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반 첨단 기술로 재난 대응한다
ICT 기반 첨단 기술로 재난 대응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11.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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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과 함께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초고층 건축물 보유 국가다. 초고층 건물과 입주민뿐만 아니라, 하루 평균 이용자수도 매우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진이나 화재와 같은 재난이 발생한다면 재난대응 시스템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을까.

화재 발생 시 화재 연기는 흡입만 해도 기도와 폐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출구를 찾지 못해 숨진다. 특히나 지진‧홍수 등으로 혼잡한 건물에서 불이 난 경우 대피로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를 극복하고 다양한 재난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상황에서도 발빠른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통합 재난대응 솔루션이 국내에서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대응연구단이 입주해 있는 건물 입구에는 접이식 비상대피 통로가 놓여 있다. 화재경보가 울리면 천장에서 스크린이 내려와 금세 간이터널을 만든다. 쇼핑몰, 지하철 등 공공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유독가스를 차단해 주는 장치다.

이러한 재난대응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연구단은 재난안전 분야 연구개발 결과의 확산, 재난안전 생태계 조성‧확산과 안전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16년 출범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4개 출연연과 합동 연구를 수행하는 융합연구단으로, 초고층‧복합시설에서의 재난‧재해 발생 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단의 주요 과제는 △재난재해 정보수집 시스템 개발, 복합재난 분석‧거동 예측기법 개발 △조기대응‧신속복구 기술 개발 △재난재해 대응 통합정보 플랫폼 개발 등 4가지로 구성 돼 있다.

설립 후 3년여 연구 끝에 최근 연구단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선보였다.

지난 26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2019 복합재난대응연구단 기술성과 발표회’를 개최, 지진·화재·침수 등 재난과 관련된 16개 신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송미영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본부장, 정문경 건설연 연구부원장 등 융합연구단 관계자를 비롯 재난 분야 전문가와 민간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연구단의 기술적 성과에 관심을 모았다.

연구단이 발표한 신기술 적용 대상은 재난 발생 시 인명·재산 피해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층건축물과 지하연계복합건축물이며, 국민생활에 밀접하면서 재난이 일어나기 쉬운 지진, 화재, 침수 분야를 다뤘다. 또한 통합 정보제어 기술인 CPS(Cyber Physical System)를 결합해 보다 안전해진 재난대응 기술을 선보였다.

CPS는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제어하는 실시간 분산제어 시스템으로 대형 재난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발생 경보가 작동되고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각자 위치에서 최선의 대피로를 전달한다. 지진 이후에는 건물 진단을 통해 대응‧복구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사이버 상에 실제 건물 형상을 띄워놓고 재해, 건물, 사람 위치를 감지한다. 이후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앱이나 센서를 통해 제각각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의 대피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표준재난대응서비스(System-SOP) 기술은 재난 발생 시 인명 피난, 재해 상황 자동 알림, 재난에 대응하는 자동 설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눈길을 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건물 사용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비상 상황에서 혼란에 빠지기 쉬우며, 정확한 사태파악·재난상황 정보의 외부 전달이 쉽지 않아 신속한 구조가 어려워진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단에서는 기술적용 대상인 복합구조 건축물에 대해 첨단 3차원 정보 모델링(BIM-GIS)을 기반으로, 건물 공간구조, 부재‧재질, 설비 정보 등을 포함한 상세DB를 구축했다.

또한 연구단은 최근 진동과 온도, 연기, 지하수위, 영상 등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조기 재난경보·대응 시스템도 개발했다.

위험 상황이 감지되면 어느 위치에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고 어느 영역이 안전한지, 어느 방향으로 대피해야 하는지 등을 건물 곳곳에서 시스템이 알려 주고 비상 대피통로나 마스크, 침수 방지 장치 등을 작동시키는 시스템이다.

이밖에도 슈퍼컴퓨팅(HPC)을 활용한 복합재난 분석·거동 예측기술, 재난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복합시설 지하공간 비상대피 통로, 침수방지시설, 재실(在室)자 모니터링 시스템, 지하구조물 손상평가시스템, 구조물의 긴급 동적(動的)안정성 평가시스템 등을 개발 완료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복합재난대응연구단 백용 단장(사진)은 “연구단의 핵심 기술들은 국민 생활 안전을 향상시키는 발판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재난기술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범 운영을 통해 기술을 실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소기업을 설립해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개발에도 불구, 백 단장은 재난 방지·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백 단장은 “사회적으로 재난·재해 ‘예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재난·재해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안전 불감증에 대한 변화를 이룩해 재난대응 시스템이 안전하게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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