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신호, 지상에서 ‘차상’으로
철도신호, 지상에서 ‘차상’으로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10.14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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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그간 국내 철도신호 시장은 외산 기술력에 의존해 타 산업 분야에 비해 다소 기술 발전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최초 철도 건설 시 해외에서 열차제어시스템을 도입, 사실상 외국 신호 제품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철도신호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오랜 시간 철도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 철도신호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한국형열차제어시스템(KTCS-2)’는 외산에 의존했던 RF-CBTC을 국책연구과제로 진행해 국산화한 신호‧제어 기술이다.

차상신호장치와 지상신호장치, LTE-R로 구성된 KTCS-2는 유럽의 ETCS 사양을 기본으로 한국 실정에 맞게 사양을 결정해 국내 신호시스템의 개선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러한 KTCS-2를 설치하면 선로변의 신호기는 없어지고 100% 차상신호 방식으로 운행해 지상신호에서 차상신호로의 기술 혁신이 이뤄지게 된다.

사실상 KTCS-2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차상신호장치는 지상장치인 RBC(Radio Block Center)로부터 이동권한을 받아 허용된 위치까지 안전하게 열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속도, 거리 등 관련 정보를 모니터를 통해 기관사에게 제공한다.

또한 운행 중 열차의 안전에 위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비상정지 명령을 출력해 열차가 자동으로 안전하게 정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주)테크빌의 KTCS-2 차상장치는 국제 안전도 최상위 레벨인 SIL4를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간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부 국산 기술을 적용했다.

이로써 국제규격(IEC 62278, IEC 62279, IEC 62280, IEC 62425)이 적용된 글로벌 수준의 철도제어 솔루션을 보유하게 된 것.

테크빌의 KTCS-2 차상장치는 열차 속도·위치 결정, 이동권한(MA) 관리, 최대 제한속도 Profile 결정, 열차 속도·열차 이동 감시, 운전모드 레벨 결정·부정출력 방지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히 ‘2 Out of 2’ 방식의 이중계 구조에 의해 신뢰성을 증대하고, 안전성·가용성의 특성에 적합한 하드웨어 구조와 Fail-safe 기능을 가진 안전 구조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향후 ERTMS/ETCS Level 3까지 확장이 가능하며, 입·출력과 다양한 인터페이스에 대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테크빌 허남경 대표이사(사진)는 “현재 고속·일반철도용 KTCS-2 시스템이 개발됐으나, 신 개발품인 관계로 공급 실적과 영업운전 실적이 확보되지 않아 시장에 공급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선을 시범노선으로 정하고 KTCS-2를 공급 설치 영업운전을 하기위한 프로젝트가 설계 중에 있다. 전라선 KTCS-2 시범사업이 오는 2021년에 완료되면 우리의 KTCS-2 신호시스템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사용될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설립된 지 올해로 18년을 맞은 테크빌은 고도의 신뢰도와 안전성을 요구하는 철도신호 시스템 공급을 주 사업 분야로 한다. 그간 국외 선진업체에 의해 공급된 고속철도 역정보전송장치의 국산화를 통해 경부고속철도 2단계,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에 공급한 바 있으며, 경부고속철도 1단계의 기존 장치 개량도 실시했다.

허 대표는 “기업의 경쟁력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제품 개발 기술력·생산제품의 품질에 있다. 테크빌은 표준 업무 절차(V-Cycle)에 따라 고 품질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설계, 개발, 생산하고 있다”며 “그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고속철도와 도시철도 분야 열차제어시스템과 관제시스템을 자체 개발·공급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대륙의 교통망을 하나로 통일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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