성의 잣대에서 바라볼 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기준과 잣대가 명확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때마다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앞서가는 사람이 없으니 롤모델로 삼을 사람도 없었고, 어떤 방향이 옳은지 확신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그는 이제야 자연스럽게 자신의 스타일대로 조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조 상무는 후배들은 자신과 같이 절박한 ‘살아남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환경과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입사 당시 여성인력비중이 높았다가 점점 단계를 거치면서 중간에 이탈되는 비중이 큰데 승진이나 승격 등 절차상에서 여성인력을 모니터링해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고 이탈하지 않고 같이 성장할 기회를 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조 상무는 향후 여성 후배 양성에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효율성이 떨어졌던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보며, 후배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기 위한 지원에 앞장서고 싶다는 것.

조 상무는 “여성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선배 멘토를 만들라고 조언한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지원을 통해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사라졌으면 한다. 여성의 임원 승진이 꾸준히 이뤄져 여성 임원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특별해지지 않도록 나부터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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